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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현 교육감 최후 진술문 전문]

"2억원은 큰돈이나 사람 살린다는 관점에서 적은돈"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9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때 진술한 최후진술 전문을 공개했다. 다음은 진술문 전문

곽노현 교육감 최후진술문

▲ 제 입장을 간략하게나마 밝힐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고맙습니다.

▲ 사실과 달리 진실은 인격적이고 규범적인 것입니다. 그래서 진실은 고해의 대상이지 공방의 대상이 아니라고 믿습니다. 하지만 진실을 말하는 건 때로는 불편하고 위태롭고 두렵기조차 합니다. 정황에 따라서는 너무나 큰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세상 살면서 이런 일 저런 일 겪다보니 결국은 때로는 불편하더라도 진실이 오래간다는 걸, 결국은 승리한다는 걸 배웠습니다. 진실에 대한 고해성사만이 나를 살리고 사회를 살릴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 그리하여 사건이 불거진 이후 지금까지 기자회견을 통해, 그리고 검찰조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을 숨김없이 말하기로 마음먹고 실천했습니다. 설령 여론의 법정에서 잠시 동안 오해와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국가의 법정에서 법적으로 자기부죄의 위험성이 있을지언정 진실에만 충성하고자 했습니다. 개인의 방어권을 아랑곳하지 않고, 법정공방의 기법에 연연하지 않고, 공인으로서 설명 책임을 다하고자 했습니다. 1억3천까지 나온 상황에서 2억원을 건넸다고 더 큰 액수를 시인한 게 좋은 예입니다.

▲ 저는 중범죄의 피의자로서는 이례적으로 검찰조사에 진지하고 열정적으로 임했습니다. 거침없이 제 입장을 당당하게 말했습니다. 재판과정에서 검찰의 녹취록이나 영상녹화CD를 보시면 확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 검찰의 수사목표와 질문의도를 잘 알고 있지만, 오해를 혹시 심화시킬 수 있는 상황에서도 진실의 정화력을 믿고 모든 사실을 말했습니다. 잡아떼거나 왜곡하지 않았습니다.

▲ 몇 가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나는 후보직을 매수하려 한 적이 없습니다. 동서지간인 실무자들 사이의 약속 같지 않은 구두약속에 대해서는 10월말까지 전혀 몰랐습니다. 제가 위임한 적도, 보고 받은 적도, 승인한 적도 없는 동서지간의 독단적인 충정에 입각한 해프닝이었습니다. 권원 없는 사람들의 비진의의사표시의 편의적 결합이었습니다. 자체 조사과정을 통해 인지하고 나서는 법적 도덕적 의무가 없음을 명백히 하고 추인한 적이 없습니다.

둘째, 해프닝 때문에 박명기 교수한테 저에 대한 오해와 불신, 원망이 쌓였고, 이것 때문에 저도 불쾌한 마음을 가졌습니다. 당연히 정책연대의 파트너로서 친밀한 협력관계로 나아가야 하는데 현실적으로는 사이가 멀어지고 벌어지기만 했습니다. 해프닝과 그로 말미암은 오해의 벽 때문입니다.

만약 이런 오해할만한 해프닝이 없었더라면, 즉, 정말로 조건 없는 단일화가 성사되었다면, 그리하여 박 교수와 제가 형님 아우로서, 교육개혁의 든든한 동반자로 원만한 관계가 설정되었더라면 보다 일찍 공개적인 방식으로 박 교수에게 긴급부조를 행해서 급한 불을 꺼줬을 겁니다. 교육개혁의 동지이자 동반자가 길거리에 나앉는 걸 그대로 방치하는 것이 인간의 도리는 아닐 겁니다.

▲ 무릇 긴급부조는 친밀한 사이에서 최후의 수단으로 최소한 행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저는 강경선 교수의 지혜로운 노력으로 박 교수의 오해와 원망이 풀리고 화해와 일치가 찾아왔을 때, 다시 말해서 박 교수의 자세가 해프닝에 기초한 권리모드에서 형제애에 기초한 구제모드로 바뀌었을 때 비로소 이 원칙이 충족되었다고 판단하였고, 그러면서 긴급부조를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11월 하순께입니다. 첫눈이 탐스럽게 내리던 11월28일자 따뜻했던 저녁회동은 형제애의 확인 자리였다고 보시면 됩니다.

▲ 아무리 선의라 할지라도 드러나면 요즘의 사태전개에서 드러나듯이, 사회적으로 큰 물의가 빚어지고 교육감 직에 누를 끼칠 일이기에 평생 처음, 조심스런 마음으로 남 몰래 현금으로 진행한 일이었습니다. 금액에 대해서도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불법의 관점에서 보면 2억은 몹시 큰돈이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빚더미에 내몰려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을 살린다는 선의의 관점에서 보면 적을 수도 있는 금액입니다.

▲ 하지만 마음은 떳떳했습니다. 한편으로는 늘 마음 한켠에서 미안한 마음을 가졌던 박명기 교수를 극도의 곤궁에서 벗어나게 해 살리는 일이었고, 제 40년 친구의 잘못된 판단에도 불구하고 우정을 살리는 길이었으며, 단일화를 바랐던 민주진보진영의 도덕성을 살리는 길이었습니다. 교육감직에 누가 되지 않기 위해서 몹시 힘들지만 홀로 짊어질 수밖에 없었던 저의 멍에, 저의 십자가였습니다.

▲ 아무리 제가 저 자신의 무죄를 확신해도 제 일로 사회적 물의가 빚어지고 제 사건을 놓고 사회적 이견과 갈등이 심합니다. 교육행정 및 교육정책 혁신동력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사회적 비용이 몹시 큽니다. 만약 이번 사건에서 사회적 비용을 능가하는 사회적 가치와 교훈이 도출되지 않는다면 저는 사회적 죄인에 다름 아닙니다. 나는 이런 인식 아래 사법절차에 임하면서 사자굴에 들어가는 심정으로 높은 정직과 진실에의 충성의무를 실천하고자 했습니다.

▲ 경위야 어떻든 많은 분들에게 걱정을 끼쳐드려 송구스러운 마음입니다. 수도 서울의 교육수장으로서 좀 더 슬기로운 방법은 없었는지 되묻기도 합니다. 제가 이 시점에서 바라는 것은 오직 하나, 제게 부여된 교육혁신의 소임을 수행하는 데 차질이 빚어지지 않는 것뿐입니다.

▲ 판사님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합니다.
김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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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이 18 개 있습니다.

  • 6 0
    영리한 놈

    이 사건은 박명기 교수가 대가성이 없다고 하였으니,
    이제 박명기 교수가 돈을 빌려서라도 국세청이나 세무서에 2억 받은거 증여세를 내어버리면 됩니다. 한 4000만원 정도 될것입니다.
    그러면 모든게 게임 아웃입니다.
    박명기 교수도 그 유치장 안에서 그러고 고생하실 필요가 없어요
    이게 무슨 바보 짓입니까? 참~~ 나 ..

  • 9 0
    변호사

    검찰이 곽교육감 인격의 50분의 1만 되어도 세상이 좀더 살기 좋아지지 않을까?

  • 18 0
    검찰의 허상

    곽교육감님의 도덕적 인격과 선의를 믿습니다...그리고 그렇게 느낍니다...

  • 12 0
    바우

    증여세는 받는 사람이 냅니다. 그럼으로 박명기 교수가 내는게 맞지요.
    진실은 그 자체로 빛이 납니다.
    곽교육감님의 인간됨과 성품을 이번 기회에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 사회가 아직도 희망이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곽 교육감님 같은 분들이
    소중한 등불을 들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 16 0
    연평섬

    곽노현동정론이 확대되고있다.
    수구언론과 검찰의 대국민사기극 용납할수없다.
    다른언론에게 사기치고 박명기 곽노현에게도 사기치고!
    이정권 막장정권! 사기그만쳐라!

  • 6 1
    진술문

    그는 단지 증여세만 탈세했다.

  • 21 0
    능쥐처참

    대한민국의 주적 검찰이 오직 이명박정권에 충성하고자
    없는 죄를 만들어 노대통령님을 물어 뜯을때
    대통령님은 감당키 어려운 위치에서 얼마나 힘드셨을까?
    자신의 티끌만한 먼지라도 민주진영세력에게 누가 될까..
    그렇게 돌아가신거구나...
    개검이 다시 칼춤을 추기 시작했다.

  • 23 0
    나는마수다

    이런 미친... 구속영장 발부됐다...

  • 34 1
    인간다움

    솔직한 느낌이 든다

  • 28 2
    구속영장 기각만이

    영장실질심사에서 중요한건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는가?그리고 도주의 우려가 있는가? 전자는 수사하면서 증거를 모아놨으니 말을 맞춘다는 얼토당토 않는 말로 그런 우려가 있다고 할 근거가 없고 후자는 교육감이란 중책을 맡고 있으니 더더욱 말이 안된다. 법원판사야 왜 눈치를 보니? 빨리 구속영장 기각 하라.

  • 45 1
    사법부의 양심...

    만약 사법부가 이번 판단을 잘못하게 된다면 앞으로 이 나라는 "선의"라는 행위자체도 영원히 사라지고 나 혼자 잘 살면 그만이란 이기주의는 극도로 팽배해질 것입니다. 재판부의 양심적인 판단을 기대합니다.

  • 34 1
    체어맨

    왜곡된 역사의 진실은 시간이 해결해주는거라지만 작금의 진실은 하루만에 알 수가 있었습니다. 이제 진실을 왜곡되게 만들려는 사람들.... 정권바뀌면 바로 해결 되시겠네요

  • 36 1
    공감

    저도 2005년도에 빠듯한 봉급을 쪼개 3만원씩 5년간 적금을 부어 탄 돈 200만원을 25년전 군대제대 동기에게 아무런 댓가없이 어려운 생활에 보탬이 될거라는 생각에 그냥 준적이 있습니다. 그냥 웃으면서 이거 쓰게 하면서---

  • 15 1
    웃자

    신영철이
    담당 판사에게
    대내외비, 친전
    메일 한 번 보내면, 바로 구속 아닐까?

  • 41 3
    진실승리

    곽교육님을 믿습니다. 재판부는 바른 판단을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52 2
    신의

    선생님 힘내십시요.
    정직과 신의를 지키고 선생님의 추진하는 이 일이 교육의 참된 혁신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앞으로도 후학들을 위해 힘써 주십시요
    건강하십시요.

  • 52 3
    잘되길 바랍니다!!

    곽노현 교육감님 말씀을 믿습니다!!재판에서 꼭승리 하시길 바랍니다!!

  • 59 3
    진실의 힘

    이 메마른 사회에 한줄기 빛이십니다...곽교육감님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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