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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정권 왜 인기 없나

장동만
조회: 1734

노정권 왜 인기 없나 (상)

오랫만에 약 5주간 한국을 다녀 왔다. 다음은 그 곳서 만난 여러 친구들과의 꾸밈없는 대화록이다.
X X
친구들을 만나자 곧장 물었다.
“현 정권 왜 그렇게 인기가 없나?”
대답들은 모두 한결 같았다.
“빨갱이들이니까 그렇지…”
“뭐가, 누가 빨갱이들이란 말인가?”
“하는 짓들이 꼭 빨갱이들이 아닌가. 특히 경제 정책이 그렇고…”
건널 수 없는 심연이 가로 놓여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 다시 물었다.
“빨갱이, 빨갱이들 하는데 도대체 그 빨갱이 정체가 무엇인가?”
“그걸 몰라서 묻나? 있는 사람 것 빼앗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 주려 하고…경제를 시장 원리에 맡기지 않고 사사건건 정부가 간여하려 들고…이북에 물 퍼듯 돈을 퍼 주고…빨갱이가 아니면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단 말인가?”
사회 정의 개념도, 민족 공존 의식도 전혀 없어 보이는 그들과 더 이상 입씨름을 하고 싶지 않아 화두를 딴데로 돌렸다.
“확신컨데, 현 정권 그리고 그 사람들 절대로 자네들이 생각하는 것 처럼 빨갱이들이 아니라고 생각하네. 그 이유는…”
“지금, 사람들이 그를 얼마나 싫어 하는지 아나? TV에 얼굴이 비치면 전원을 꺼버리거나 얼굴을 돌려 버릴 정도라네.”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이러하네. 쉽게 얘기해서, 그들은 지금 권력을 잡고 있고, 그리해서 어느 면으로 보면 이미 기득권층에 속해 있다고 보아야 하네. 그런 그들이 뭐가 아쉬어서 지금 가진 것을 다 내놓아야 하는 빨갱이 세상이 되기를 바라겠나? 자신들의 이익과 존립을 위해서라도, 그들이 자네들이 생각하는 그런 빨갱이들은 절대로 될 수 없을걸세.”
X X
다른 친구를 만나 똑 같은 질문을 했다.
“주로 고 학력, 고 소득, 고 연령 층이 현 정권을 몹시 싫어 한다네.”
“그 이유가 뭔가?”
“우선 고 학력의 엘리트들, 고졸 출신의 대통령/영부인을 감성적으로 받아들일 수가 없다네. 땅 투기, 아파트 투기로 떼 돈을 번 고 소득자들, 그 기회를 자꾸 옥죄니 반발하지 않을 수 없고…고 연령층의 사람들, 그들 눈엔 정치도 경제도 외교도 모르는 ‘애숭이들’이 개혁이니, 과거사 청산이니 하고 ‘날뛰는 꼴’이 보기 싫고…”
“그래도 내가 보기엔 방향을 올바로 잡고, 무엇인가 해보려 무진 애를 쓰고 있는 것 같은데…”
“먼 훗날 역사가 평가할 걸세”
이 친구의 말이 타당성이 있는 것 같아, 또 다른 친구에게 이 얘기를 했다.
“무슨 소리? 그러면 왜 일반 여론 조사에서도 인기가 바닥이란 말인가? 여론 조사란 학력, 소득, 연령에 관계없이 고루 조사하는 건데…”
대답이 궁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이 반박을 먼저 그 친구에게 다시 들려 주었다.
“소위 오피니언 리더, 오피니언 메이커란 것이 있네. 신문 방송 등 언론, 각계 각층의 수장들이 바로 그들이네. 역대 정권들은 이 오피니언 리더/메이커들 수 천 명의 리스트를 작성해 놓고, 그 관리에 무척 신경을 썼다네. 수시로 연회를 베풀고, 무슨 때면 선물 꾸러미를 보내고 하는 식으로 말이네. 그런데 노 대통령은 대통령 직을 내놓으면 내놓았지 ‘그런 짓’은 못하겠다는 걸세.”
그 말을 듣고 있으려니 모 신문사 간부로 있었던 어느 친구의 얘기가 떠올랐다. 어느 땐가 청와대 비서가 양주를 들고 그의 집으로 찾아 왔더란다. 술을 못하는 착실한 교회 장로, 그냥 되돌려 보냈더니 그 다음 날 큼직한 홍삼 한 상자를 들고 다시 찾아 왔더라고 한다. <계속> <장동만:e-랜서 칼럼니스트>

노정권 왜 인기 없나 (중)

한 젊은 대학 교수 (국제 정치학)와 대화를 나누었다.
‘현 정권의 인기도가 말이 아닌데, 그래 외치 내치 모두 그렇게도 잘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나?”
“글쎄요.”
“그렇게 반미 일변도로 나아가면 어쩔 것이냐고, 국내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고 미국에 사는 많은 동포들도 걱정이 크다네. 내 생각으론, 이제 우리도 이쯤 되었으면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자주 외교, 균형 외교를 펼칠 때가 되지 않았나 싶은데.”
“기본 방향은 옳다고 보아야지요. 헌데, 그 방법론에 있어서 너무나 나이브 (naive) 하고 세련되지 못해 불필요한 오해와 잡음을 야기시키는 것이 큰 문제이지요. 한마디로 아마추어리즘 외교라고나 할까요.”
“국내 문제는 어떻게 생각하나? 노 대통령을 지지했던 젊은 세대들 조차 지금 외면을 한다는데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희망을 못 주니까 그렇지요. 우선 대학 입학에 비지땀을 흘려야 하고…천신만고 끝에 입학, 어렵사리 졸업을 해도 취직이 하늘의 별따기이고…용케 직업을 구했다 해도 금방 사오륙 신세가 되고…언제 돈 &#47811;아 집 장만하고, 결혼해 아이 키우고 합니까? 도무지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는 것이지요.”
“경제 성장, 일자리 창출을 외치지만, 한 나라 경제가 하룻 밤 사이에 크게 좋아지고 나빠지고 할 수는 없는 것이 아니겠나. 과거 오랫동안 누적되어 온 제반 여건, 즉 경제 인프라 스트럭쳐가 큰 문제가 된다고 보네. 거기에 덧붙여, 우리의 수출 의존형 경제 구조, 기름 값 등 외적 여건이 큰 영향을 미치는데, 이제 집권 3년째 접어드는 현 정권이 경제를 망쳐 놓았다고 비난 매도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네.”
“그렇긴 한데, 현 정권의 제반 경제 정책이 너무나 많은 시행 착오를 일으키는 것만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부동산 정책을 보면, 땅 값 아파트 값 잡겠다고 오늘 이 정책 내놓았다가 내일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나면 그 것을 시정하려 부랴부랴 또 다른 땜질식 처방을 내놓고…그러니 사람들이 갈피를 못 잡고 우왕좌왕, 불안해 할 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해방 후 반 세기, 지난 수 십년 간 누적되어 온 고질/악질적인 여러 요인들을 뿌리 뽑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이겠나. 큰 방향만은 올바르게 간다고 믿어주고, 그만한 시행 착오는 좀 참아 줄 수도 있는 문제라고 생각하네.”
X X
대북 원조에 분노하는 한 친구를 만났다.
“그러면 어쩌잔 건가? 북의 핵 공장을 미국의 핵으로 폭파해 버리잔 건가?”
“그럴 수는 없지. 그 피해가 우리에게 까지 미칠텐데…”
“그러면 북쪽 사람들 모두 굶어 죽기를 바라는건가?”
“그럴 수도 없지. 그래도 같은 동족인데…”
“그러면 어떻게 하잔건가?”
“주기는 주되, 최소한 거기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아내자는 거지.”
“무슨 대가를 원하는건가?”
“국군 포로/납북자 문제, 탈북자/정치범 문제, 인권 문제등 그 때 그 때 하나씩 바터제로 해야지.”
“참으로 좋은 생각이네만, 현 단계에선 그 것이 실현 불가능한데 어쩌겠나?”
“그러면 더 퍼 줄 필요가 없지.”
“여기서 다시 묻겠네. 북쪽 사람들을 동족으로 생각하나?”
“물론이지.”
“통일이 언제고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그야 물론이지.”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이 만큼 살고 있고 북은 저렇게 못 사는데, 그 것이 어떤 형태의 통일이건 ‘통일 이후’를 생각해 본 일이 있나?”
“……”
“독일의 예에 비추어 통일 비용이 수 십 조원 운운하네. 어쩔 수 없이 우리가 지불해야 할 통일 비용, 그 비용을 지금부터 얼마씩 미리 지불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어떻겠나?”
“우리도 살기 어려운데 그 웬수- 놈들 정권을 지탱시켜주는 것만 같아 울화통이 터진다네.”
“그러면 이렇게 생각하면 어떻겠나? OECD 회원들에겐 유엔이 권장하는 ‘대외경제협력기금 (EDCF)’ 의무가 있네. 각 회원국은 국민총소득 (GNI)의 일정 비율을 개발도상국에 (유무상) 공여해야 하는 의무이네. 그런데 우리 나라 (2004년도 GNI 대비 0.06%)는 우리와 비슷한 나라들에 비해 (그리스 0.22%, 포르투갈 0.24%, 스페인 0.25%) 경제 규모에 걸맞지 않게시리 턱없이 적은 액수를 내고 있다네. 국제 의무를 이렇게 다하지 못하는 대신, 거기에 공여해야 할 돈을 같은 민족이 굶주리는 북에 우선 보내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어떻겠나?” <계속> <장동만: e-랜서 칼럼니스트>


노정권 왜 인기 없나 (하)

전/현직 언론인 몇 명과 자리를 함께 했다.
“언론 주기능의 하나가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이라는 것을 잘 아네. 그렇지만 정부 시책을 그렇게 사사건건 발목을 잡아서야 정부가 어떻게 일을 해나갈 수가 있겠나?”
“방향을 잘못 잡고, 잘못된 정책을 펴는데, 어떻게 언론이 가만히 있으란 말인가?”
“그 잘/잘못은 결국 관점의 차이인데, 그러면 언론은 자기네들 주의/주장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어떻게 자신할 수 있단 말인가?”
“여론이라는 것이 있지 않나. 우리는 그 여론을 최대한 충실히 반영/대변하는 것 뿐이네.”
“여론이라는 것도 그러하네. 계층, 집단에 따라 얼마든지 다를 수 있고, 이를 대변하는 사람의 주관/편견이 작용할 수 밖에 없는데, 자네들은 이를 대변하는데 얼마나 공정하고, 공평무사 하다고 생각하나? 이 점에 있어서, 나는 오늘 날 한국 언론, 특히 소위 ‘빅3”에 대해 불만이 많다네.”
“정론직필이라는 말도 모르는가?”
“언론이 문제를 제기, 그 해결을 촉구하는 것 까지는 좋네. 헌데, 실현 가능한 대안 제시없이 비난/매도만 일삼아서야 되겠나? 언론의 포퓰리즘이라고 아니 할 수가 없네.”
“언론이 어디 정책 입안자라도 되란 말인가? 그 것은 정부가 할 일이고, 언론은 국민이 현명한 판단을 하도록 그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이 그 역할이 아니겠나.”
“그 시시비비를 가리는데 있어, 사회 정의 의식이 너무나 희박하네. 문제를 절대 다수의 최대 복리 입장에서 보기 보다…”
“구체적으로 얘기해 보게. 무엇이, 왜 그렇단 말인가?”
“요즘 한참 문제가 되고 있는 부동산 억제책, 세금 인상, 사학법 개정, 행정 도시 이전 문제등을 다루는데 있어, 과연 언론들이 이를 어느 특정 계층, 특정 집단의 권익이 아닌, 국민 절대 다수의 이익을 도모하는 관점에서 보고, 보도/논평을 하는 것인지, 의아할 때가 한 두번이 아니라네.”
“코드가 노통과 통하는 것 같은데, 왜 한 자리 하고 싶어 그러나?”
“행정 도시 이전 문제를 보세. ‘빅3’가 적극 반대 운동을 펴는데, 그 이유가 국토 균형 개발/발전이라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보기 보다, 그 이면을 캐보면 자기네들의 이해 관계, 즉 서울 노란 자위 한 복판에 갖고 있는 거대한 빌딩과 땅의 가치 보존/옹호가 그 주된 이유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니 말이네.”
“턱도 없는 소리 작작하게.”
“그리고 또 하나 불만은 신문들이 어떤 통계의 인용/분석에 있어, 자기네들 주의/주장에 뒷받침 되겠금 이를 선별/해석/과장하는 경향이네.”
“그 것은 정부 홍/공보도 마찬가지라네.”
“그리고 또 다른 불만은, 신문들이 자기네들 구미에 맞으면 고작 까십거리 밖에 안되는 소재를 한껏 침소봉대, 대서 특필하는데…”
“그 때 그 때 뉴스 밸류, 편집 상황에 따라 그럴 수도 있는 것이 아니겠나.”
“그럴 수 있다 해도, 너무 할 때가 한 두번이 아니네. 예를 들어 보세. 오늘 우리 많은 대화를 나눴는데, 그 많은 얘기는 거두절미하고 어느 한 대목만 인용/발췌, 이를 대문짝만 하게 제목을 뽑고, 이를 꼬투리 잡아 비난/매도를 퍼부으면 어떻게 되겠나? 국민/여론을 오도(misleading) 하는 것이 되지 않겠나?”
“그래 자네가 한국 언론에 바라는 것이 도대체 뭔가?”
“간절히 바라는 것은, 여론을 반영/대변하되 어느 특수 계층, 특수 집단의 안목에서가 아니라 사회 정의 정신에 입각, 국민 최대 다수의 권익 옹호 차원에서
보아 달라는 것일세. 따라서 정부 정책/시책을 다룰 때도, 그 것이 어느 특수 계층, 특수 집단의 이익을 위한 것이냐, 국민 절대 다수의 최대 복리를 위한 것이냐를, 사회 정의 눈으로 검토하고 판단, 시시비비를 가려 달라는 것일세. 그 시시비비를 가리는데 있어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목전에 나타나는 효과만이 아닌, 먼 미래를 내다보는 비젼이 있어야 함은 말할 나위가 없네.” <끝>
<장동만: e-랜서 칼럼니스트>

http:kr.blog.yahoo.com/dongman1936
저서: “조국이여 하늘이여” & “아, 멋진 새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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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이 2 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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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동만

    노 정권 왜 인기 없나
    노정권 왜 인기 없나 (상)
    오랫만에 약 5주간 한국을 다녀 왔다. 다음은 그 곳서 만난 여러 친구들과의 꾸밈없는 대화록이다.
    X X
    친구들을 만나자 곧장 물었다.
    “현 정권 왜 그렇게 인기가 없나?”
    대답들은 모두 한결 같았다.
    “빨갱이들이니까 그렇지…”
    “뭐가, 누가 빨갱이들이란 말인가?”
    “하는 짓들이 꼭 빨갱이들이 아닌가. 특히 경제 정책이 그렇고…”
    건널 수 없는 심연이 가로 놓여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 다시 물었다.
    “빨갱이, 빨갱이들 하는데 도대체 그 빨갱이 정체가 무엇인가?”
    “그걸 몰라서 묻나? 있는 사람 것 빼앗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 주려 하고…경제를 시장 원리에 맡기지 않고 사사건건 정부가 간여하려 들고…이북에 물 퍼듯 돈을 퍼 주고…빨갱이가 아니면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단 말인가?”
    사회 정의 개념도, 민족 공존 의식도 전혀 없어 보이는 그들과 더 이상 입씨름을 하고 싶지 않아 화두를 딴데로 돌렸다.
    “확신컨데, 현 정권 그리고 그 사람들 절대로 자네들이 생각하는 것 처럼 빨갱이들이 아니라고 생각하네. 그 이유는…”
    “지금, 사람들이 그를 얼마나 싫어 하는지 아나? TV에 얼굴이 비치면 전원을 꺼버리거나 얼굴을 돌려 버릴 정도라네.”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이러하네. 쉽게 얘기해서, 그들은 지금 권력을 잡고 있고, 그리해서 어느 면으로 보면 이미 기득권층에 속해 있다고 보아야 하네. 그런 그들이 뭐가 아쉬어서 지금 가진 것을 다 내놓아야 하는 빨갱이 세상이 되기를 바라겠나? 자신들의 이익과 존립을 위해서라도, 그들이 자네들이 생각하는 그런 빨갱이들은 절대로 될 수 없을걸세.”
    X X
    다른 친구를 만나 똑 같은 질문을 했다.
    “주로 고 학력, 고 소득, 고 연령 층이 현 정권을 몹시 싫어 한다네.”
    “그 이유가 뭔가?”
    “우선 고 학력의 엘리트들, 고졸 출신의 대통령/영부인을 감성적으로 받아들일 수가 없다네. 땅 투기, 아파트 투기로 떼 돈을 번 고 소득자들, 그 기회를 자꾸 옥죄니 반발하지 않을 수 없고…고 연령층의 사람들, 그들 눈엔 정치도 경제도 외교도 모르는 ‘애숭이들’이 개혁이니, 과거사 청산이니 하고 ‘날뛰는 꼴’이 보기 싫고…”
    “그래도 내가 보기엔 방향을 올바로 잡고, 무엇인가 해보려 무진 애를 쓰고 있는 것 같은데…”
    “먼 훗날 역사가 평가할 걸세”
    이 친구의 말이 타당성이 있는 것 같아, 또 다른 친구에게 이 얘기를 했다.
    “무슨 소리? 그러면 왜 일반 여론 조사에서도 인기가 바닥이란 말인가? 여론 조사란 학력, 소득, 연령에 관계없이 고루 조사하는 건데…”
    대답이 궁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이 반박을 먼저 그 친구에게 다시 들려 주었다.
    “소위 오피니언 리더, 오피니언 메이커란 것이 있네. 신문 방송 등 언론, 각계 각층의 수장들이 바로 그들이네. 역대 정권들은 이 오피니언 리더/메이커들 수 천 명의 리스트를 작성해 놓고, 그 관리에 무척 신경을 썼다네. 수시로 연회를 베풀고, 무슨 때면 선물 꾸러미를 보내고 하는 식으로 말이네. 그런데 노 대통령은 대통령 직을 내놓으면 내놓았지 ‘그런 짓’은 못하겠다는 걸세.”
    그 말을 듣고 있으려니 모 신문사 간부로 있었던 어느 친구의 얘기가 떠올랐다. 어느 땐가 청와대 비서가 양주를 들고 그의 집으로 찾아 왔더란다. 술을 못하는 착실한 교회 장로, 그냥 되돌려 보냈더니 그 다음 날 큼직한 홍삼 한 상자를 들고 다시 찾아 왔더라고 한다. <계속> <장동만:e-랜서 칼럼니스트>
    노정권 왜 인기 없나 (중)
    한 젊은 대학 교수 (국제 정치학)와 대화를 나누었다.
    ‘현 정권의 인기도가 말이 아닌데, 그래 외치 내치 모두 그렇게도 잘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나?”
    “글쎄요.”
    “그렇게 반미 일변도로 나아가면 어쩔 것이냐고, 국내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고 미국에 사는 많은 동포들도 걱정이 크다네. 내 생각으론, 이제 우리도 이쯤 되었으면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자주 외교, 균형 외교를 펼칠 때가 되지 않았나 싶은데.”
    “기본 방향은 옳다고 보아야지요. 헌데, 그 방법론에 있어서 너무나 나이브 (naive) 하고 세련되지 못해 불필요한 오해와 잡음을 야기시키는 것이 큰 문제이지요. 한마디로 아마추어리즘 외교라고나 할까요.”
    “국내 문제는 어떻게 생각하나? 노 대통령을 지지했던 젊은 세대들 조차 지금 외면을 한다는데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희망을 못 주니까 그렇지요. 우선 대학 입학에 비지땀을 흘려야 하고…천신만고 끝에 입학, 어렵사리 졸업을 해도 취직이 하늘의 별따기이고…용케 직업을 구했다 해도 금방 사오륙 신세가 되고…언제 돈 &#47811;아 집 장만하고, 결혼해 아이 키우고 합니까? 도무지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는 것이지요.”
    “경제 성장, 일자리 창출을 외치지만, 한 나라 경제가 하룻 밤 사이에 크게 좋아지고 나빠지고 할 수는 없는 것이 아니겠나. 과거 오랫동안 누적되어 온 제반 여건, 즉 경제 인프라 스트럭쳐가 큰 문제가 된다고 보네. 거기에 덧붙여, 우리의 수출 의존형 경제 구조, 기름 값 등 외적 여건이 큰 영향을 미치는데, 이제 집권 3년째 접어드는 현 정권이 경제를 망쳐 놓았다고 비난 매도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네.”
    “그렇긴 한데, 현 정권의 제반 경제 정책이 너무나 많은 시행 착오를 일으키는 것만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부동산 정책을 보면, 땅 값 아파트 값 잡겠다고 오늘 이 정책 내놓았다가 내일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나면 그 것을 시정하려 부랴부랴 또 다른 땜질식 처방을 내놓고…그러니 사람들이 갈피를 못 잡고 우왕좌왕, 불안해 할 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해방 후 반 세기, 지난 수 십년 간 누적되어 온 고질/악질적인 여러 요인들을 뿌리 뽑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이겠나. 큰 방향만은 올바르게 간다고 믿어주고, 그만한 시행 착오는 좀 참아 줄 수도 있는 문제라고 생각하네.”
    X X
    대북 원조에 분노하는 한 친구를 만났다.
    “그러면 어쩌잔 건가? 북의 핵 공장을 미국의 핵으로 폭파해 버리잔 건가?”
    “그럴 수는 없지. 그 피해가 우리에게 까지 미칠텐데…”
    “그러면 북쪽 사람들 모두 굶어 죽기를 바라는건가?”
    “그럴 수도 없지. 그래도 같은 동족인데…”
    “그러면 어떻게 하잔건가?”
    “주기는 주되, 최소한 거기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아내자는 거지.”
    “무슨 대가를 원하는건가?”
    “국군 포로/납북자 문제, 탈북자/정치범 문제, 인권 문제등 그 때 그 때 하나씩 바터제로 해야지.”
    “참으로 좋은 생각이네만, 현 단계에선 그 것이 실현 불가능한데 어쩌겠나?”
    “그러면 더 퍼 줄 필요가 없지.”
    “여기서 다시 묻겠네. 북쪽 사람들을 동족으로 생각하나?”
    “물론이지.”
    “통일이 언제고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그야 물론이지.”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이 만큼 살고 있고 북은 저렇게 못 사는데, 그 것이 어떤 형태의 통일이건 ‘통일 이후’를 생각해 본 일이 있나?”
    “……”
    “독일의 예에 비추어 통일 비용이 수 십 조원 운운하네. 어쩔 수 없이 우리가 지불해야 할 통일 비용, 그 비용을 지금부터 얼마씩 미리 지불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어떻겠나?”
    “우리도 살기 어려운데 그 웬수- 놈들 정권을 지탱시켜주는 것만 같아 울화통이 터진다네.”
    “그러면 이렇게 생각하면 어떻겠나? OECD 회원들에겐 유엔이 권장하는 ‘대외경제협력기금 (EDCF)’ 의무가 있네. 각 회원국은 국민총소득 (GNI)의 일정 비율을 개발도상국에 (유무상) 공여해야 하는 의무이네. 그런데 우리 나라 (2004년도 GNI 대비 0.06%)는 우리와 비슷한 나라들에 비해 (그리스 0.22%, 포르투갈 0.24%, 스페인 0.25%) 경제 규모에 걸맞지 않게시리 턱없이 적은 액수를 내고 있다네. 국제 의무를 이렇게 다하지 못하는 대신, 거기에 공여해야 할 돈을 같은 민족이 굶주리는 북에 우선 보내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어떻겠나?” <계속> <장동만: e-랜서 칼럼니스트>
    노정권 왜 인기 없나 (하)
    전/현직 언론인 몇 명과 자리를 함께 했다.
    “언론 주기능의 하나가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이라는 것을 잘 아네. 그렇지만 정부 시책을 그렇게 사사건건 발목을 잡아서야 정부가 어떻게 일을 해나갈 수가 있겠나?”
    “방향을 잘못 잡고, 잘못된 정책을 펴는데, 어떻게 언론이 가만히 있으란 말인가?”
    “그 잘/잘못은 결국 관점의 차이인데, 그러면 언론은 자기네들 주의/주장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어떻게 자신할 수 있단 말인가?”
    “여론이라는 것이 있지 않나. 우리는 그 여론을 최대한 충실히 반영/대변하는 것 뿐이네.”
    “여론이라는 것도 그러하네. 계층, 집단에 따라 얼마든지 다를 수 있고, 이를 대변하는 사람의 주관/편견이 작용할 수 밖에 없는데, 자네들은 이를 대변하는데 얼마나 공정하고, 공평무사 하다고 생각하나? 이 점에 있어서, 나는 오늘 날 한국 언론, 특히 소위 ‘빅3”에 대해 불만이 많다네.”
    “정론직필이라는 말도 모르는가?”
    “언론이 문제를 제기, 그 해결을 촉구하는 것 까지는 좋네. 헌데, 실현 가능한 대안 제시없이 비난/매도만 일삼아서야 되겠나? 언론의 포퓰리즘이라고 아니 할 수가 없네.”
    “언론이 어디 정책 입안자라도 되란 말인가? 그 것은 정부가 할 일이고, 언론은 국민이 현명한 판단을 하도록 그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이 그 역할이 아니겠나.”
    “그 시시비비를 가리는데 있어, 사회 정의 의식이 너무나 희박하네. 문제를 절대 다수의 최대 복리 입장에서 보기 보다…”
    “구체적으로 얘기해 보게. 무엇이, 왜 그렇단 말인가?”
    “요즘 한참 문제가 되고 있는 부동산 억제책, 세금 인상, 사학법 개정, 행정 도시 이전 문제등을 다루는데 있어, 과연 언론들이 이를 어느 특정 계층, 특정 집단의 권익이 아닌, 국민 절대 다수의 이익을 도모하는 관점에서 보고, 보도/논평을 하는 것인지, 의아할 때가 한 두번이 아니라네.”
    “코드가 노통과 통하는 것 같은데, 왜 한 자리 하고 싶어 그러나?”
    “행정 도시 이전 문제를 보세. ‘빅3’가 적극 반대 운동을 펴는데, 그 이유가 국토 균형 개발/발전이라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보기 보다, 그 이면을 캐보면 자기네들의 이해 관계, 즉 서울 노란 자위 한 복판에 갖고 있는 거대한 빌딩과 땅의 가치 보존/옹호가 그 주된 이유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니 말이네.”
    “턱도 없는 소리 작작하게.”
    “그리고 또 하나 불만은 신문들이 어떤 통계의 인용/분석에 있어, 자기네들 주의/주장에 뒷받침 되겠금 이를 선별/해석/과장하는 경향이네.”
    “그 것은 정부 홍/공보도 마찬가지라네.”
    “그리고 또 다른 불만은, 신문들이 자기네들 구미에 맞으면 고작 까십거리 밖에 안되는 소재를 한껏 침소봉대, 대서 특필하는데…”
    “그 때 그 때 뉴스 밸류, 편집 상황에 따라 그럴 수도 있는 것이 아니겠나.”
    “그럴 수 있다 해도, 너무 할 때가 한 두번이 아니네. 예를 들어 보세. 오늘 우리 많은 대화를 나눴는데, 그 많은 얘기는 거두절미하고 어느 한 대목만 인용/발췌, 이를 대문짝만 하게 제목을 뽑고, 이를 꼬투리 잡아 비난/매도를 퍼부으면 어떻게 되겠나? 국민/여론을 오도(misleading) 하는 것이 되지 않겠나?”
    “그래 자네가 한국 언론에 바라는 것이 도대체 뭔가?”
    “간절히 바라는 것은, 여론을 반영/대변하되 어느 특수 계층, 특수 집단의 안목에서가 아니라 사회 정의 정신에 입각, 국민 최대 다수의 권익 옹호 차원에서
    보아 달라는 것일세. 따라서 정부 정책/시책을 다룰 때도, 그 것이 어느 특수 계층, 특수 집단의 이익을 위한 것이냐, 국민 절대 다수의 최대 복리를 위한 것이냐를, 사회 정의 눈으로 검토하고 판단, 시시비비를 가려 달라는 것일세. 그 시시비비를 가리는데 있어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목전에 나타나는 효과만이 아닌, 먼 미래를 내다보는 비젼이 있어야 함은 말할 나위가 없네.” <끝>
    <장동만: e-랜서 칼럼니스트>
    http:kr.blog.yahoo.com/dongman1936
    저서: “조국이여 하늘이여” & “아, 멋진 새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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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동만

    노 정권 왜 인기 없나
    노정권 왜 인기 없나 (상)
    오랫만에 약 5주간 한국을 다녀 왔다. 다음은 그 곳서 만난 여러 친구들과의 꾸밈없는 대화록이다.
    X X
    친구들을 만나자 곧장 물었다.
    “현 정권 왜 그렇게 인기가 없나?”
    대답들은 모두 한결 같았다.
    “빨갱이들이니까 그렇지…”
    “뭐가, 누가 빨갱이들이란 말인가?”
    “하는 짓들이 꼭 빨갱이들이 아닌가. 특히 경제 정책이 그렇고…”
    건널 수 없는 심연이 가로 놓여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 다시 물었다.
    “빨갱이, 빨갱이들 하는데 도대체 그 빨갱이 정체가 무엇인가?”
    “그걸 몰라서 묻나? 있는 사람 것 빼앗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 주려 하고…경제를 시장 원리에 맡기지 않고 사사건건 정부가 간여하려 들고…이북에 물 퍼듯 돈을 퍼 주고…빨갱이가 아니면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단 말인가?”
    사회 정의 개념도, 민족 공존 의식도 전혀 없어 보이는 그들과 더 이상 입씨름을 하고 싶지 않아 화두를 딴데로 돌렸다.
    “확신컨데, 현 정권 그리고 그 사람들 절대로 자네들이 생각하는 것 처럼 빨갱이들이 아니라고 생각하네. 그 이유는…”
    “지금, 사람들이 그를 얼마나 싫어 하는지 아나? TV에 얼굴이 비치면 전원을 꺼버리거나 얼굴을 돌려 버릴 정도라네.”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이러하네. 쉽게 얘기해서, 그들은 지금 권력을 잡고 있고, 그리해서 어느 면으로 보면 이미 기득권층에 속해 있다고 보아야 하네. 그런 그들이 뭐가 아쉬어서 지금 가진 것을 다 내놓아야 하는 빨갱이 세상이 되기를 바라겠나? 자신들의 이익과 존립을 위해서라도, 그들이 자네들이 생각하는 그런 빨갱이들은 절대로 될 수 없을걸세.”
    X X
    다른 친구를 만나 똑 같은 질문을 했다.
    “주로 고 학력, 고 소득, 고 연령 층이 현 정권을 몹시 싫어 한다네.”
    “그 이유가 뭔가?”
    “우선 고 학력의 엘리트들, 고졸 출신의 대통령/영부인을 감성적으로 받아들일 수가 없다네. 땅 투기, 아파트 투기로 떼 돈을 번 고 소득자들, 그 기회를 자꾸 옥죄니 반발하지 않을 수 없고…고 연령층의 사람들, 그들 눈엔 정치도 경제도 외교도 모르는 ‘애숭이들’이 개혁이니, 과거사 청산이니 하고 ‘날뛰는 꼴’이 보기 싫고…”
    “그래도 내가 보기엔 방향을 올바로 잡고, 무엇인가 해보려 무진 애를 쓰고 있는 것 같은데…”
    “먼 훗날 역사가 평가할 걸세”
    이 친구의 말이 타당성이 있는 것 같아, 또 다른 친구에게 이 얘기를 했다.
    “무슨 소리? 그러면 왜 일반 여론 조사에서도 인기가 바닥이란 말인가? 여론 조사란 학력, 소득, 연령에 관계없이 고루 조사하는 건데…”
    대답이 궁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이 반박을 먼저 그 친구에게 다시 들려 주었다.
    “소위 오피니언 리더, 오피니언 메이커란 것이 있네. 신문 방송 등 언론, 각계 각층의 수장들이 바로 그들이네. 역대 정권들은 이 오피니언 리더/메이커들 수 천 명의 리스트를 작성해 놓고, 그 관리에 무척 신경을 썼다네. 수시로 연회를 베풀고, 무슨 때면 선물 꾸러미를 보내고 하는 식으로 말이네. 그런데 노 대통령은 대통령 직을 내놓으면 내놓았지 ‘그런 짓’은 못하겠다는 걸세.”
    그 말을 듣고 있으려니 모 신문사 간부로 있었던 어느 친구의 얘기가 떠올랐다. 어느 땐가 청와대 비서가 양주를 들고 그의 집으로 찾아 왔더란다. 술을 못하는 착실한 교회 장로, 그냥 되돌려 보냈더니 그 다음 날 큼직한 홍삼 한 상자를 들고 다시 찾아 왔더라고 한다. <계속> <장동만:e-랜서 칼럼니스트>
    노정권 왜 인기 없나 (중)
    한 젊은 대학 교수 (국제 정치학)와 대화를 나누었다.
    ‘현 정권의 인기도가 말이 아닌데, 그래 외치 내치 모두 그렇게도 잘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나?”
    “글쎄요.”
    “그렇게 반미 일변도로 나아가면 어쩔 것이냐고, 국내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고 미국에 사는 많은 동포들도 걱정이 크다네. 내 생각으론, 이제 우리도 이쯤 되었으면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자주 외교, 균형 외교를 펼칠 때가 되지 않았나 싶은데.”
    “기본 방향은 옳다고 보아야지요. 헌데, 그 방법론에 있어서 너무나 나이브 (naive) 하고 세련되지 못해 불필요한 오해와 잡음을 야기시키는 것이 큰 문제이지요. 한마디로 아마추어리즘 외교라고나 할까요.”
    “국내 문제는 어떻게 생각하나? 노 대통령을 지지했던 젊은 세대들 조차 지금 외면을 한다는데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희망을 못 주니까 그렇지요. 우선 대학 입학에 비지땀을 흘려야 하고…천신만고 끝에 입학, 어렵사리 졸업을 해도 취직이 하늘의 별따기이고…용케 직업을 구했다 해도 금방 사오륙 신세가 되고…언제 돈 &#47811;아 집 장만하고, 결혼해 아이 키우고 합니까? 도무지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는 것이지요.”
    “경제 성장, 일자리 창출을 외치지만, 한 나라 경제가 하룻 밤 사이에 크게 좋아지고 나빠지고 할 수는 없는 것이 아니겠나. 과거 오랫동안 누적되어 온 제반 여건, 즉 경제 인프라 스트럭쳐가 큰 문제가 된다고 보네. 거기에 덧붙여, 우리의 수출 의존형 경제 구조, 기름 값 등 외적 여건이 큰 영향을 미치는데, 이제 집권 3년째 접어드는 현 정권이 경제를 망쳐 놓았다고 비난 매도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네.”
    “그렇긴 한데, 현 정권의 제반 경제 정책이 너무나 많은 시행 착오를 일으키는 것만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부동산 정책을 보면, 땅 값 아파트 값 잡겠다고 오늘 이 정책 내놓았다가 내일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나면 그 것을 시정하려 부랴부랴 또 다른 땜질식 처방을 내놓고…그러니 사람들이 갈피를 못 잡고 우왕좌왕, 불안해 할 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해방 후 반 세기, 지난 수 십년 간 누적되어 온 고질/악질적인 여러 요인들을 뿌리 뽑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이겠나. 큰 방향만은 올바르게 간다고 믿어주고, 그만한 시행 착오는 좀 참아 줄 수도 있는 문제라고 생각하네.”
    X X
    대북 원조에 분노하는 한 친구를 만났다.
    “그러면 어쩌잔 건가? 북의 핵 공장을 미국의 핵으로 폭파해 버리잔 건가?”
    “그럴 수는 없지. 그 피해가 우리에게 까지 미칠텐데…”
    “그러면 북쪽 사람들 모두 굶어 죽기를 바라는건가?”
    “그럴 수도 없지. 그래도 같은 동족인데…”
    “그러면 어떻게 하잔건가?”
    “주기는 주되, 최소한 거기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아내자는 거지.”
    “무슨 대가를 원하는건가?”
    “국군 포로/납북자 문제, 탈북자/정치범 문제, 인권 문제등 그 때 그 때 하나씩 바터제로 해야지.”
    “참으로 좋은 생각이네만, 현 단계에선 그 것이 실현 불가능한데 어쩌겠나?”
    “그러면 더 퍼 줄 필요가 없지.”
    “여기서 다시 묻겠네. 북쪽 사람들을 동족으로 생각하나?”
    “물론이지.”
    “통일이 언제고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그야 물론이지.”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이 만큼 살고 있고 북은 저렇게 못 사는데, 그 것이 어떤 형태의 통일이건 ‘통일 이후’를 생각해 본 일이 있나?”
    “……”
    “독일의 예에 비추어 통일 비용이 수 십 조원 운운하네. 어쩔 수 없이 우리가 지불해야 할 통일 비용, 그 비용을 지금부터 얼마씩 미리 지불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어떻겠나?”
    “우리도 살기 어려운데 그 웬수- 놈들 정권을 지탱시켜주는 것만 같아 울화통이 터진다네.”
    “그러면 이렇게 생각하면 어떻겠나? OECD 회원들에겐 유엔이 권장하는 ‘대외경제협력기금 (EDCF)’ 의무가 있네. 각 회원국은 국민총소득 (GNI)의 일정 비율을 개발도상국에 (유무상) 공여해야 하는 의무이네. 그런데 우리 나라 (2004년도 GNI 대비 0.06%)는 우리와 비슷한 나라들에 비해 (그리스 0.22%, 포르투갈 0.24%, 스페인 0.25%) 경제 규모에 걸맞지 않게시리 턱없이 적은 액수를 내고 있다네. 국제 의무를 이렇게 다하지 못하는 대신, 거기에 공여해야 할 돈을 같은 민족이 굶주리는 북에 우선 보내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어떻겠나?” <계속> <장동만: e-랜서 칼럼니스트>
    노정권 왜 인기 없나 (하)
    전/현직 언론인 몇 명과 자리를 함께 했다.
    “언론 주기능의 하나가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이라는 것을 잘 아네. 그렇지만 정부 시책을 그렇게 사사건건 발목을 잡아서야 정부가 어떻게 일을 해나갈 수가 있겠나?”
    “방향을 잘못 잡고, 잘못된 정책을 펴는데, 어떻게 언론이 가만히 있으란 말인가?”
    “그 잘/잘못은 결국 관점의 차이인데, 그러면 언론은 자기네들 주의/주장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어떻게 자신할 수 있단 말인가?”
    “여론이라는 것이 있지 않나. 우리는 그 여론을 최대한 충실히 반영/대변하는 것 뿐이네.”
    “여론이라는 것도 그러하네. 계층, 집단에 따라 얼마든지 다를 수 있고, 이를 대변하는 사람의 주관/편견이 작용할 수 밖에 없는데, 자네들은 이를 대변하는데 얼마나 공정하고, 공평무사 하다고 생각하나? 이 점에 있어서, 나는 오늘 날 한국 언론, 특히 소위 ‘빅3”에 대해 불만이 많다네.”
    “정론직필이라는 말도 모르는가?”
    “언론이 문제를 제기, 그 해결을 촉구하는 것 까지는 좋네. 헌데, 실현 가능한 대안 제시없이 비난/매도만 일삼아서야 되겠나? 언론의 포퓰리즘이라고 아니 할 수가 없네.”
    “언론이 어디 정책 입안자라도 되란 말인가? 그 것은 정부가 할 일이고, 언론은 국민이 현명한 판단을 하도록 그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이 그 역할이 아니겠나.”
    “그 시시비비를 가리는데 있어, 사회 정의 의식이 너무나 희박하네. 문제를 절대 다수의 최대 복리 입장에서 보기 보다…”
    “구체적으로 얘기해 보게. 무엇이, 왜 그렇단 말인가?”
    “요즘 한참 문제가 되고 있는 부동산 억제책, 세금 인상, 사학법 개정, 행정 도시 이전 문제등을 다루는데 있어, 과연 언론들이 이를 어느 특정 계층, 특정 집단의 권익이 아닌, 국민 절대 다수의 이익을 도모하는 관점에서 보고, 보도/논평을 하는 것인지, 의아할 때가 한 두번이 아니라네.”
    “코드가 노통과 통하는 것 같은데, 왜 한 자리 하고 싶어 그러나?”
    “행정 도시 이전 문제를 보세. ‘빅3’가 적극 반대 운동을 펴는데, 그 이유가 국토 균형 개발/발전이라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보기 보다, 그 이면을 캐보면 자기네들의 이해 관계, 즉 서울 노란 자위 한 복판에 갖고 있는 거대한 빌딩과 땅의 가치 보존/옹호가 그 주된 이유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니 말이네.”
    “턱도 없는 소리 작작하게.”
    “그리고 또 하나 불만은 신문들이 어떤 통계의 인용/분석에 있어, 자기네들 주의/주장에 뒷받침 되겠금 이를 선별/해석/과장하는 경향이네.”
    “그 것은 정부 홍/공보도 마찬가지라네.”
    “그리고 또 다른 불만은, 신문들이 자기네들 구미에 맞으면 고작 까십거리 밖에 안되는 소재를 한껏 침소봉대, 대서 특필하는데…”
    “그 때 그 때 뉴스 밸류, 편집 상황에 따라 그럴 수도 있는 것이 아니겠나.”
    “그럴 수 있다 해도, 너무 할 때가 한 두번이 아니네. 예를 들어 보세. 오늘 우리 많은 대화를 나눴는데, 그 많은 얘기는 거두절미하고 어느 한 대목만 인용/발췌, 이를 대문짝만 하게 제목을 뽑고, 이를 꼬투리 잡아 비난/매도를 퍼부으면 어떻게 되겠나? 국민/여론을 오도(misleading) 하는 것이 되지 않겠나?”
    “그래 자네가 한국 언론에 바라는 것이 도대체 뭔가?”
    “간절히 바라는 것은, 여론을 반영/대변하되 어느 특수 계층, 특수 집단의 안목에서가 아니라 사회 정의 정신에 입각, 국민 최대 다수의 권익 옹호 차원에서
    보아 달라는 것일세. 따라서 정부 정책/시책을 다룰 때도, 그 것이 어느 특수 계층, 특수 집단의 이익을 위한 것이냐, 국민 절대 다수의 최대 복리를 위한 것이냐를, 사회 정의 눈으로 검토하고 판단, 시시비비를 가려 달라는 것일세. 그 시시비비를 가리는데 있어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목전에 나타나는 효과만이 아닌, 먼 미래를 내다보는 비젼이 있어야 함은 말할 나위가 없네.” <끝>
    <장동만: e-랜서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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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서: “조국이여 하늘이여” & “아, 멋진 새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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