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네오콘' 럼즈펠드, '11.7 첫 희생양' 되다!

후임은 아버지 부시 측근 게이츠 지명, 북-미 직접대화 가능성 높아져

지난 6년간 국방장관으로서 부시의 일방주의 대외정책을 진두지휘해온 '네오콘의 거두'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방장관(74)이 8일(현지시간) 전격 경질됐다. 11.7 미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참패 당한 직후 나온 조지 W. 부시 미대통령의 '희생양 헌납'이다.

"임기 같이 하겠다"던 부시 마침내 럼즈펠드 경질

부시 대통령은 선거 참패 다음날인 8일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럼즈펠드 경질을 발표했다. 후임에는 로버트 게이츠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63)을 지명했다.

부시 대통령은 "많은 국민들이 이라크에서 진전이 없는 데 대한 불만을 나타내기 위해 투표했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선거 최대패인이 이라크전이었음을 시인한 뒤, "일련의 사려깊은 대화를 가진 뒤 럼즈펠드 장관과 나는 미 국방부에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며 럼즈펠드 교체를 발표했다.

부시의 희생양으로 전락한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 ⓒ연합뉴스


부시 대통령은 그러나 민주당 등이 동반사퇴를 요구해온 딕 체니 부통령에 대해선 "2009년 임기말까지 함께 할 것"이라고 감쌌다. 그러나 상-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이 각종 비리 연루의혹을 사고 있는 체니 부통령을 의회에 소환한다는 방침이어서, 과연 부시 대통령이 체니를 끝까지 감쌀 지는 미지수다. 부시 대통령은 선거 직전까지만 해도 럼즈펠드 국방장관에 대해서도 "임기말까지 함께 할 것"이라고 주장해왔기 때문이다.

부시 대통령은 럼즈펠드 장관 후임으로 아버지 부시 대통령 시절인 지난 1991년부터 1993년까지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지냈고, 이라크에 대한 전략적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초당적으로 구성한 `이라크 연구그룹'의 멤버인 로버트 게이츠를 지명했다. 부시 대통령은 "게이츠 전 국장이 참신한 견해와 훌륭한 관리경험을 보여줄 것"이라고 지명이유를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그러나 럼즈펠드를 경질하면서도 "적들은 `그래 미국이 곧 이라크를 떠날 것임을 의미하겠구나'라고 말할 지 모르지만 대답은 `노(No)'"라면서 "힘든 싸움이지만 우리는 이 싸움에서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조기철군 관측을 일축했다. 하지만 조기 철군을 주장하는 민주당이 상-하원을 장악함으로써 향후 이라크전비 삭감 등을 통해 철군 압박을 가시화할 것으로 보여, 부시 대통령이 언제까지 철군 거부 입장을 관철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후임 국방장관 게이츠는 아버지 부시 측근

럼즈펠드 경질은 그가 이라크전뿐 아니라 북핵 문제에서도 초강경 대응을 주장하면서 북한은 물론 한국과도 많은 갈등을 빚어온 인사라는 점에서 부시 정권의 한반도 정책에도 상당한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후임자로 지명된 게이츠 전 CIA국장의 경우 아버지 부시 대통령의 측근이었다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아버지 부시는 그동안 아들 부시에게 일방주의적 대북정책을 중단하고 '특사 파견' 등을 통한 북-미 직접대화로 북핵문제를 풀 것을 조언해왔기 때문이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부시 대통령이 게이츠를 국방장관 후임으로 지명한 것도 아버지 부시의 조언에 따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미국 증시에서는 럼즈펠드 경질 소식에 다우존스 지수가 사상최고치를 경질하며 환영하는 반응을 보였다.

당초 이날 증시는 공화당 참패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로 하락 출발했으나 럼즈펠드 장관의 경질 소식이 전해진 직후 상승세로 반전됐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 종가에 비해 19.77포인트(0.16%) 상승한 1만2천1백76.54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거래를 마감했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9.06포인트(0.38%) 오른 2천3백84.94를 기록했다.
박태견 기자

댓글이 0 개 있습니다.

↑ 맨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