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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양로원, 엘리베이터 고장나 노인들 3개월째 갇혀

대다수 노인 기력 쇠해 계단이용 못해

영국의 한 양로원에서 12명의 노인이 지난 크리스마스 이후 양로원 위층에 갇혀 아랫층이나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고 영국의 <텔레그래프>지가 20일(현지시간)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에버딘 시에서 13마일 떨어진 마을에 있는 한 양로원의 엘리베이터가 고장나 수리를 위해 기어박스가 철거되면서 위층에 있던 쇠약한 노인들이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갇힌 신세가 됐다.

안전상의 이유로 계단을 통해 노인들을 탈출시키려는 계획을 포기한 양로원측은 노인들의 안정을 위하여 연예인들과 마술사들을 들여보내고 있다. 또한 교회 목사는 각 층을 돌아다니며 예배를 보고 있다. 모두 80대인 노인들은 식당으로 내려 올 기력도 없어 식사가 방까지 직접 배달되고 있다.

전체 21명의 양로원 입주자 중 단 9 명만이 계단을 통해 거동할 수 있는 상태이며 나머지 12명은 거동이 불편해 고장난 엘리베이터가 수리될 때까지 각자의 방에 갇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교회는 이미 수차례 조속한 수리를 요구했으며 수리를 맡은 업체는 다음달 10일까지 돼야 수리를 마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양로원 관리자인 수잔 헤이워드는 "이번 일로 인해 보다 더 가깝게 생활하게 된 노인들이 새로운 친분을 쌓기도 한다"고 말했지만, 가족들은 퇴거를 결정하거나 마음이 많이 상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름을 밝히기 거부한 한 가족은 "어머니에게 친구를 만들어 드리기 위해 양로원에 보내드렸는데 매일 어머니를 위해 양로원을 방문해야 한다"면서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양로원의 직원들이 최선을 다한다는 것은 알지만 노인들이 점점 우울해 한다"며 걱정을 털어 놓기도 했다.
임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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