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험악한 '담뱃값 민심'에 끙끙

'저가담배' 역풍 일자 앞다퉈 "아이디어" "사견" 진화

2015-02-22 19:00:17

여야는 설 연휴동안 '험악한 담뱃값 민심'을 거듭 확인하고 내년 총선에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했다. 그러면서도 '저가담배'를 대안으로 내놓았다가 호된 역풍을 자초한 것과 관련해선 아이디어 또는 사견이라고 서둘러 진화에 나서는 등 갈팡질팡을 거듭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22일 국회에서 가진 설 민심 기자간담회에서 앞다퉈 담뱃값 대폭 인상을 정부여당 책임으로 떠넘기며 공세를 폈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담배값과 관련해서 막아내지 못 했다는 비판을 들었고, 저가담배와 관련해서도 많은 비판을 받았다"면서 "정부는 담배값을 인상하며 목표로 국민 건강을 내세웠는데 스스로 뒤엎었다. 여당 원내대표가 저가담배를 언급하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며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비난했다.

그는 그러면서 "저희 당도 모 최고위원이 법안을 냈지만 당에서 검토한 바는 아니다"라며 전병헌 최고위원의 '궐련 활성화방안'은 사견임을 강조한 뒤, "그 문제는 앞으로 신중히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도 "흉흉한 민심이 호랑이보다 무섭다는 말이 절감되는 설 민심이었다"면서 "언제 회복될지 모르는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정부는 담배값 인상, 13월의 세금폭탄, 14월의 건강보험료폭탄을 포함한 서민증세로 서민들의 지갑을 어느 명절보다 더 얇게 만들었다. 제가 찾은 전통시장에서는 설 대목이라는 말조차 꺼내기 힘들고 어려웠다"며 담뱃값 인상 등을 비난했다.

남윤인순 의원 역시 "설 연휴에 파악한 민심은 13월 세금폭탄으로 지칭되는 연말 정산, 담배갑 인상에 대한 불만이 폭발 직전이었다"면서 "특히 경로당 어르신들은 담배값을 80%나 올려 월 담배값이 7만5천에서 13만 5천원을 부담하게된 것은 가혹한 서민증세이고 20만원도 안되는 기초연금을 받아도 담배세로 모두 빼앗아간다는 불만을 토로했다"고 노인들의 불만을 전했다.

그는 이어 "새누리당이 저가담배 공급을 검토하겠다는 것은 담배값 인상이 건강 증진보다 증세 목적임을 인정한 것이고 노인들은 해로운 담배을 피고 빨리 죽으라는 것이냐는 항의의 목소리도 높았다"고 강조했다.

서영교 원내대변인도 현안 브리핑을 통해 "담뱃값이야기 하는 분도 많았다"면서 "정부여당의 저가담배정책이 제기되면서 '부자세금 깎아주고, 그 자리를 서민들 담뱃세로 채우더니, 이제 총선이 다가오니까. 무서운 거냐? 노인네들을 질 낮은 저가담배 피고 건강 해쳐도 된다는 이야기냐'며 오락가락 정책을 힐난하기도 했다. 국민들을 농락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많았다"고 전했다.

반면에 노인층 등을 대상으로 하는 저가담배를 거론했다가 여론의 호된 역풍에 직면한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거듭 파문 진화에 부심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여론 추이도 봐야하고 가능한 방법이 있는지 검토도 해야 한다"며 "검토 차원에서 나온 이야기고 당장 추진할 계획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서민층 사이에서 담뱃값 인상에 대해 과도한 부분이 있다고 여론이 안좋은 것은 사실"이라며 험악한 여론에 대한 부담감을 드러낸 뒤, "개인적으로는 1천원 정도 올리는 게 맞다고 생각했지만, 당시 당 안에도 담뱃세 인상 관련법이 통과되기 전까지 다양한 의견이 있었다. 국회도 관련법을 통과시켜준 부담이 있다"며 여야 공동책임임을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국민은 결국 증세라고 봤지만 담뱃값 인상 명분에 있어 정부는 국민 건강을 위해서라고 했다"며 "그 부분에 대한 조정도 사실은 필요하고, 여론 추이를 지켜보며 당분간은 보완책을 검토한다 해도 내부적으로 할 일이지 당장 추진할 일은 전혀 아니다"며 당장 저가담배를 추진할 생각은 없음을 분명히 했다.
Copyright ⓒ 2006-2024 Views&News.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