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걸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반부패비서관실 특별감찰반장은 23일 전 특감반원인 김태우 수사관이 ‘청와대의 민간인 사찰 의혹’을 연일 폭로하는 것에 대해 “사실이 아닌 주장을 펴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겨레>에 따르면, 이 전 특감반장은 이날 <한겨레>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내가 ‘더는 정보 수집활동을 하지 말라’고 한 지시를 ‘이 반장이 보완 지시를 했다’고 김 수사관이 왜곡해 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자유한국당이 공개한 ‘특별감찰반 첩보 이첩 목록’에 자신이 서명한 것에 대해선 “김 수사관이 ‘검찰 승진에 반드시 필요하다. 목록 내용을 상당 부분 가리고, 특별승진을 위한 검찰 제출용으로만 쓰겠다’고 사정을 했다. 그래서 ‘이런 첩보 목록이 나가면 청와대 활동이 알려지는 건데 안 된다’고 했더니 ‘익명처리할 테니 제발 사인해달라’고 해서 (서명을) 해준 것”이라며 “이걸 저를 공격하는 데 쓰는 걸 보고 참 너무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박근혜 청와대’ 특감반 출신인 김 수사관을 기용한 이유에 대해선 “지난해 채용 면접 때 김 수사관이 박근혜 정부 당시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 의해 쫓겨난 것이 억울하다며 호소했다”며 “자신은 정말 열심히 일했지만 우 수석이 오자마자 기존에 있던 감찰반원들을 죄인 취급을 해 억울함을 풀고 싶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수사관은 특감반원으로 채용된 이후 여러 차례 ‘문제가 되는’ 첩보를 보고했다고 한다. 지난해 7월14일 특감반원으로 정식근무를 시작한 이후, 업무 초반에는 △코리아나호텔 사장 배우자 사건 △한국자산관리공사 비상임 이사의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대선자금 모금 건 △최경환 전 기재부 장관 동향 건 등을 한꺼번에 이 전 반장에게 보고했다가 경고를 받았다.
이 전 반장은 “김 수사관이 범죄정보과에 근무하며 갖고 있던 정보를 초기에 한꺼번에 보고를 했다”며 “김 수사관에게 ‘이런 보고서는 더는 내지 말라. 현 정부에선 이런 활동을 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근무 초기엔 민정 업무 영역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킬(Kill·중단)한 부분에 관한 정보를 김 수사관이 다시 수집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거듭 하지 말라고 주의를 준 적이 있다”며 “이후엔 김 수사관이 사전에 이런저런 활동을 해도 되는지 보고하고 잘 따랐다”고 말했다.
그는. 그는 휴대전화의 텔레그램 대화창을 일방적으로 삭제당했다는 김 수사관의 주장에는 “청와대 감찰을 받기 전 김 수사관에게 단체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나가달라고 하고 그가 탈퇴하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사실과 다른 주장”이라고 했다.
그는 문제를 일으켰던 김 수사관을 왜 진작 검찰로 돌려보내지 않았는가라는 물음에는 “초반에 범위를 넘는 감찰로 경고를 받은 이후로는 활동 범위 안에서 지시를 지키며 열심히 활동했고, 올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5급 채용 지원 전후로는 승진에 신경을 쓴 탓인지 활동이 적었다”고 했다.
그는 김 수사관의 ‘폭로’ 이후 청와대에 사의를 밝혔고 지난 20일 사표가 수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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