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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네오콘 “美국방부, 현대-삼성 납품 끊어야”

개프니 "북한 철저히 파멸시켜야. 한국은 이름뿐인 동맹"

미국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의 핵심 이론가인 프랭크 개프니(53) 안보정책센터(CSP) 회장이 24일(현지시각) 현대와 삼성이 북한과 거래를 끊지 않을 경우 긴급 청문회를 연 뒤 두 회사의 납품을 받아온 미 국방부가 두 회사와 거래를 끊어야 한다고 주장, 파문이 일고 있다.

구체적 한국기업 이름을 거명하며 남북경협 대가로 보복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주장이 공론화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북한 철저하게 파멸시켜야. 한국은 이름뿐인 동맹”

통일교가 발행하는 <워싱턴타임스>의 칼럼니스트를 맡고 있기도 한 개프니 회장은 24일(현지시간) <워싱턴타임스>에 쓴 ‘북한을 헐벗게 해야’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캐프니는 우선 “최근 중국이 특사를 북한에 파견한 이후 관련국들의 외교관들이 새로운 협상으로 이 상황을 타개해려는 노력을 기울일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충분히 예측가능한 일이었다”며 “이는 과거의 관행으로 볼 때 북한에 대해 전략적, 금융과 정치적인 양보를 할 가능성이 높으며, 북한은 이를 기회로 핵무기를 개발하고 장거리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완벽하게 보강할 것”이라며, 김정일-탕자쉬안 회동후 조성되기 시작한 대화를 통한 북핵 해결 움직임을 경계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북한에 대해 과거와 철저하게 다른 정책을 채택해야 하며 이는 김정일 정권을 지지해주기보다는 철저하게 파멸시키는 정책이 돼야 한다”며 “이렇게 해야 북한이 대량살상무기를 과시하고 이를 다른 나라에 팔아넘기는 등 폭압적인 독재국가로 돌아가는 대변동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김정일 정권 붕괴론을 주장했다.

그는 북한 정권을 붕괴시키는 과정의 2대 장애로 중국과 한국을 꼽고, "첫째 장애인 공산주의 중국은 콘돌리자 라이스 장관이 아무리 함께 경쟁을 하면서 다투자고 하더라도 중국이 자유라는 가치의 협력자가 될 리가 만무하다"며 "또 우리의 이름뿐인 동맹인 한국이 제기하는 둘째 장애도 문제이지만 아마 중국보다는 다루기 쉬운 장애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 국방부에 납품하고 있는 현대-삼성의 대북지원 충격적"

개프니는 이어 본격적으로 현대-삼성의 고유명사를 거론하며 양 기업을 맹비난했다.

그는 “현대를 필두로 한 한국의 10여개 기업들이 주민들을 괴롭히는 북한정권의 생명을 연장시켜 주고 있다”며 “이와 함께 한국이 북한의 사회간접자본(SOC)을 후원해주고 있다”고 대북경협 사업을 하고 있는 한국기업들을 비난했다.

그는 “현대아산의 웹사이트를 들어가 자료를 검색한 결과 한국은 북한에 대해 1백50억달러의 사회간접자본 투자를 하고 있고, 과정에서 북한 노동자들이 노예처럼 착취당하고 있다”며 "현대는 (북한 뿐 아니라) 이란과 수단 등에서도 미국의 사활적인 이익에 반하는 활동을 하는데도, 놀랍게도 현대 자회사 여러 개가 2005년 현재 미 국방부에 납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삼성에 대해서도 "미 국방부의 또 하나의 납품업체 삼성도 북한 김정일과 사업하고 있다는 점은 충격적“이라며 "현대와 삼성을 비롯해 우리의 적을 돕는 회사들은 미국투자가들과 사업할 것이냐 아니면 적들과 사업할 것이냐 양자택일토록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 국방부는 이러한 '이중 거래상'들에 의존하는 것을 즉각 끊어야 한다"며 ”현대와 삼성을 포함해 테러지원 정권들과 거래하는 회사들의 국방부 납품 실태에 대해 의회가 긴급 청문회를 열고 핵심 주제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미국민은 즉각 연금기금을 포함해 자신들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즉각 재검토해야 한다"고 한국에 대한 주식투자 중단도 주장했다.

그는 "북한 위기에 대한 관리를 민영화할 때가 왔다"며 “6자회담에서 ‘정직한 중재자’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공산주의 국가 중국을 믿거나 심각한 모순에 놓인 동맹국 한국을 믿기보다는 미국인들이 평양에 맞서 동기를 부여받을 수 있는 ‘북한 헐벗게 하기’를 통해 이 위험을 끝내야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미국 네오콘의 핵심 이론가인 프랭크 개프니 안보정책센터(CSP) 회장 ⓒ 라이트웹


대북사업 활발히 하는 통일교는 왜 언급 안하나

개프니는 미국의 이라크전을 가장 적극 옹호했으며 윌리엄 브리스톨 <위클리 스탠더드> 편집장, 리처드 펄 전 국방정책위원장 등 네오콘들과 함께 안보정책센터 등을 통해 네오콘의 이론을 전파해온 대표적 인물 중 한명으로, 부시 행정부에 외교정책 조언을 자주 해주면서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해온 인물이다.

레이건 행정부 당시 국방부 차관보로 재직했던 개프니 회장은 강력한 카리스마와 지도력를 바탕으로 안보정책센터를 대표적인 국제외교정책을 다루는 네오콘의 집결지로 성장시켰으며, 특히 미국의 국방력 강화 및 이라크전으로 대표되는 대외 개입정책을 적극 주창하는 한편 미국내 우익 시오니스트와 이스라엘의 세력의 극대화를 추구해온 유대계 세력의 핵심 대변자이기도 하다.

개프니의 주장은 그러나 자기모순적이기도 하다. 그는 대북사업을 하는 한국기업들에 대해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정작 자신이 컬럼니스트를 맡고 있고 문제의 글을 기고한 <워싱턴타임스>를 발행하는 통일교가 가장 적극적인 대북투자 기업이라는 사실은 철저히 은폐하고 있다. 통일교는 현재 북한에 평화자동차를 비롯해 여러 형태로 투자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따라서 현대그룹 일각에서는 개프니 주장이 대북사업 선두주자인 현대그룹 등에 타격을 가하면서 통일교 등이 반사이익을 얻도록 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삼성측은 "삼성전기가 작은 규모의 대북사업을 하고 있는 정도인데 이를 문제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일축했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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