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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미국은 폭락, 한국은 폭등

38년만에 최대 폭락, 거래도 급감. 한국은 '추병직 신도시'로 폭등

미국 기존 주택평균 가격이 36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폭락하고 기존 주택 거래량도 6개월 연속 하락, '미국발(發) 부동산거품 파열'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아 최근 추경석 건설교통부장관의 신도시 발언후 부동산값 폭등이 재연된 국내시장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美 집값 1969년 이후 최대폭락, 거래량도 급감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블룸버그통신>, <포브스> 등에 따르면, 미국 부동산중개인연합회(NAR)은 이날 9월중 기존 주택 평균가격이 21만9천8백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동기에 비해 2.2% 급락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하락 폭은 NAR이 조사를 시작한 지난 1969년이래 38년만에 월간 기준으로 가장 큰 폭의 하락이자, 부동산업계의 예상치보다 더 큰 폭의 하락이어서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또한 이같은 9월의 2.2% 하락은 지난 8월의 1.7% 하락에 뒤이은 것으로. 두달 연속 주택 판매 가격이 떨어지기는 16년만에 처음이다.

집값 폭락 속에 주택 거래량도 급감, 집값 폭락이 더욱 확산될 것임을 예고했다. 9월 기존 주택 거래량은 6백18만 채로 전달 6백30만 채에 비해 1.9% 감소했다. 이는 6개월 연속 하락세이자, 2004년 1월 이후 최저치이다.

특히 그동안 집값이 급등했던 뉴욕 등 북동부 3.7%, 서부 3.1%, 중서부 2.8% 순으로 거래가 급감하며 집값이 폭락, 집값 폭락 현상이 빠르게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전망 놓고 전문가들 시각 엇갈려

미국 집값 전망을 놓고서 미국 전문가들 사이에 시각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NAR은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주택 매물은 전달에 비해 2.4% 감소한 3백75만 채로 조사됐다"며 "균형점에 도달할려면 현재 7.3개월치인 재고량이 6개월치까지 떨어져야 할 것"으로 전망, 앞으로 집값 하락이 상당기간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NAR의 이코노미스트인 로렌스 윤은 “주택 주택재고량이 최고점에 도달한 것으로 보이며 향후 재고량은 점차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주택가격 하락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으며 빨라야 내년 초에야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메릴랜드 대학 경제학과 교수인 피터 모리시 교수도 “최근 수년간 주택가격 상승은 시장의 변화를 초래했다”며 “주택 재고 물량이 증가함에 따라 이 같은 조정은 적어도 내년 봄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선트러스트 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그레고리 밀러는 “주택 시장의 공급측면이 주택 가격 하락의 주요 역할을 하고 있다”며 “두 달 전까지는 주택 소유자들이 매물을 내 놓지 않고 가격 하락을 막아왔지만 이제 그 같은 현상은 종료된 것 같다”고 분석, 집값 폭락에 놀란 집 보유자들의 매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집값 폭락이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 주택 시장 침체가 계속되 주택 가격과 거래량 모두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publicradio.org


미연준, 집값 폭락에 금리 동결. 미경제 타격 받기 시작

한편 집값 폭락에 따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 금리를 기존 5.25%로 지난 8월 이후 3개월 연속 동결키로 했다. FOMC는 금리동결을 발표하면서 “경제 성장률이 주택시장 하락을 반영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해 주택 시장 침체를 이자율 동결의 주된 이유로 꼽았다.

주택 경기 침체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어 주택 시장 침체가 시작된 2.4분기 GDP는 2.6% 성장에 그쳐 1.4분기의 5.6%보다 급감했으며, 26일 발표될 예정인 3.4분기 GDP 성장률 역시 2.1%로 추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의 부동산거품이 터지면서 미국경제에도 심대한 타격을 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의 주택대출 금리는 연준 기준금리인 5.25%보다 3%포인트 이상 높은 8.5%대에 형성돼 있다. 그동안 미연준의 지속적 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높아지면서 금리부담이 무거워지자 그동안 차입을 통한 주택투기를 해온 세력들이 매물을 쏟아내기 시작하면서 집값이 폭락하고, 미국경제에도 본격적으로 타격을 가하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만 집값 폭등, 언제까지 가능할까

삼성경제연구소 등 민간경제연구소들은 연초부터 '한국경제의 3대 복병' 중 하나로 '미국발 부동산거품 파열'을 꼽아왔다. 전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형성된 부동산거품이 미국의 부동산거품 파열을 신호탄으로 도미노식으로 파열하고, 특히 한국에 심대한 타격을 미칠 것으로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같은 우려에 아랑곳하지 않고 최근 추병직 건설교통부장관의 신도시 추가건설 발표 등으로 수도권과 서울 강-남북의 집값-땅값은 재차 폭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특히 내년 대통령선거라는 정치 시즌이 도래하면서, 정치권의 부동산경기 부양 욕구가 커지면서 부동산거품을 한층 심화시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과연 미국 등 전세계 부동산거품이 터지더라도 한국만 '부동산 불패 신화'를 이어갈 수 있을까. 경제전문가들은 말한다. '엄청난 착각'이라고. 글로벌경제하에서 예외는 있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정부와 정치권이 이 사실을 직시하기를 바라나 '기대난망'이라는 것이 현재 한국의 비극이다.
임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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