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한명숙, 서울시장 관훈토론 격돌
<현장> 4대강-천안함 놓고 팽팽한 시각차
한명숙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오세훈-한명숙 서울시장 후보 토론회'에서 우선 차기대선 출마 여부와 관련, "지금까지의 제 공직 경험을 총 동원해 사람 살리는 서울을 한번 만들어 보겠다는 열망으로 나왔다"며 "대권도전에는 관심도 없고 나가지도 않겠다. 서울시를 마지막으로 저의 정치인생을 마감하겠다"고 대선불출마 입장을 분명히 했다.
오세훈 후보 역시 "앞으로 다른 생각할 여유가 없다"며 "분명히 4년 임기를 꽉 채우는 최초의 재선시장이 될 것"이라고 차기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다시 한번 분명하게 확언 드리겠다"며 "재선에 도전한 것도 대부분 서울시의 중장기 프로젝트로 시작됐던 서울형 그물망 복지를 실현하기 위해서"라고 덧붙였다.
두 후보는 4대강사업, 천안함 사태 등 주요쟁점들을 놓고 뚜렷한 시각차를 보였다.
오세훈 후보는 우선 최대쟁점중 하나인 4대강사업과 관련 "4대강 사업은 필요하다"면서도 "다만 아쉬운것은 한꺼번에 할게 아니라 낙동강과 영산강을 (이명박 대통령) 임기중에 먼저 해 성과를 보고난 뒤 한강과 금강을 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쉬움이 남는다"고 단계적 추진을 주장했다. 그는 또 "미리 충분한 필요성을 홍보했다면 지금과 같은 거센 반대와 국론분열을 막았을 텐데 아쉽다"며 정부측 홍보부족에 유감을 표명하기도 했다.
반면에 한명숙 후보는 "4대강 살리기라 명명했지만 이것은 운하사업이었다"며 "그것이 국민적 반발에 직면하자 이름을 바꾸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이름이 바뀌었지만 그 내용을 보면 처음의 운하사업과 다를 게 없다"고 질타했다. 그는 "4대강 사업이 경부운하 사업의 전초사업으로 되고있다. 멀쩡한 강을 파헤쳐 자연을 훼손하는 이런 일을 앞으로 어떻게 우리가 대처해야 할지 참으로 난감하다"며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세훈 후보는 천안함 침몰과 관련해선 "지금 국제공조를 통한 진상조사가 이뤄지면서 계속 나오는 보도에 의하면 북한 소행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판단된다"며 "만일 북한의 소행으로 드러난다면 3가지 제재방법, 외교-경제-군사적 제재가 있다. 그러나 군사적 제재는 보복의 악순환을 불러오기에 충분한 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며 군사제재에 반대했다.
그는 또 "초기 위기대응능력이나 보고체계에 대한 허점이 나오는데는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도 "다만 전반적으로 볼 때 사후 대처는 평가할 만하다. 국제적 공조를 이뤘고, 초기에 '특정세력에 의한 소행이 아니다' 라는 냉정하고 객관적 입장을 전제한 것이 정부 신뢰를 높이고 국민적 단결을 높였다. 전반적인 정부의 대처는 평가해 줄 만하다"고 말했다.
반면에 한명숙 후보는 "천안함 사태가 발발한지 거의 한달이 다 돼가는데도 불구하고 국제적 전문가들과 국내 전문가, 국방부가 함께 진상조사를 함에도 불구하고 명확한 결과를 밝히지 못하고 있다"며 "이것이 우선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각을 세웠다.
그는 "이는 우리나라의 중차대한 안보문제 뿐 아니라 국제적 문제와도 연계돼 있는 것이라 엄청난 파장이 있다"며 "이러한 안보 문제를 가정을 전제로 답변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진상조사가 하루빨리 되고 그 진상조사에 의해서 적절한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며 신중한 대응을 주문했다.
오 후보는 한 후보에 대한 공세도 전개했다.
오 후보는 "한명숙 후보의 공약 중 서울의 삶의 질 향상에 대한 공약은 나왔는데 도시경쟁력 방안은 잘 찾아볼 수가 없었다"며 "나는 도시 GDP의 10~15%까지 창출되는 관광사업 육성을 위해 여러가지 투자를 계속해왔다. 한 후보는 서울의 존재와 인지도를 높이고 호감도를 높이는 방법을 연구해 둔 게 있나?"라고 공세를 폈다.
한 후보는 이에 "오세훈 시장은 디자인 서울, 광화문 광장, 한강 르네상스라든지 소위 개발 위주의 전시성 행정이 굉장히 크다고 생각한다"고 맞받은 뒤, "미래의 도시 경쟁력 부분에서 나와 철학이 다르다. 미래 도시의 경쟁력은 우리가 정말 거대한 건물을 지어 관광을 오는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보다 우리가 가진 역사, 우리가 가진 한국 사람들의 냄새, 말, 정, 이런 것을 종합적으로 살려 정말 사람들이 쾌적하게 살 수 있는 특성화된 동네를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그는 더 나아가 "지금 해외 홍보비를 많이 쓰셨는데 그것으로 30%이상 외국관광객이 늘었났다고 하는데 그 영향도 있겠지만 사실상 환율 때문이다. 중국, 일본 관광객이 대다수로 주로 쇼핑 관광"이라며 "고건 시장 시절때 4년간 300억원을 사용했는데, 오 시장은 4년동안 1600억원을 넘겨 써 5배나 넘는다"고 힐난했다.
오 후보는 이에 대해 "지하철 홍보비는 메트로나 도시철도가 서울시 산하 단체라서 돈이 많이 안든다"며 "제작원가만 든다. 홍보에 지나친 금액을 투자했다는 것은 정치공세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두 후보는 무상급식 문제를 놓고서도 첨예하게 맞섰다.
오 후보는 "한 후보가 무상급식 논의가 진행될 때인 지난 2006년 때 국무총리가 됐는데 취임 후 총리가 주재한 회의에서 무상급식안에 동의하지 않았다"며 "칼자루가 있을 때는 삭감했다가 선거를 앞두고 말하는 것은 그 사이 교육철학이 바뀐 거냐"고 힐난했다.
한 후보는 이에 대해 "무상급식에 대한 철학은 예나 지금이나 다름이 없다. 다만 현실적 재정문제로 그랬을 것"이라며 "무상급식 받는 아이들에게 부모의 가난을 증명해야 밥을 한그릇 주는 것인데, 당당하게 키워야 할 아이들에게 상처 한 그릇을 더 주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