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 많은 K리그, EPL보다 14분 덜 뛴다"

EPL 경기당 평균 파울수 K리그보다 14개 적은 26.04개

2007-05-01 16:18:38

올시즌 프로축구 K리그의 평균 실제경기시간이 90분 경기시간중 50분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나 재미없고 지루한 K리그 경기의 가장 큰 원인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이재성 한국프로축구연맹 심판부위원장은 지난 달 30일 오후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있은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K리그 심판진의) 올시즌 가장 큰 목표중의 하나가 파울수 줄이기에 있다"면서 "파울수가 경기내용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파울수 줄이기는) 빠른 경기진행과 끊기지 않는 경기흐름, 그리고 실제경기시간을 길게 해 흥미를 높여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같이 문제점을 지적한 그는 올시즌 K리그 평균 파울수 관리 목표를 경기당 36개로 발표했다. 이 목표는 지난 2006 시즌보다 평균 4개가 줄어든 파울수다.

축구경기에서 실제경기시간을 줄이는 가장 주된 원인은 파울발생으로 경기가 중단되는 것이다. 파울 발생수와 실제 경기시간은 반비례의 관계에 있다. 경기에서 파울의 발생 횟수가 적으면 실제경기시간은 늘어나고, 반대로 파울의 발생횟수가 많아지면 그만큼 실제경기시간은 줄어들게 된다.

이재성 심판부위원장이 이날 취재진에게 제시한 자료를 살펴보면 K리그가 잦은 파울발생으로 인해 실제경기시간에 있어 얼마나 큰 손실을 입고 있는지 잘 나와있다.

올시즌 최다파울발생 경기는 지난달 11일 인천유나이티드와 제주유나이티드와의 경기로 전후반 합쳐 무려 57개의 파울이 나왔다. 이 경기의 실제 경기시간은 불과 47분 46초였다. 추가시간을 감안한다면 이날 경기는 90분 경기중 절반만 실제경기였고 나머지 시간은 선수들의 플레이가 이루어지지 않은 '죽은 시간'이었던 셈.

반면 지난 22일 대구FC와 울산현대의 경기는 전후반 합쳐 불과 26개의 파울만이 발생, 올 시즌 최소 파울발생경기로서 실제경기시간은 11일 인천-제주전보다 무려 10분 가량 긴 56분23초를 기록했다. 따라서 최소파울발생경기와 최다파울발생경기의 실제경기시간, 그리고 올시즌 K리그 평균 파울발생수(경기당 39.65개)를 비교해 보면 전반적인 올시즌 프로축구 K리그 경기의 평균 실제경기시간이 50분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경기당 평균 파울발생수 26.04개(2005-2006시즌 평균)와 비교해보면 K리그는 EPL보다 경기당 평균 파울수가 14개 더 많고 이를 실제경기시간으로 환산해보면 EPL이 K리그보다 대략 14분(파울 1개당 평균 약 1분 지연) 가량 더 긴 실제경기시간을 확보하고 있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그리고 이는 K리그의 팬들이 EPL의 팬들에 비해 단순히 14분이라는 물리적인 시간만큼의 손해를 보고 있다고도 볼 수 있지만 90분 경기중 발생하는 무수한 파울상황에서 경기가 끊어지는 횟수에 따라 14분이라는 시간을 잘게 나누어 생각해 본다면 재미라는 차원에서 볼 때 14분이라는 차이는 K리그와 EPL의 수준의 차이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수치라고 할 수 있다.

이렇듯 엄청난 '14분의 차이'를 만들어낸 근본책임은 심판뿐 아니라 K리그 각 구단의 선수와 코칭스텝 모두에게 있다. 각 구단에서는 "심판의 경기진행이 미숙해서 경기의 흐름을 자주 끊는다"고 불평하지만 동업자의식을 망각한 선수들의 위험한 파울과 승부에 집착한 나머지 아무렇지도 않게 행해지는 경기지연행위의 책임은 고스란히 선수와 코칭스텝에게 있다고 할 수 있다.

K리그와 EPL의 '14분의 차이'는 K리그가 앞으로 진정한 중흥을 위해 어떤 과제부터 풀어내야 하는지 매우 쉽게 그리고 분명하게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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