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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온라인게임 중독’ 전세계로 확산”

<비즈니스위크> “온라인 게임 중독은 한국사회 국가적인 문제”

최근 ‘바다이야기’ 등 사행성 게임 파문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주간 <비즈니스위크> 최신호는 한때 폐인 수준에 도달했던 강모(35)씨 사례를 들어 한국의 게임 중독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으며, 이같은 게임 중독이 한국 뿐 아니라 세계 전역으로 퍼져나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 상담치료 필요 온라인 게임 중독자 56만명”

<비즈니스위크>는 “한때 온라인게임 ‘A3'에 몰입했던 강씨가 ’하루 24시간을 게임에 몰입할 정도로 온라인 게임은 도박 이상의 심각한 중독성이 있다‘고 밝혔다”며 “강씨는 한국에서 온라인 게임에 비정상적으로 집착하는 '온라인 게임 중독'에 시달리고 있는 50여만명의 중독자 중 한 명일 뿐”이라고 전했다.

이 잡지는 강씨가 최근 2년 동안 매일 자신의 화장품 가게의 문을 닫고 PC방에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온라인게임에 빠져드는 중독증에 시달렸다며, 중독증을 벗어나 이제 정규직업을 갖고 있지만 주말이면 여러 종류의 온라인 게임을 하느라 아직도 분주하다고 소개했다.

이 잡지는 "작년 한국정부의 조사에 따르면, 9세 이상 39세 이하의 한국 남녀중 2.4%에 해당하는 54만6천명이 인터넷 중독과 관련한 상담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일부 전문가들은 게임 중독이 알콜이나 도박, 약물 중독보다 심각한 병이라고 진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4년 동안 1천명이 넘는 게임 중독자를 치료했던 서울 인터넷 중독 치료 센터의 김현수 정신과 의사는 이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온라인 게임 중독이 국가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잡지는 "일부 게임 중독자들이 승점을 얻기 위해 '마법의 검'이나 '에너지 목걸이' 등 게임 아이템에 집착한 나머지 학교나 직장을 그만두고, 며칠씩 밤을 새며 게임을 하는 등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며, "작년에만 한국에서 일곱 명의 게이머들이 혈전이나 심장마비, 과로 등으로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일부는 속임수를 쓰다가 적발돼 게임에 접속할 권리를 박탈당한 이유로 자살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국가 지원을 받는 인터넷 중독 예방 상담센터의 장우민 상담원은 "자제력을 잃는다는 것이 인터넷 중독의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한국의 인터넷게임 중독이 <비즈니스위크>에 소개되기에 이르렀다. 부산에서 열린 한 인터넷 게임 대회. ⓒ연합뉴스


“초고속인터넷 타고 게임중독 현상 세계 각국으로 확산 중”

전 세계의 온라인 게임 판매는 리서치회사 ‘DFC정보’에 따르면 오는 2011년까지 13억달러로 현재의 4배 수준에 달할 전망이며, 이에 따라 한국판 중독현상이 전세계로 확산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잡지는 "한국내 4분의 3 이상의 가정에 설치된 초고속 인터넷이 인터넷 게임 중독의 빠른 확산을 가져온 원인 중 하나며 이에 따라 작년 온라인 게임 개발자들이 거둔 이익을 15억달러에 달한다"고 소개하며 "이같은 게임 중독현상이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세계 각국 역시 한국과 같은 위험한 상황에 이르는 것이 머지 않았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이런 현상은 세계 곳곳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한 예로 지난 6월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한 게이머는 상대 게이머가 자신의 '용 기병'을 빌린 후 팔아버리자 흉기로 심각한 상해를 입히기도 했다.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에 설립된 ‘스미스 & 존스 센터’의 경우 유럽에서 최초로 알콜 중독프로그램과 유사한 12단계의 치료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온라인 게임 중독환자 상담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게임중독이 확산되자 한국 정부와 관련업계도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정보통신부는 지난 2002년부터 매년 게임 중독 실태를 조사하고 있고, 중독자들을 위한 상담 센터를 여덟 개 도시에서 운영하고 있다.

연간 수억원을 게임 중독자들을 돕는 상담센터에 기부하고 있는 게임업체 엔씨소프트의 김주영 홍보팀장은 "게임 중독이 기타 오락 대상보다 중독성이 크다는 것을 절대적으로 믿는 것은 아니지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게임에 대해 교육적인 사용을 권장하는 캠페인을 돕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이런 대처만으론 충분하지 않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이 잡지는 전했다. 가족건강복지센터의 이형조 연구원은 “온라인 게임 접속 연령을 제한하거나, 학교에서 과도한 게임의 치명적 결과를 알려주는 교육을 실시하고, 몇 시간 이상 컴퓨터 앞에 앉아있을 경우 꼭 스트레칭을 하도록 하는 등의 교육을 강제할 필요가 있다”며 “일상에서 탈출하기 위한 수단으로 게임을 택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알콜이나 약물 중독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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