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에 또 녹조 발생, '4대강 재앙' 확산

작년보다 1~2달 빨라져, 녹색연합 "보 파괴만이 해법"

2013-06-07 22:27:35

낙동강에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녹조가 발생, 4대강사업으로 수질이 급속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7일 녹색연합에 따르면, 지난 5~6일 경상남도 창원시의 본포 취수장에서부터 대구시 달성군의 낙동대교에 걸쳐 낙동강의 수질을 모니터링한 결과 본포 취수장, 창녕합천보 상류, 우곡교 아래, 도동서원 앞, 낙동대교 아래 지점에서 독성남조류가 발생한 것을 확인했다. 이곳에는 낙동강에 건설된 총 8개의 보 가운데 창녕함안보, 합천창녕보, 달성보 3개가 위치한 지역이다.

특히 본포 취수장(창녕함안보 하류, 경남 창원시) 부근과 도동서원 인근(달성보 하류, 대구시 달성군) 낙동강에서는 녹색 페인트를 물에 풀어 놓은 것과 같은 녹조가 확인됐다. 그 이외 지점에서도 강물 속에 녹색의 알갱이가 떠가거나 옅은 녹색 띠가 나타났다. 이는 남조류가 번성할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현상이다.

낙동강에서는 작년에도 이미 대규모 녹조가 발생한 바 있다. 하지만 그 시기가 올해는 더욱 빨라졌다. 지난해 본포취수장 인근에서 녹조발생이 나타난 것은 6월말이었고, 도동서원 부근에서 녹조가 확인된 것은 7월말이었다. 올해는 약 1~2달 가량 빠른 6월초부터 남조류 발생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당분간 고온의 날씨가 계속되고 비가 내리지 않는다면, 녹조 현상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녹색연합은 "녹조발생시기가 빨라진 것은 4대강사업이 수질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시간이 갈수록 가중되고 있음을 말한다"며 "지난 해에는 봄을 전후로 해서 4대강사업 완공이 이루어졌고 이즈음부터 보의 수문을 닫았지만 올해는 작년 이후 수문이 계속 닫혀 있는 상황이다. 강물의 정체가 길어질수록 녹조 사체 등 각종 유기물질이 축적되어 녹조가 더욱 이른 시기에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4대강의 수질이 해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녹색연합은 특히 "올해 남조류가 발견된 지역은 지난 해에 마이크로시스티스(Microcystis)가 우점했던 곳"이라며 "이것에는 마이크로시스틴(Microcystin)이라는 간질환을 일으키는 독성물질을 함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올해 발생한 남조류도 같은 종류일 가능성이 높다"며 낙동강물을 식수로 사용하는 영남주민들의 건강을 우려했다.

녹색연합은 결론적으로 "녹조발생을 막기 위해 보의 수문을 열어야 하며, 나아가 낙동강을 가로막은 보를 제거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방안"이라며 4대강 보 파괴만이 근원적 해법임을 강조하며 "녹조문제는 객관적이고 엄정한 4대강사업 검증과 재평가 만이 해결책이다. 정부가 시민환경단체들과 전문가의 생생한 목소리를 외면하는 사이에, 낙동강은 녹조라떼가 만연한 오염된 강으로 변해가고 있다"며 박근혜 정부에게 신속한 대응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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