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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일부금융사 "집값 125%까지 대출" 파문

부동산거품 파열 경고음에도 투기적 대출 계속

영국의 일부 중소 금융기관들이 주택가격의 1백25%까지 대출해주며 부동산거품을 양산하고 있어, 영국내에서 큰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1991년 일본에서 부동산거품이 대파열하기 직전 일부 금융기관들이 보여온 행태와 일치하는 거품 파열 전야의 과잉대출 행위인 탓이다.

영국의 금융전문 웹사이트인 <디스 이스 머니>에 따르면, 최근 영국의 중소규모 금융기관인 ‘노던 락’사는 생애최초 구입 주택에 한해 주택가격의 1백25%에 해당하는 금액 대출을 실시해 오고 있으며 중견 금융기관인 HBOS 사(社)도 최근 유사한 대출을 시작해 논란이 일고 있다.

대출을 시작한 금융기관들은 이처럼 높은 대출 수준이 초기 주택 구입에 소요되는 법률비용과 세금까지 모두 지불할 수 있기 때문에 초기 주택 구입을 도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이들은 집값이 계속 급등할 것이라는 전제아래 이같은 도박적 대출행위를 하고 있는 셈.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런 대출이 부동산거품과 부채위기만 초래할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이미 영국에서는 부동산거품 파열음이 울리기 시작된 상황이다. 최근 정부조사에 따르면 금리가 인상돼 대출 이자가 높아질 경우 원리금을 못 갚아 주택을 잃을 잠재 위험가구 수가 22%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금리가 계속 인상될 것으로 보여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미 영국의 기준 금리는 지난 9일 4.75%에서 5%로 인상됐으며 내년에는 5.25%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주택 가치에 근접하거나 초과하는 금액을 대출받는 젊은층들이 전년도보다 70%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 부동산거품이 본격 파열할 경우 이들이 집중적 희생자가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런던 앤 컨트리 모기지 사의 데이비드 홀링워스는 “주택 가치의 1백%이상을 대출 받은 상태에서 주택가격이 하락하면 처음부터 마이너스 자산으로 시작하는 것”이라며 “이런 결정은 신중하게 내려야 한다”고 경고했다.

금융 연구회사인 머니팩트(Moneyfacts)의 앤드류 해거 연구원도 “이런 종류의 대출을 받는 사람들은 매우 위험한 수준의 빚을 지게 되는 것”이라며 “고위험 전략은 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
임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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