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촛불시위후 MB의 정치보복 시작됐다"
"진보언론, 어찌 그리 사람의 살점을 후벼 파는지"
"촛불 배후가 우리? 정말 놀라운 상상력이자 피해의식"
문 이사장은 우선 MB정부의 참여정부 인사 탄압이 MB집권초 발발한 촛불시위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도 우리도 촛불시위의 후속 대응이 정치보복이고, 보복의 칼끝이 우리에게 향하리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다"며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에 대한 이명박 정권의 증오심과 적대감이 그때부터 시작됐다는 것도 한참 후에 알게됐다. 촛불시위의 배후로 우리를 의심했다는 얘기 역시 한참 후에 알게 됐다. 정말 놀라운 상상력이고 피해의식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보복의 시작은 참여정부 사람들에 대한 치졸한 뒷조사였다. 이해찬 전 총리,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뒷조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가 들려왔다. 이병완 전 비서실장과 김병준 전 교육부총리는 아예 주변 인물들을 대놓고 잡아들이며 약점을 캐고 있다는 얘기도 속속 들려왔다"며 "그분들뿐이 아니었다. 386출신 몇몇 비서관들까지 꼬투리를 잡으려고 혈안이 돼 있다는 말도 전해졌다. 본인들에게서 흠이 잡히지 않으면 주변 사람들을 마구잡이로 잡아들이거나 쥐어짜내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칼끝은 슬슬 대통령에게 겨눠지기 시작했다. 먼저 대통령 기록물을 두고 망신주기가 시작됐다"며 "기록물 사건이 마무리되니까 이번엔 쌀 직불금 문제를 갖고 망신을 줬다. 마치 참여정부에서 잘못한 것을 자신들은 설거지하는 것처럼 몰아갔다. 그 무렵이 돼서야 '아, 이명박 정부가 노 대통령과 봉하마을을 상대로 정치적 대립국면을 형성하고 있구나'라는 느낌을 갖게 됐다"고 회고했다.
그는 노건평 비리에 대해선 "사실 형님 문제는 청와대 있을 때부터 각별히 신경 썼던 일이라 아차 싶었다. 세종증권 문제와 박연차 문제도 안 좋은 낌새가 있긴 했다. 청와대 있을 때 불미스런 얘기가 들려왔다. 민정수석실 사정비서관실 내 특감반이 관련 첩보를 입수했다. 철저히 알아보라고 지시했다"며 "조금이라도 (그때) 단서가 있었거나 형님이 사실대로 얘기해 줬더라면 결코 덮고 넘어가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가 우리 손으로 제기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노건평 비리에 대한 노 전 대통령의 반응과 관련해선 "평소 같으면 굉장히 야단을 치고 화를 내실만도 한데, 단 한번도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끝내 우리 앞에서는 큰 소리 한번 안치셨다. 나는 그게 이상하게 보였다. 도저히 달관할 수 없는 일을 달관한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라고 회상했다.
노 전 대통령은 대신 "결국은 다 내 책임이다. 내가 오랫동안 경제적으로 무능했고, 장래에 대해 아무런 믿음을 못주니 집사람과 정상문 비서관이 그렇게 한 게 아니겠는가. 다 내 잘못"이라며 "나는 오래 정치를 하면서 단련이 됐지만, 가족들은 단련시키지 못했다"는 말을 했다고 그는 전했다.
"검찰과 언론의 마녀사냥 견디기 힘든 수준이었다"
문 이사장은 "검찰과 언론이 한 통속이 돼 벌이는 여론재판과 마녀사냥은 견디기 힘든 수준이었다. 대통령을 아예 파렴치범으로 몰아갔다. 검찰에서는 홍만표 수사기획관이 아침저녁으로 공식 브리핑을 했다. 중수부장 이하 검사들도 언론에 수사상황을 모두 흘렸다. 심지어 검찰관계자라는 이름의 속칭 '빨대'가 이야기를 더 풍부하게 보탰다"며 "뇌물로 받은 1억원짜리 시계를 논두렁에 갖다 버렸다는 '논두렁 시계' 소설이 단적이 예"라고 검찰과 언론을 싸잡아 질타했다.
그는 특히 언론에 대해 "언론은 기꺼이 그 공범이 됐다. 무엇보다 아팠던 것은 진보라는 언론들이었다. 기사는 보수언론과 별 차이가 없었지만 칼럼이나 사설이 어찌 그리 사람의 살점을 후벼 파는 것 같은지, 무서울 정도였다"고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그는 "대통령과 우리는 그때 엄청나게 인내하면서 대응했다. 그 일을 겪고 보니 적절한 대응이었는지 후회가 많이 남는다. 너무 조심스럽게만 대응한 게 아닌가. 대통령이 정말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속 시원하게 대변해 드리지 못한 게 아닌가... 정면으로 '전직 대통령을 표적으로 삼은 비열한 정치적 수사다!'라고 하면서 문제를 제기하고, 때로는 수사를 아예 전면 거부한다든지 맞대응을 했어야 되지 않았나 하는 회한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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