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정부 "한국채권 팔겠다", 환율 8.1원 급등

5개월만에 최저치...국제사회에서 한국은 아직 '신흥국'

2019-04-08 16:31:28

노르웨이 정부가 보유중인 한국 채권을 팔겠다고 밝히면서, 8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등 환율시장이 크게 요동쳤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8.1원 급등한 1144.7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연중 최고점 경신이자, 지난해 10월 30일(1144.2원·고가) 이후 5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환율이 이처럼 요동친 것은 노르웨이 정부 때문이었다.

노르웨이 재무부는 지난 5일(현지시간) 한국을 비롯해 멕시코, 러시아, 폴란드, 태국, 칠레 등 10개 신흥국 채권을 노르웨이 국부펀드 고정수익 자산 추종지수에서 제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그간 보유해온 한국의 국채와 회사채 등 채권을 팔겠다는 의미다.

노르웨이 국부펀드 자산은 대략 1조달러(약1천143조원) 규모로, 세계 3대 연기금 중 하나다.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현재 보유중인 한국 채권은 433억크로네(우리돈 5조7천억원) 정도로 알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보유중인 우리나라 채권이 많지 않고 우리나라 외환보유고가 4천억달러를 넘을 정도로 튼실하나 시장이 요동친 것은 최근 IMF, ADB 등이 잇따라 우리나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는 등 한국경제를 비관적으로 보는 시선이 확산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한다.

아울러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를 넘어선 G20 국가이나, 국제사회에서는 여전히 우리나라를 '신흥국'으로 분류하고 있는 것도 한 요인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와 관련,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한 뒤 기자들과 만나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보유한 국고채 규모가 6조원 미만으로, 전체 국고채의 0.9%"라며 "2017년도에 이미 방침을 공개한 사안이라 시장 충격이 덜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매각 속도를 예의주시해서 철저히 대응하고 필요하면 국고채 발행 물량도 조정하는 등 대비에 나서겠다"며 시장 불안심리 진정에 부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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