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는 30일 "어떤 방식의 단일화가 필요한지, 어느 시기에 이루자고 할지, 또 이를 위해 언제부터 단일화 논의를 시작해야할 지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할 때가 됐다"며 직접 안철수 후보를 압박했다.

문 후보는 이날 오후 영등포 하자센터에서 조국 서울대 교수, 이준한 인천대 교수와 가진 대담에서 "(그동안) 단일화 이야기하면 (언론이) 압박한다고 하고 각세우기니 주도권 잡기니 이렇게 다루니까 단일화 논의를 할 수가 없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단일화 방식에 대해선 "우리는 선택된 사람이 후보 되고 지는 사람이 승복하는 일반적인 단일화 과정을 거쳐선 안된다. 함께 힘을 합쳐 대선에 임해야만 저쪽의 견고한 지지를 뛰어넘을 수 있다"며 "정권교체 이후를 생각해도 새누리당이 다수당인 여소야대 국면을 뚫어내며 복지국가, 경제민주화 등 근본적 개혁을 위해선 개혁세력의 저변이 넓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는 단일화를 이뤄주는 것은 결국 국민들이라고 생각한다"며 어떤 방안의 단일화가 필요하고 어떻게 힘을 모아야 하는지 논의가 개방돼야 사람들이 모일 것"이라며 거듭 단일화 논의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조국 교수가 이에 '국민들의 선택을 위해 안철수 후보와 일대일 TV토론을 할 용의가 있냐'고 묻자, 문 후보는 "TV토론뿐만 아니라 다른 어떤 형태의 토론도 열린 공간에서 국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할 수 있다"며 "선거법상 두 사람만의 방송 토론이 어렵다면 세 후보간 토론도 좋고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안 후보의 정치개혁안에 대해서도 "안 후보가 우리 정치의 근본과 혁신이 필요하다는 뜻은 공감한다"면서도 "정치가 제 기능을 못했다고 세비를 줄이고 기능을 없애는 것은 올바른 방향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의원 정원 감축에 대해 "시장권력을 통제하는 힘도 약해져 재벌개혁, 경제민주화와 맞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고, 국고보조금 축소문제에 대해서도 "기부금을 재벌, 대기업에 의존하면 정책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중앙당 축소 내지 폐지 주장에 대해서도 "정당정책 기능 같은 것이 아주 없어져 버리게 된다"며 "미국은 각 주 정당이 발달됐다는 현실을 도외시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열린 논의, 건강한 토론이 좀 필요하다. 정치혁신방안은 다양한 의견이 있다. 그걸 논의하는 가운데 국민들이 동행할 현실적 방안을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생각이 다르다고 '기득권 지키기' 등 한 마디로 논의 어렵게 만드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앞으로 열린 논의를 이어간다고 하면 지금의 차이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며 "논의 과정에 충분한 접점을 찾을 거라고 본다"고 단일화를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