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의 신음 "'심판풍'이 불기 시작했다"

새누리-새정치 격차 '오차범위내', 여야 '정치적 승부수' 고심

2015-01-28 10:06:50

"마침내 '심판풍(風)이 불기 시작했다."

여권의 한 인사가 토해낸 신음이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 일간조사에서 27일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이 29.7%를 기록하면서 '심리적 마지노선'인 30%가 붕괴된 데다가, 새누리당 지지율은 동반급락한 반면에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율은 급등하면서 양당간 격차가 오차범위내로 좁혀진 것을 보고 한 말이다.

실제로 27일 조사결과, 새누리당은 35.4%, 새정치연합은 29.6%를 기록하면서 격차가 오차범위내인 5.8%포인트로 크게 좁혀졌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20%포인트 이상 벌어졌던 양당간 격차가 이처럼 좁혀진 것은 처음으로, 여권이 신음을 토해내는 것도 당연하다.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유승민 의원도 28일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여론조사를 봐도 1월에 들어와서 한 20일 사이에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떨어진 만큼 우리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야당과의 격차도 딱 그만큼 줄어들었더라"면서 "그게 제가 보기에 굉장히 심각한 수치"라고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유 의원은 이어 "저희들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현장에서 늘 듣지 않나? 우리 새누리당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대구에서 제가 국회의원을 하고 있는데 그 대구에서조차 지금 심각한 상황"이라면서 "이걸 위기라고 하지 않으면 무엇이 위기인지"라며 청와대의 '민심 불감증'을 탄식했다.

그는 "대통령과 저희 여당에 대한 실망. 그게 또 반사적으로 야당으로 가는, 분명히 그런 움직임이 있다"며 '심판풍'이 불기 시작했음을 시인했다. 그는 이런 식으로 가다간 내년 총선과 다음 대선에서 새누리당이 참패할 것이란 경고도 하고 있다.

솔직히 지금 야권은 지리멸렬 상태다. 새정치연합이 차기 당대표를 뽑기 위해 경선을 벌이고 있으나, 국민 관심밖이다. 게디가 여기저기서 신당 창당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적전분열 우려까지 낳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 안팎에서 헤매던 새정치연합 지지율이 30% 턱밑까지 수직 급등했다는 사실은 국민들 사이에서 정부여당에 대한 심판 바람이 거세게 불기 시작했다는 것외에는 해석할 요인이 없다.

DJ정권때 청와대에 재직했던 야권의 한 인사도 "여당 지지율이 35%, 야당 지지율이 30%면 한번 해볼만 하다"며 "야당으로 이렇게 표가 결집되면 여권은 '정풍 운동'이 일어나는 등 대혼란 상태로 빠져드는 반면에, 야당은 분열도 최소화하면서 단일전선 구축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더 나아가 "오는 2월 8일 새정치연합의 새 대표가 선출되면서 '차기 총선에서 제1당이 되지 못하면 대표직에서 물러나고 대선에도 나오지 않겠다'는 배수진 등을 친다면 야권으로의 표 결집을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면서 "이제는 야당이 국민의 심판풍에 호응하는 승부수를 던져야 할 때"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이 사실상 전무후무한 조기 레임덕에 빠져들자 여권 일각에서는 국민에게 항복하는 '제2의 6.29 선언', MB정권과의 완전 결별 등 각종 대응책이 거론되고 있다. 야권 일각에서도 차기 대선주자들의 '배수진 승부수'가 거론되기 시작했다.

과연 누가 국민 사이에서 거세게 불기 시작한 '심판 바람'을 제대로 읽고 대응할지에, 향후 정국의 풍향이 결정지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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