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건호, 김무성에게 "나라 생각 좀 해라"

노무현 서거 6주기 추도식, 김무성과 비노인사들 수난

2015-05-23 20:32:48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6주기 공식 추도식이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대통령묘역에서 엄수됐다.

오후 2시부터 진행된 이날 추도식에는 시민 8천여명을 비롯해 부인 권양숙 여사, 장남 노건호씨 등 유가족,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정의당 천호선 대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김재원 청와대 정무특보 등이 참석했다.

참여정부 초대 법무장관이었던 강금실 전 장관은 추도사를 통해 "노 대통령은 대통령을 넘어서고 국가를 넘어선 분이셨다"며 "대선자금수사와 검찰개혁은 국민의 권력을 위임받은 최고 권력자로서, 민주공화의 근본가치를 현실화하고자 하는 고인의 희생정신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한 과업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남긴 미완의 과제를 이루기 위해 우리는 공동체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자신을 헌신하는 대범한 정치적 자세를 배우는 데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넘어 대통합의 정신으로 무장하고, 열린 자세로 현실의 역량을 끌어 모아 국민들의 인정을 받아야 만이, 우리에게 '노무현'을 말할 자격이 주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족 대표로 나선 장남인 노건호씨는 "이 자리에는 특별히 감사드리고 싶은 분이 오셨다"면서 "전직 대통령이 NLL을 포기했다며 선거판에서 피 토하듯 읽으시던 모습이 눈에 선한데 어려운 발걸음을 해주셨다"며 새누리당 대표로는 처음으로 추도식에 참석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정면 비판했다.

그는 "권력으로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그것도 모자라 국가 기밀문서를 뜯어 선거판에서 읽어내고 아무 말도 없이 언론에 흘리고 나타나시니 진정 대인배의 풍모를 뵙는 것 같다"며 "혹시 내년 총선에는 노무현 타령, 종북 타령 좀 안하시면 하는 기대가 생기기도 하지만 뭐가 뭐를 끊겠나 싶기도 하다. 본인도 그간의 사건에 대해 처벌받은 일도 없고 반성한 일이 없으니 헛꿈이 아닌가 싶다"고 비꼬았다.

그는 "사과나 반성은 필요없지만 제발 나라 생각 좀 하라"며 "국가의 최고 기밀인 정상회담 대화록까지 선거용으로 뜯어 뿌리고 국가 자원을 총동원해 소수파를 말살하고 권력만 움켜쥐고 사익만 채우려 하면 이 엄중한 시기 강대국에 둘러싸인 한국의 미래는 어떻게 하려고 하나"라고 꾸짖었다.

예기치 못한 노건호씨의 정면 비판에 김 대표 얼굴은 딱딱하게 굳었다. 추도식후 김 대표가 묘역 참배후 밖으로 걸어나오는 와중에 양 옆에 서 있던 일부 참석자들도 "찌라시를 팔아먹고 무슨 염치로 왔냐"고 비난했고 생수통을 던지고 물을 뿌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추도식에서는 김 대표뿐 아니라 새정치민주연합의 김한길, 안철수, 박지원 등 비노 의원들과 무소속 천정배 의원을 향해서도 야유가 쏟아졌다. 참석자들의 연호를 받은 이는 문재인 대표뿐이었다.

문재인 대표 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조경태, 박주선 의원과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주승용 의원은 아예 추모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문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노무현 대통령께서 편하게 영면하시도록 해드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정권교체를 하지 못한 것만으로도 통탄스러운 일인데 다시 친노-비노로 노무현의 이름을 앞에 두고 분열하고 갈등하는 이런 모습들이 정말 부끄럽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제가 당 대표를 하면서 당내에서 친노-비노 계파 얘기가 더 이상 안오지 않도록 하겠다"며 "친노 패권주의란 말이 당내에서 사라지도록 하겠다는 다짐을 오늘 다시 한번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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