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구 "보수언론의 뒤늦은 깨달음, 무슨 소용 있겠나"

"얼마 전까지만 해도 4대강 문제점 한사코 손사래 치더니"

2013-08-26 12:52:50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26일 <동아일보>와 <중앙일보> 종편 등이 잇따라 4대강사업이 대재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한 것과 관련, "이런 뒤늦은 깨달음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이미 온 국토에 재앙의 씨앗을 뿌린 후인데 말입니다"라고 질타했다.

이준구 교수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흥미로운 점은 이제 정부와 보수언론까지 4대강사업의 문제점을 공공연하게 지적하고 나선다는 사실입니다.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가 문제점을 지적하면 한사코 손사래를 치던 사람들 아닙니까?"라고 반문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오늘 동아일보 기사에 따르면, 한 정부 관계자는 '4대강사업이 대재앙 수준'이라는 발언을 했다고 합니다. 청와대도 이런 내용을 파악하고 있다는 말도 있더군요"이라고 보도내용을 거론한 뒤, "내가 이 게시판을 통해 끊임없이 부르짖던 것과 하나도 다를 게 없는 발언 아닙니까? 그런데도 나더러는 전문가가 아니면 입 닥치라고 윽박지르던 그들이 아니었습니까?"라고 힐난했다.

그는 이어 4대강 녹조에서 치사에 이를 수 있는 독성물질이 발견됐다는 중앙일보 종편 <jtbc> 보도를 거론한 뒤, "4대강사업 하면서 위락공간 조성의 혜택이 있다고 주장한 친구들로 하여금 녹조라테 강에서 수상스키 타게 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얼핏 드네요"라고 꼬집기도 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무슨 문제가 생겨도 철저하게 은폐했기 때문에 4대강사업의 부작용이 그리 심하지는 않은 것 같은 인식이 널리 퍼져 있습니다. 그런데 내 느낌으로 박근혜 정부는 MB정부와 선을 긋고 싶어하는 모양입니다. 비록 4대강사업을 철저히 청산하려는 의지는 없어 보이지만, 그건 전 정부가 저질러놓은 일이니 우리와는 상관이 없다는 태도를 취하려는 것 같습니다"라며 "이것만이라도 개선이라고 반가워해야 할지 도통 모르겠네요"라고 탄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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