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盧는 87조 갖고도 못한 걸 난 20조 갖고 해"

또다시 '거짓말 궤변' 늘어놓으며 4대강사업 자화자찬

2015-01-01 17:29:48

이명박 전 대통령은 1일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에는 43조원 규모,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에는 87조원 규모의 홍수대책 예산을 들였으나 실천이 안 됐던 것을, (나는) 20조원 정도로 했다"고 강변한 것으로 알려져 비난을 자초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신년인사차 논현동 자택을 찾은 김무성 대표 등 새누리당 수뇌부에게 이같이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정부 4대강진상조사위가 최근 일부 부작용은 있지만 홍수 예방 등의 효과가 있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하자 MB가 마치 면죄부라도 받은 양 크게 고무돼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MB가 말한 노 전 대통령때의 '87조원'은 MB가 대통령이던 2009년말 '국민과의 대화' 때도 주장했던 내용이나, 당시도 사실과 전혀 다른 '뻥튀기 궤변'이라는 비판을 받았었다.

노무현 정부 말기인 지난 2007년 5월1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문제의 '87조원'은 홍수예방 예산이 아니라 당시 건교부(국토해양부) 등 7개 부처가 2007년부터 2016년까지 향후 10년간 국토관리와 방재를 위해 필요하다고 추산한 방재사업 소요금액이다. 노무현 정부는 투자하지 않은 돈이고, 향후 정권이 각종 재해를 막기 위해 투자해야 한다고 추산한 돈의 합계에 불과한 것이었다.

특히 당시 건교부는 국가하천 정비 및 하천재해 예방에 필요하다고 추산한 돈은 14조8천700억원에 불과했다. 이 돈 또한 4대강 본류는 97%나 정비돼 있어 많은 돈이 필요치 않은 반면, 정비율이 낮은 지방하천과 소하천에 집중투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금도 대다수 홍수는 지천에서 발생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B는 재임기간중에는 물론, 퇴임 후에도 자신의 4대강사업 합리화를 위해 동일한 궤변을 되풀이하고 있는 것이다.

MB는 정부 조사결과 조사대상 9개 보 가운데 무려 6개 보에서 심각한 파이핑 현상 등이 발견된 데 대해서도 "육상 공사는 5년이 하자 보수 기간, 물 공사는 10년이 하자 보수 기간"이라면서 "약간 그런 것이 있지만 어떤 공사를 해도 그 정도는 있는 것들이고, 앞으로 모두 하자 보수하도록 돼 있다"고 일축했다.

그는 "외국에서는 4대강 사업의 경험을 배워가려고 하는데 우리는 그런 게 없다"며 4대강사업에 절대 다수가 비판적인 국민여론에 강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논현동 자택에는 새누리 지도부외에 60여명의 MB 측근들이 대거 찾아와 세를 과시하기도 했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 류우익 정정길 임태희 하금열 전 대통령실장과 정진석 김효재 전 정무수석, 김두우 이동관 홍상표 최금락 전 홍보수석, 강만수 윤증현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재오 정병국 의원 등 60여명은 국립현충원 참배후 논현동 자택을 찾아 이 전 대통령과 함께 떡국을 먹으며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냈다.

MB는 가까운 시일안에 4대강사업 등 자신의 재임 업적을 과시하는 회고록도 출간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박근혜 정권의 국정장악력이 약화 조짐을 보이자 MB와 친이계가 본격적으로 반격을 펴면서 세를 확장하기 시작한 양상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정가 일각에서는 MB와 친이계가 향후 총선과 대선 과정에 자기진영의 후보를 당선시켜 재집권을 도모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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