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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갑제 "이제 '반미'와 '핵무장' 할 때"

미국의 배신 맹비난하며 "일본처럼 우리도 핵무장 추진해야"

미국 부시정권의 한미연합사 해체 추진에 강한 충격과 배신감을 느낀 극우논객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가 '반미'를 주장하며 독자적 핵무장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갑제, 부시정권의 전시 작통권 조기 이양 추진에 '충격'

조씨는 6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띄운 '우리가 핵개발을 해야 할 때'라는 글을 통해 "노무현씨가 '대국민사기, 밀실작당(作黨), 이적행위'로써 추진하는 한미 연합군해체 공작에 대해서 미국이 국익 차원에서 해체에 동의하기로 하면 애국세력의 대응은 차원을 달리하여 이어져야 한다"며, 최근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 등 미국의 전시 작전통제권 조기 이양 의지로 받은 극우진영의 충격과 배신감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그는 "(한미연합사 해체로) 핵우산이 날아가버린 한반도에서 한국은 거의 벌거벗은 상태로 핵무장한 김정일 정권의 공갈 협박을 상대해야 한다. 핵무장한 나라와 재래식 무장만 한 나라는 상대가 되지 않는다. 기계화 사단을 늘린다고, 전투기를 두 배 세 배 증강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며 "인접 적국이 핵무기를 개발한 상황이 되면 우리도 핵무기를 개발하든지 아니면 적의 속국이 되는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조씨는 한미연합사 해체후 대응과 관련, 며칠 전 박철언 전 의원이 주장한 것과 마찬가지로 핵무장 추진에 앞서 미국에 전술핵 한반도 재배치를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에 대해서 일단 철수시켰던 전술핵을 한반도에 재배치해달라고 요구할 순 있다"며 "한미연합군을 해체할 때는 언제이고 전술핵을 애걸하는 것은 또 무엇인가 하고 미국이 경멸하겠지만 국가의 사활이 걸린 문제에서 체면이 중요한 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나 이어 "만약 미국이 거절하면 한국은 생존을 위한 선택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즉, 우리도 핵무기를 만드는 것이다. 우리가 가진 경제력과 과학기술력을 동원한다면 북한보다 훨씬 많은 핵무기를 훨씬 빨리 만들 수 있다"고 독자적 핵무장을 주장하며 "물론 이를 둘러싼 국제적 갈등과 긴장이 조성될 것이지만 우리로서는 할 말이 있다"고 주장했다.

반미와 핵무장을 주장해 관심을 끌고 있는 조갑제씨. ⓒ연합뉴스


조씨, 나카소네의 '핵무장' 빙자해 "한국도 핵무장해야"

친일 성향의 조씨는 전날 일본 극우 나카소네 전 총리의 '일본 핵무장' 주장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며, 일본도 그런 만큼 한국도 핵무장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조씨는 "일본도 나카소네 전 수상이 일본의 핵무장을 연구해야 한다고 공언하기 시작했다. 이것도 북핵에 대한 반응이다"라며 "바다 멀리 있는 일본이 이럴진대 우리가 핵무장하자는 이야기는 너무나 절실하고 논리가 선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한국이 핵무장하겠다고 하면 미국이 북핵문제에 대해서 결단을 내리든지 핵우산의 제공에 대해서 확실한 약속을 하면서 달래려 할 것이다. 한국이 주도권을 쥐는 것"이라며, "1970년대 중반 미군이 월남에서 철수하여 월남의 공산화를 허용하는 것을 본 박정희 당시 대통령은 핵개발을 공공연하게 추진하여 미국을 긴장시켰다. 미국의 압력을 들어주는 척하면서 한국은 미국으로부터 핵우산의 제공 약속 등 확실한 군사적 보장을 받았다"며 자칭 '박정희 신도'답게 고 박 대통령의 핵무장화 노선을 승계할 것을 주장했다.

"이제는 애국세력이 국익 차원의 반미 생각할 때"

조씨는 핵무장이야말로 우익만이 할 수 있는 애국의 길이라는 논리를 펴기도 했다.

그는 "한국의 친북좌파는 애국심도 우국심(憂國心)도 없으므로 한국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들은 한국이 핵무장을 하지 않고 김정일의 핵공갈에 무방비 상태로 끌려가도록 방치하려 할 것이다. 노무현씨도 같은 생각일 것이다. 좌파의 심부름꾼들이 이끄는 국방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라며 "핵무장 요구는 한국의 애국세력만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원래 애국세력은 국익을 최고의 가치로 생각한다"며 "국익에 도움이 되면 애국세력이 반미할 수도 있다. 이승만, 박정희처럼"이라며, 이승만-박정희를 본받아 반미 투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그는 "지금 한국의 친북좌파는 미국의 국익을 위해서 한국의 국익을 희생시키는 친미파로 변질되었다. 미국도 이런 얼치기 좌파를 자신의 국익증진을 위해서 이용해먹고 있다"고 노무현 정권과 미국을 싸잡아 비난한 뒤, "이제는 한국의 애국세력이 국익 차원의 반미도 생각할 때이다. 이것이 진정한 자주"라고 재차 반미 투쟁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그는 "동맹은 유한하지만 국익은 영원한 것이고, 국익을 기준으로 할 때 누가 진짜 자주이고 누가 가짜인지 판정되는 것"이라며 '반미-핵무장'의 정당성을 재차 주장했다.

조씨의 핵무장 주장은 일본 극우에게 핵무장의 또다른 명분 제공

조씨의 주장은 외형상 민족주의적인 것으로 비치나, 일각에서는 북핵 위기를 빙자한 일본 극우의 '핵무장-군사대국화' 논리와 맥을 같이 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던지고 있다.

이같은 의혹은 그동안 조씨가 친일적 성향을 일관되게 드러내 왔고, 최근에는 일본 극우단체의 돈으로 방일한 사실도 있기 때문이다. 조씨는 지난 5월 역사교과서 왜곡을 주도한 '새역모' 간부인 니시오카 쓰토무가 부회장을 맡고 있는 '구조회(납북일본인 구출을 위한 전국협의회)'로부터 항공료-숙박비 등 체재비용 일체를 지원받아 일본을 다녀온 바 있다. 여기에는 한나라당의 송영선, 황우여 의원 등도 동참했다.

일본 극우의 입장에서 보면, 북핵 위기 못지않게 한국의 핵무장 주장도 일본 핵무장에 더없이 훌륭한 명분이 된다. 일본은 순식간에 1천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이미 해놓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조씨 등의 핵무장 주장은 일본 극우에겐 낭보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조씨가 나카소네의 핵무장 주장을 비판하지 않고, 도리어 이를 계기로 한국의 핵무장을 주장한 것도 이런 의혹을 낳는 배경이 되고 있다.

극우 및 모험주의 세력이 곳곳에서 준동하며 동북아의 긴장을 빠르게 고조시키고 있는 게 지금의 불안한 동북아 현주소다.
박태견 기자

댓글이 2 개 있습니다.

  • 9 17
    간단

    일본과 핵공동 연구를 해라
    나카소네앞에서 군함마치를 불러주면 찬성할거다.

  • 38 15
    나야

    조잡제를 닮아가는 박태견
    박태견이라는 기자가 있다.
    그는 조선일보를 무척 싫어한다. 구체적으론
    논조일 것이다.
    그런데, 그가 사장이자 국장으로 있는 한 매체는
    조선의 논조를 옹호하고 강화하는 자들이 버젓이 글을
    쓰고 있다. 누군지 말하지 않아도 잘 알 것이다.
    박태견의 글을 보면 간혹 조선일보를 떠올린다.
    아무런 증거도 없이, 때로는 사소한 증거를
    침소봉대해서 자신의 증오를 드러낸다.
    욕하면서 배운다는 말을 박태견의 글에서 보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은 것 같다. 한때 괜찮았던
    기자가 이렇게 바뀐 건 무슨 이유일까?
    먹고 살기 팍팍해서? 아니면 도저히 감당하기 힘든
    분노와 저주 때문에? 그 이유는 자신만 알 것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예전의 그가 아니라는 것이다.
    적어도 예전의 그는, 최소한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 그는 그런 것마저도 버린 듯하다. 그런 그가
    안타깝다기보다는 차라리 연민이 느껴진다.
    자업자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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