정부가 23일 코로나 백신 확보 지연과 관련, "백신을 세계 최초로 맞는 상황은 가급적 피해야 하고, 먼저 접종하는 국가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한두 달 관찰할 기회를 가질 수 있어 굉장히 다행스럽다고 생각한다"고 강변해 논란을 자초했다.
보건복지부 대변인인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이날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최근 우리 사회 분위기가 백신을 세계 최초로 맞아야 하는 것처럼 1등 경쟁을 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어 방역당국으로서 상당한 우려를 표한다. 우리나라가 백신을 세계 최초로 맞아야 할 이유가 없고, 백신 안전성은 국민을 위해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미국과 영국이 접종을 시작했는데, 하루에 미국은 20만명, 영국은 한 3만5천명 정도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고, 미국의 누적 사망자는 31만명, 영국은 6만7천명에 달한다"며 "이들 국가는 백신 외에는 채택할 수 있는 방역전략이 별로 없기에 백신에 전력투구하고, 자국 기업을 통해 백신을 개발해 세계 최초로 접종을 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어 "저희가 이런 국가를 반면교사로 삼기에는 다소 부적절하고, 안전성을 확인하는 과정을 고려할 때 세계에서 1, 2등으로 백신을 맞는 국가가 될 이유는 없다는 것이 보건당국의 판단"이라며, 마치 백신 안전성 때문에 일부러 백신 구입 계약을 늦추고 있는 것처럼 강변하기도 했다.
그는 백신 접종 시기에 대해선 "안전성이 확인이 되는 순간 최대한 신속하게 위험도가 큰 대상으로 중심으로 예방접종을 시작하게 될 것"이라며 "정부는 안전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접종을 꼭 하겠다는 긍정적인 반응들을 이끌어내기 위해서 잘 준비하겠다"고 했다.
정부의 이같은 발언은 문재인 대통령이 백신 확보가 늦다고 참모들을 질책할 정도로 백신 확보를 하지 못한 정부에 대한 국민적 불안과 불신이 큰 상황에서, 미국-영국 등의 백신 부작용 여부를 느긋이 지켜본 뒤 마치 언제든 백신을 구할 수 있을 것처럼 강변했다는 점에서 스스로 뭇매를 자초한 양상이다.
특히 코로나19 창궐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으로 생존 자체가 위기에 몰리면서 하루라도 빨리 백신 접종을 염원하는 자영업자 등의 분노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등,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이처럼 백신 안전성을 중시한다는 정부는 유일하게 확보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지 못한 상태임에도 내년 2~3월 세계에서 가장 먼저 접종한다는 앞뒤 안맞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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