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방문진 이사장 "문재인은 공산주의자"

"문재인이 대통령 되면 우리나라 적화되는 건 시간문제"

2015-09-03 19:42:26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의 고영주 이사장(67)이 대선 직후인 지난 2013년 1월 "문재인 후보는 공산주의자"라고 색깔공세를 펴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3일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 2013년 1월 4일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애국시민사회진영 신년하례회' 행사에서 고 이사장이 인사말을 한 동영상을 이날 공개했다. 당시 고 이사장은 보수단체인 국가정상화추진위원회 위원장 자격으로 행사에 참석했다.

동영상을 보면, 고 이사장은 문재인 후보를 "공산주의자"로 규정한 뒤, "이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우리나라가 적화되는 건 시간문제라고 확신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좌파정권 집권을 막아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여러분이 박근혜 후보를 지지해주신 것은 대한민국이 적화되는 것을 막으려는 것이 제일 큰 이유였다"고 덧붙였다.

그는 더 나아가 "대한민국이 적화될 위험이라는 것이 실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경험담으로 말하겠다"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인권변호사 시절에 변론을 맡았던 부림사건을 언급한 뒤, "민주화운동이 아닌 공산주의운동이었다. 변호인이었던 노무현 대통령이나 문재인 후보나 부림사건이 공산주의운동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을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1982년 당시 부산지검에서 공안검사로 부림사건을 맡았다. 그러나 그의 주장과는 달리 당시 문재인 후보는 부림사건의 변론을 담당하지 않았다.

부림사건은 1981년 공안당국이 사회과학 독서모임을 하던 학생과 교사, 회사원 등 22명을 영장 없이 체포해 수십일 간 불법 감금하고 고문해 19명을 구속한 공안 사건으로 1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변호인'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부림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던 고호석(58), 설동일(58), 노재열(56), 최준영(62), 이진걸(55)씨 등 5명은 지난해 9월 대법원에서 열린 재심 사건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그는 또 "노무현 정부 5년 내내 핍박을 받다가 더럽다고 하고 검사를 그만뒀다"며 "그때 청와대에 있으면서 나에게 비토권을 행사한 사람이 바로 문재인 후보, 당시 비서실장이었다. 그 사람은 내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려고 하는 것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최 의원은 동영상을 공개후 "부림사건을 '공산주의운동'으로 조작해 전두환 군사독재정권에 앞장 서 부역했던 인물이, 이제 국민 절반의 지지를 받은 야당 대선후보까지도 '공산주의자'로 조작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며 "두말할 필요 없이 즉각 방문진 이사장 자리에서 물러나야 할 것"이라고 사퇴를 요구했다.

한정우 새정치민주연합 부대변인도 별도 논평을 통해 "과거 군사정권 시절에나 있을 법한 시대착오적이고 ‘매카시즘’적인 그의 주장에 눈과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특히 공안검사 출신이라는 고 이사장이 철지난 색깔론은 물론이고 허위사실까지 언급했다는 점에서 그 언행의 죄질이 매우 무겁다"며 이사장직에서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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