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K스포츠재단 사업 일일이 문자로 지시

<JTBC>, 더블루K 전 대표 통화-문자내역 공개

2016-10-31 22:08:07

미르-K스포츠재단 운영 개입을 부인해 온 최순실씨가 K스포츠재단 관계자들에게 수백건의 문자를 보내 업무를 일일이 지시해온 정황이 공개됐다.

31일 <JTBC>는 최씨의 개인 회사 더블루K의 전 대표 조 모씨의 통화 및 문자내역을 공개했다.

JTBC가 공개한 조씨의 올해 1월 중순부터 3월 말까지 통화와 문자내역에 따르면, 조씨는 더블루K 설립 일주일 뒤인 1월 19일 최씨에게 "김상률 교문 수석으로부터 전화가 와서 내일 점심을 하기로 했다. 만나기 어렵다고 했지만 김 수석이 간곡하게 요청해서 약속을 잡았다"고 보고했다.

최씨는 2월 18일 조씨에게 "각종 서류를 준비하라. 박 과장에게 출근하지 말고 이리로 오라고 하라"는 문자를 보냈다. 박 과장은 K스포츠재단 과장 박헌영 씨이고, 오라는 곳은 자신의 회사 '더블루K'였다.

조씨는 K스포츠재단의 정현식 사무총장에게도 회의 참석과 사업 논의 등 최씨의 지시 사항을 '회장님 지시사항'으로 보내는 등 두 달사이에만 조씨와 180여건의 통화, 문자를 주고 받으며 K스포츠재단 관련 지시를 내렸다.

최씨가 이처럼 대기업 돈 수백억원이 들어간 재단을 쥐락펴락할 수 있었던 것은 그 뒤에 정부 고위 관계자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구체적으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 수석과 김종 전 문체부 차관이 사건에 깊숙이 개입돼 있다는 구체적인 정황이 역시 조 전 대표의 통화기록에서 확인됐다.

조씨는 1월에 최씨로부터 안 전 수석의 전화가 올 것이라는 얘기를 듣고 안 전 수석과 두차례 걸쳐 전화를 한 뒤 통화 내용을 최씨에게 보고했다.

조씨는 2월에도 김 전 차관과 문자, 통화를 통해 약속을 잡고 만난 후 최씨에게 "김 전 차관과 논의한대로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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