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에 출마한 정몽준 의원과 김황식 전 국무총리 측이 18일 밤 만찬석상에서 몸싸움 일보직전의 거친 설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문화일보><한국경제> 등에 따르면, 이날 저녁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새누리당 서울 지역 당협위원장 만찬에는 정몽준 의원과 김 전 총리를 비롯해 또 다른 서울시장 후보인 이혜훈 최고위원도 참석했다.
만찬 행사에 참석했던 관계자들의 전언을 종합해 보면,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군은 출마 선언을 한 시점을 기준으로 ‘이혜훈-정몽준-김황식’ 순으로 건배사를 겸한 발언 기회를 가졌다.
정몽준 의원은 자신의 차례가 돌아오자 “당에 구심점이 없다. 원심력만 커진다”고 황우여 대표 등 당 지도부에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자 김황식 캠프를 총괄하고 있는 친박핵심 이성헌 전 의원이 즉각 발언권을 얻어 “대통령 지지율이 60%를 넘는데 어떻게 그런 말을 하느냐”고 맞받았다.
그러자 정 의원이 “그런 뜻으로 한 말이 아니다”며 이 전 의원의 말을 잘랐고, 이에 이 전 의원은 “여기가 재벌그룹 사장단회의도 아닌데 대표에게 너무 심하게 하는 것 아니냐. 여기는 정당이다. 어디서 회사 하듯이 그러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김성태 서울시당위원장 등이 직접 나서 "발언을 좀 자제해 달라. 밖에 기자들이 있으니 마이크는 좀 끄고 말하라"고 이 전 의원을 말렸다.
이후 김 전 총리는 이날 밤 예정된 <JTBC>와의 인터뷰 일정으로 자리를 떴고, 곧 이어 이번에는 이 전 의원과 정 의원을 돕고 있는 이노근 의원 간에 몸싸움 일보직전의 설전이 벌어졌다.
이 전 의원이 “공천 관리를 제대로 하라”고 서울시당공천관리위 부위원장인 이 의원에게 여러 차례 말하자, 이 의원은 “당신이 왜 훈계냐”며 욕설에 가까운 말들이 오갔다.
이 전 의원은 공천관리위 구성이 이 의원을 비롯해 광진을·도봉갑 당협위원장 등 특정 지역 인사들로 구성돼 서대문이나 마포, 은평, 강서 등의 목소리를 전달할 사람이 없다면서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몽준 의원이 19일 오전 최고중진연석회의에 불참한 것도 이같은 충돌의 여파로 알려지고 있다.
보도가 나오자 민주당은 즉각 "서울시민들은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자리다툼에만 혈안이 된 새누리당스러운 추태"라며 양측을 싸잡아 비난했다.
허영일 민주당 부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박심’ 논란 때문에 정몽준 의원과 김황식 전총리 측 인사들이 어제 새누리당 서울지역 당협위원장 만찬자리에서 몸싸움 일보직전까지 가고, 욕설에 가까운 말들이 오간 것은 볼썽사납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화살을 청와대로 돌려 "입만 열면 ‘아름다운 경선’을 말하던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이 진흙탕 싸움이 되고 있는 것은 청와대의 노골적인 선거개입 때문"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청와대 참모들이 알아서 ‘충성’하는 것인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압박했다.
그는 "정몽준 의원과 김황식 전총리의 충돌은 이미 예견되어 있는 사태였다. 억지춘향격으로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불려나온 정몽준 의원의 결심 이유도 석연치 않았고, 확실한 보증수표 없이는 움직이지 않는 신중한 김황식 전총리가 흔쾌히 출마를 결심한 배경은 무엇인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경선 구도였다"며 "아침에 결정한 것을 저녁에 뒤바꾸는 새누리당의 갈팡질팡한 경선 규칙 변경도 분란의 또 다른 이유가 되고 있다"며 거듭 새누리당을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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