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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평화상 유누스 “테러 아닌 빈곤이 세계평화 위협”

노벨상 시상식서, "소모적 테러와 전쟁에서 탈출해야"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방글라데시의 무하마드 유누스(66) 박사가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0일(현지시간) 노르웨이에서 열린 노벨상 시상식에서 전 세계가 빈곤 퇴치에 함께 나설 것을 역설했다.

“군사행동으로는 절대 테러에 승리할 수 없어”

'빈민을 위한 은행가'로 불려온 유누스 박사는 이날 노르웨이 오슬로 시청에서 열린 노벨 평화상 시상식에서 자신이 설립한 빈민 대상 소액 대출기관 그라민은행과 함께 노벨 평화상을 공동 수상한 뒤 가진 연설에서 “군사행동으로는 테러에 대해 결코 승리할 수 없다. 자금과 인력이 자원이 부족한 사람들의 생활향상에 사용돼야 한다. 전비나 무기비용을 늘리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라며 전 세계가 전쟁이 아닌 빈곤 퇴치를 통한 평화 만들기에 나설 것을 강조했다.

방글라데시인 최초의 노벨 수상자의 영예에 오른 유누스는 특히 노르웨이 왕가 식구를 비롯한 수백명의 청중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거행된 이날 평화상 시상식에서 빈곤이 세계 평화에 대한 위협임을 강조하며 힘을 합쳐 빈곤과 싸우자고 말해 청중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그는 "뉴욕 9.11 테러와 이라크 전쟁으로 세계가 빈곤의 소멸이라는 글로벌한 꿈을 추구하다가 이탈, 테러와의 전쟁에 몰두하고 있다"며 "소모적인 테러와의 전쟁에서 조속하게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빈민들에 무담보 소액대출을 제공하는 그라민 은행을 지난 1983년 방글라데시에서 설립해 현재 이용자가 여성을 중심으로 700만명에 육박하는 등 빈민구제에 노력한 공로로 평화상을 수사햇으며, 마이크로 크레디트로 불리는 무담보 소액대출 등 그의 빈곤퇴치 노력은 세계 각국 및 국제기구의 빈민대책에 영향을 미쳐왔다.

또 스웨덴 국왕 칼 구스타프 16세는 이날 스톡홀름의 노벨 콘서트홀에서 거행된 평화상을 제외한 나머지 노벨상 시상식을 통해 6명의 미국 과학자와 1명의 터키 작가에게 노벨상을 시상했다.

스톡홀름의 시상식에서 문학상을 수상한 터키 작가 오르한 파묵(54)은 미국인 일색의 노벨상 수상자 중에서 유일한 비영어권 출신으로 대표적인 동방국가인 터키의 대표적인 작가라는 점에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화학상에는 1959년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아서 콘버그(88)의 아들인 로저 D. 콘버그가 수상, 부자(父子) 노벨상 수상자로 화제를 모았다. 아서는 이날 유전자 정보에 대한 연구로 화학상을 수상한 아들 콘버그의 영광스런 수상 모습을 지켜보기 위해 직접 수상식장을 찾아 청중의 갈채를 받기도 했다.

올해 생리의학상은 유전자 발현을 연구한 앤드류 Z. 파이어와 크레이그 C. 멜로가 공동 수상했으며, 우주 탄생의 태고적 신비를 간직한 빅뱅과 흑체 에너지를 연구한 존 C. 매서와 조지 F. 스무트는 물리학상 공동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경제학상은 인플레이션과 실업률의 상관 관계를 분석, 규명한 에드먼드 S. 펠프스가 수상했다.

노벨의 유언에 따라 노벨상 시상식은 매년 12월10일 오슬로(평화상)와 스톡홀름(나머지 상)에서 각각 거행되며, 올해 수상자에게는 메달과 상금 1천만 크로나(약 15억원)가 수여됐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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