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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이민법'으로 미국내 반토막 위기

LA 50만 시위 비롯해 민주당 대대적 反부시 공세 전개

새 이민법과 관련해 미국 사회가 양분될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주말 미국 로스앤젤레스 지역에 50만 명의 인파가 몰리고 다른 도시에도 수만 명이 불법이민 규제강화 법안에 대한 반대 시위를 벌였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상원의원을 포함한 민주당 정치인들도 새 이민법에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나서 공화당과 전면대결 국면에 진입햇다.

새 이민법 반대 시위, LA에 50만 몰려

외신들에 따르면, 27일부터(현지시간) 상원에서 불법이민 규제강화 법안에 대한 심의를 시작할 예정인 가운데 지난 25일과 26일 이민자들이 많이 살고 있는 로스앤젤레스에서는 50만 명 이상의 인파가 의회의 새 이민법 폐기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이 같은 대규모 시위가 일어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로스앤젤레스 경찰당국은 헬기를 동원해 시위 참가인원수를 파악해야만 했다. 시위대는 평화를 상징하는 흰색 티셔츠를 입고 미국과 멕시코를 외치며 불법이민자를 차별하는 새 이민법의 즉각 철폐를 요구하고 나섰다.

덴버에서도 지난 25일 새 이민법에 반대하는 5만여명이 모여 시위를 벌였고 텍사스 주 피닉스에서는 2만 여명 밀워키에도 1만여명이 참가한 새 이민법 반대시위가 발생했다.

남미계 불법이민자들이 주동이 된 시위에서 참가자들은 "우리가 학교를 짓고 우리가 음식을 조리한다"며 "미국의 발전은 우리들의 희생이 뒷받침된 것인데도 새이민법이 우리들을 미국에서 내쫓으려고 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힐러리, "새 이민법 천박하다"

법안 통과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고수해온 민주당도 즉각 부시정부를 비난하고 나섰다.

민주당의 유력한 대권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 의원은 상원에 이민법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담은 공개편지에서 "새 이민법이 타당하지 못하고 천박하기 짝이 없다"면서 "새 법안은 민사상 위법 행위인 불법체류를 중죄로 취급하는 것"이라며 비난했다. 클린턴 상원의원은 "이 법안이 불법 노동자들에게 더 많은 시련을 줄 것"이라며 "이 나라를 위대하게 만든 이들에게서 등을 돌리지 말라"며 법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또 이 법안이 미국을 소위 '경찰 국가"로 만든다며 1천2백만명에 이르는 불법 노동자들을 강제로 추방하려면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미국 내의 불법 이민자를 체포하기 위해 경찰의 수를 늘리기보단 국경경비를 강화해 테러로부터 보다 안전한 미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불법 노동자중 일부에게 시민권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새로운 법안이 "이곳에서 열심히 일하고 세금을 성실히 납부하며 법을 준수하는 그리고 미국 시민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길을 열어 줘야 한다"고 말했다.

1천2백만 불법체류자, 모두 적으로 규정

제임스 센센브레너 하원의원이 제출하여 센센브레너 법안이라 불리는 이민법은 2005년 12월 16일 연방 하원에서 찬성 2백39 반대 1백82로 통과된 법으로, 가장 강력한 불법 이민자 처벌 조항을 담고 있다.

이 법안은 미국과 멕시코간 국경에 장벽을 쌓기로 하는 등 국경통제 및 순찰 강화뿐만 아니라 불법이민자 심문 및 억류 권한을 부여하는 것을 포함하고 있다. 법안은 또 서류 미비(undocumented) 이민자들을 범죄자로 간주하고 이들을 고용하는 업주에 대해서도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불법 이민자 인권 옹호 단체의 활동도 불법으로 간주하여 형사 처벌 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와 함께 불법이민자에 대해 영주권 획득 기회를 박탈하는 조항을 담고 있어 시민, 종교단체의 반발을 사고 있다.

부시, 이중적 태도 국민 여론 악화

그러나 정작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새 이민법에 대해 이중적 태도를 취하고 있어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는 상황이다. 부시 대통령은 주말 라디오 담화를 통해 "미국은 이민자들의 나라"라면서도 "미국은 법의 국가"라고 말해 애매한 입장을 취했다.

부시대통령은 노동력 부족을 들어 불법이민자의 미국 체류 허용을 요구하는 상공인의 편을 드는가 하면, 한편으로는 불법이민자들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공화당 의견에 동조하는 태도를 취하기도 했다.

부시의 '갈팡질팡'이 미국내 분열을 가속화시키는 양상이다.
임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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