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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의 큰 별’ 떨어지다! 마흐푸즈 타계

“그는 평생 조국 이집트와 아랍과 세계와 문학을 사랑했다”

30일(현지시간) 아랍 문학계의 ‘큰 별’ 나지브 마흐푸즈(95)가 타계, 전세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아랍뿐 아니라 아시아.아프리카.유럽.미주 등 애도 목소리 줄이어

31일 <알라라브 온라인> <미들이스트온라인> <알 자지라방송> 등 아랍권 언론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장편소설 '게벨라위의 아이들(우리 동네 아이들)'로 1988년 아랍권에서 처음으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 아랍권 유일의 노벨문학상 수상자이자 이집트 대표 작가인 마흐푸즈가 이집트 카이로의 경찰병원에서 별세한 뒤 세계 4백여개 언론이 그의 부음기사와 애도글을 올리는 등 추도물결이 일고 있다.

이집트의 관영 <메나통신>은 마흐푸즈의 장례식이 31일 카이로 북부지역의 알 라슈단 군 모스크에서 군 장례로 치러질 예정이며,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은 마흐푸즈의 사망에 애도를 표하며 “마흐푸즈는 아랍세계의 지식과 문화를 이룬 기둥이었으며 그의 가족과 이집트 국민과 아랍국가 및 전 세계에 깊은 위로를 보낸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30일(현지시간) 별세한 아랍 문학계의 ‘큰 별’인 나지브 마흐푸즈 ⓒ 미들이스트온라인


중국 <인민일보>는 “마흐푸즈는 40여편에 달하는 그의 소설 중 절반 이상이 영화화가 돼 아랍어를 말하는 전 세계에서 수없이 방영되며 사랑을 받았다”며 “이집트에서 그의 작품이 새로 출판될 때마다 주요한 문화적인 사건으로 평가를 받았으며 지브롤터와 걸프지역의 문학계에서 대화할 경우 마흐푸즈를 언급하지 않고는 논의가 되지 않을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은 세계적인 작가였다”고 추도했다.

<알라라브 온라인>은 “마흐푸즈는 세상에 오직 글을 쓰기 위해 태어난 이로 이집트에서 가장 유명하면서도 존경을 받은 작가였다. 그는 자신의 인생을 창조하고 다시 창조해내는 놀라운 능력을 가진 작가였다”는 이집트 작가 유세프 알 콰이드의 애도의 말을 인용하며 이집트와 아랍권의 큰 별이 졌다고 아쉬워했다.

<알 자지라방송>은 ‘아랍세계는 나와 함께 노벨상을 수상했다’는 작가 세이카 사지다의 추도글을 싣고 ”마흐푸즈는 17세에 글을 쓰기 시작한 뒤 아름다운 나라인 이집트와 고대 카이로를 가장 명징하게 묘사한 소설을 선보인 이후 40여편의 소설을 썼고, 1939년 이후 35년 동안 정부기구에서 이집트 문화발전에 공헌해왔다“고 그의 사망을 안타까워 했다.

그는 “마흐푸즈는 특히 이집트의 역사를 조명하면서 일반 이집트 시민들과 그들의 일상을 탁월한 심리적인 효과로 묘사해 주목을 받았으며 사랑했던 조국 이집트의 20세기 역사를 서술하는 데도 탁월한 글솜씨를 발휘했다”며 “그의 소설은 1938년-1945년 역사적 주제를 다룬 시기, 1945년-1957년 사회적 현실주의, 1959-1967년 심리적 또는 상징적인 글쓰기, 이후 최근까지 문체실험기 등 4기에 걸쳐 글쓰기에 대한 치열한 자기 혁신의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평가했다.

국내에도 <우리동네 아이들><도적과 개들> 번역 소개

카이로에서 난 마흐푸즈는 1988년 아랍권 작가로는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았으며, 이집트 뿐 아니라 아랍권에서 지식인의 전형으로서 1960년대 들어 활동을 시작한 아랍권 작가들은 모두 ‘마흐푸즈의 외투에서 나왔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지대한 영향력을 끼쳐왔다.

그는 카이로 거리를 배경으로 이집트인 삶을 묘사한 작품을 많이 썼으며, 특히 작품 대부분은 평범한 카이로 시민의 사실적인 삶에 초점을 맞추면서 일상 속에서 삶의 진리를 찾아내는 특유의 문학적 성취를 이뤄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광기의 속삭임>(1938) 등 10여권의 단편집과 30여권의 소설, 자신의 소설을 각색한 30여편의 시나리오를 썼으며 최근까지도 주간지에 에세이를 써왔다.

국내에도 <우리동네 아이들> <도적과 개들> 등 그의 대표작이 번역 소개됐다.

부시에게 "군사력 아닌 정의의 힘으로 세계 이끌라" 쓴소리도

이라크전 직전인 2002년 12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군사력이 아닌 정의의 힘으로 세계를 이끌라"고 호소했으며, 올 2월 서구 언론의 마호메트 풍자만평과 관련해 "모든 무슬림들의 뺨을 때린 것과 같다"고 앞장서서 비난해 아랍권 자존심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올 7월 병석에 눕기 전까지 카이로 나일 강변의 '카스르 알닐 카페'에서 젊은 작가.사상가.예술가들과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는 왕성한 지적 편력을 보여왔으며, 압박을 받아온 아랍권 작가답게 제 3세계와 평범한 개인의 삶에 대해 애정을 갖고 글과 대화를 통해 세계인들에게 정의와 평화를 호소해왔다.

94년 마흐푸즈의 대표작이자 노벨상 수상작품 <게벨라위의 아이들>(한국에선 <우리동네 아이들>로 출판)에서 이슬람 창시자 마호메트를 모욕하는 내용이 들어있다며 불만을 품은 한 이슬람 근본주의자가 암살을 기도, 마흐푸즈는 목숨을 건졌으나 오른팔 신경에 손상을 입었고 이후 자택에서 경찰 보호를 받아왔다.

이집트 일간 <알아흐람>에 1959년 연재된 이 작품은 이슬람 예언자 마호메트를 모독하는 내용이 들어있다는 이유로 이집트 최고 권위의 이슬람 종교교육기관 ‘알아즈하르’에 의해 아직도 금서로 지정돼 있다.

이집트 카이로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한 뒤 아랍권의 이야기를 써왔던 마흐푸즈는 지난 71년 은퇴할 때까지 이집트 정부의 문화 관련 부서에서 일했으며, 자신의 지병을 미국에서 치료하라는 주변의 권유를 마다한 채 최근까지도 이집트 및 제3세계 지식인들을 면담하며 사회와의 지적인 대화를 계속해왔다.

다음은 <알 자지라방송>이 소개한 마흐푸즈의 발언들.

“만일 내가 글을 써야한다는 자극을 잃어버린다면, 나는 그 날을 내 생의 마지막 날로 하고 싶다.”

“아랍세계는 나와 함께 노벨상을 수상했다. 나는 국제사회가 (아랍세계에) 문을 열었고 이제부터는 문학을 하는 사람들은 아랍의 문학을 배려할 것이다. 우리에겐 그런 인정을 받을만한 충분한 자격이 있다.”

“나는 어린 소년시절부터 글쓰기를 시작했다. 아마도 내가 탄복했던 많을 책들을 읽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나는 언젠가는 그런 작품들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또 좋은 글쓰기를 향한 나의 사랑은 끊임없이 나를 글쓰기를 향해 몰아대곤 했다.”

“나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 한 시간을 걷곤 했다. 뭔가 쓰고 싶은 것이 생기면 나는 아침부터 정오까지 글을 쓰는 것을 더 좋아했다. 그리고 점심을 먹었다. 밤이면 나는 앉아서 텔레비전을 보는 것을 좋아했다. 목요일과 금요일은 나의 휴일이었다. 이 두 날에 친구들을 만나고 나의 문학동료들을 만나곤 했다.”


다음은 <메나통신>이 보도한 마흐푸즈의 작품 목록.

Old Egypt (1932), Whisper of Madness (1938), Mockery of the Fates (1939), Rhadopis of Nubia (1943), The Struggle of Tyba (1944), Modern Cairo (1945), Khan al-Khalili (1945), Midaq Alley (1947), The Mirage(“),

The Beginning and The End (1950), The Cairo Trilogy(”), Palace Walk (1956), Palace of Desire (1957), Sugar Street (1957), Children of Gebelawi (1959), The Thief and the Dogs (1961), Quail and Autumn (1962), God's World (1962), Zaabalawi (1963), The Search (1964), The Beggar (1965), Chatting on the Nile (1966), Miramar (1967)

Mirrors (1972), al-Karnak (1974), Respected Sir (1975),The Harafish (1977), Love and the Veil (1980), Arabian Nights and Days (1981), Wedding Song (1981), The Journey of Ibn Fattouma (1983), Akhenaten, Dweller in Truth (1985), Fountain and Tomb (1988)
김홍국 기자

댓글이 1 개 있습니다.

  • 0 0
    은반지

    https://youtu.be/EX9LcWCE310
    똑바로 바라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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