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전 새누리당 의원은 “국정원과 검찰이 이렇게 정치 뉴스의 대부분을 장악한 건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후 처음 아닌가 싶다"며 정부여당에 쓴소리를 했다.
3일 <중앙선데이>에 따르면, 원 전 의원은 지난달 31일 자신이 상임대표를 맡고 있는 서울 방배동의 ‘코리아비전포럼’ 사무실에서 행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지적한 뒤, "자성하며 돌아봐야 한다. (대통령이 말하는) ‘비정상의 정상화’는 여기서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 정부에 공안 전문가와 관료의 구성 비율 자체가 높기 때문에 자칫 반대 세력과 토론하지 않으면 공안 통치, 관료 공화국이 될 소지가 있다. 집권 여당이 조정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다른 의견을 제시하지 않고 따라가기만 하고 있다"며 "박 대통령은 ‘100% 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약했는데 탕평 인사도 하고, 대선 때 이상으로 통치기반을 확장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스스로 한계에 직면할 것”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당내 중진들에 대해선 “새누리당에 국회의원이 150명 넘게 있는 건 하나의 목소리만 내라는 게 아니다. 그런데 당내에 다양한 목소리가 없다. 국회의원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부정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현역 의원 중 전문성은 뛰어나지만 순응형이나 관료, 성취 일변도의 삶을 살아온 이가 많은 것도 원인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초선들에 대해선 "귀국 후 초선 의원들도 많이 만났다. 다들 끙끙 앓기는 하는데, (청와대가) 무서운가 보더라"며 "박 대통령 당선의 1등 공신들이 당을 이끌고 있으니 이들과 원만하게 지내 다음 총선 공천도 받자고 생각하고 있더라. 1보 전진을 위한 2보 후퇴라고 여기고 있던데, 당내에서 건강한 토론 풍토 자체가 죽어버리면 국민들이 기다려주지 않을 수도 있다. 새누리당 역사상 당내 토론이 가장 없는 시기가 아닌가 싶다”고 비판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박 대통령이 원칙과 일사불란한 걸 중시하니 정치가 상당히 경직돼 있고 보기에 따라선 마비 상태, 마법에 걸려 있다. 지금 국회에 있는 사람들이 이 마법에서 풀려나야 한다"며 "국민들은 마법에 걸려 있지 않다”고 단언했다.
그는 자신의 향후 행보에 대해선 “사실 지금도 같이하자고 제의하는 안철수 의원 측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새누리당에서 정치활동을 시작한 사람으로서 당이 포용력 있는 보수 정당으로 발전하는 데 어떤 역할이 필요할지 치열하게 고민하려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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