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치부심하던 노회찬, 오세훈 융단폭격
노 "오세훈은 건설에 미쳐" vs 오 "한국, 그리스처럼 될 수도"
이날 밤 MBC <100분토론> 초청 토론회에는 처음으로 노회찬 진보신당 후보도 참가했다. 노회찬 후보는 이 기회를 학수고대했다는듯 공세의 선봉에 섰다.
노 후보는 "오세훈 후보가 '복지예산을 많이 늘였다'고 하지만 사실 16개 광역 시도 중에서 전체예산대비 복지예산 순위는 14위에 불과하다"며 "오 후보가 직접 입안한 2009년 중기지방재정계획에 따르면 도로교통 예산은 2010년 1조8천억원에서 2013년 3조4천억원으로 88% 증가하게 돼 있다. 반면 복지예산은 4조원에서 2013년 같은 기간동안 14% 증가하는 데 불과하다. 복지에 미쳤다고도 말씀하신 것 같은데 이 자료를 보면 복지에 미친 게 아니라 도로에 미쳤거나 건설에 미쳤다"고 폭격을 가했다.
오 후보는 이에 대해 "복지는 예산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음이 더 중요하다"며 "지난주에 유엔으로부터 서울시의 복지정책 2개를 대상과 우수상을 주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대상은 생활밀착형 여성정책이고, 우수상은 희망플러스통장 정책이다. 여기에 들어가는 예산도 많지 않다. 200억원 수준이다. 이것이 아주 폭발적인 희망과 미래를 보여주고 있다. 복지정책은 이렇게 돈으로 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아이디어와 그분들에게 희망을 드리는 그러한 열정으로 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노 후보는 그러자 "어제 토론회에서는 '돈을 쓰는 걸 보면 사업의 주안점을 알 수 있다'고 한 후보가 오세훈 후보다. 지금 얘기하는 것과 정반대의 얘기를 했다"고 힐난한 뒤, "어제는 또 교육예산을 3천억원 정도 4년동안 마련해 교육예산을 쓴 최초의 서울시장이라고 선전을 했다. 그런데 그것은 제가 알아보니까 교육조례가 통과되어서 그 교육예산이 자동적으로 확보된 것이었고, 그 조례 통과시점은 오세훈 시장 취임 전이었다"며 꼬집었다. 그는 "남이 만든 돈을 자기가 쓴 건데, 유산 상속 받은 거 하고 자기가 번 돈하고 구분할 줄 모르나? 남의 치적을 가로채는 이런 일은 다시는 없었으면 한다"고 특유의 독설을 가했다.
오 후보는 그러자 "지금 여러 후보가 복지나 보육, 이런 데에 엄청난 예산을 쓰겠다고 공약하면서 그 예산 준비는 현직시장이 하던 여러 건설사업을 안하면 된다는 논리를 펴고있다"며 "여기에 함정이 있다"고 반박에 나섰다. 그는 "이런 건설비를 쓰는 것은 한시적이다. 그러나 보육이나 이런 복지 예산은 한번 쓰기 시작하면 낮출 수가 없다"며 "지금 유럽의 그리스와 같은 나라가 재정 파탄으로 전 유럽을 금융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얼마나 무책임한 공약들이 남발되고 있나? 이런 공약들이 계속되면 서울도 곧 그리스처럼 될 수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국제통'인 지상욱 후보가 "오세훈 후보 말을 듣고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영국에서 한때 '밀레니엄 프로젝트'라고 지금의 디자인 서울과 같은 거대한 돈을 들여서 하는 프로젝트를 한 적이 있다. 결국은 그 프로젝트는 거대한 돈 때문에 영국을 파산에 이르게 했다. 복지 때문에 파산한 게 아니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한명숙 후보도 "오 후보는 그동안 외형, 대형 위주의 개발이 주된 사업으로 한강르네상스, 한강운하, 디자인서울, 광화문 광장 등 여러가지가 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그 프레임이 바뀌었다. 공교육을 살리겠다. 교육시장이 되겠다고 한다"며 "그리고 복지시장이 되겠다고 한다. 왜 바뀌었겠나? 지금까지 하던 일이 서울시민들로부터 외면받고 있기 때문이 아니겠나? 어떤 것이 진짜이고 어떤 것이 가짜인지 가려달라. 이제 더이상 속으면 안된다"고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노회찬 후보는 "역대 서울시장 중에서 가장 큰 빚을 후임자에게 남긴 시장이 오세훈"이라며 "그런데 복지라도 제대로 해서 그 빚을 넘겼다면 모르겠는데 디자인만 하다가 빚이 늘어났기 때문에 참으로 문제"라고 야당 협공의 대미를 장식했다.
오 후보는 마무리 발언을 통해 "시장이 해야 할 일은 삶의 질 향상과 도시경쟁력 강화다. 많은 후보들이 있지만 도시경쟁력 향상에 대한 비전이 있는 후보는 저밖에 없는 것 같다"며 "이번 선거는 미래형 시장과 무능과 부패, 과거회귀세력과의 전쟁이다. 전국의 판세를 보면 그런 특징이 더더욱 드러난다. 누가 미래를 책임질 시장인지 누가 과거회귀형 시장인지 현명한 판단을 내려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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