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세종시에 정부부처 오면 나라 거덜날 수도"
"행정부처 옮겨오면 폼 잡고 기분 좋을 뿐"
전날에 이어 이날 이틀째 충청권을 누비고 있는 정 총리는 대전충남 여성단체와의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행정부처 옮겨와서 폼 잡고 기분 좋은 것하고 기업과 연구소, 과학비즈니스벨트가 와서 실질적으로 도움되는 것 중 어떤 게 좋은지 선택할 시점에 와 있다"며 충청민의 태도 변화를 주문했다.
그는 또 "서울에서 보면 `원안사수대', `연기군사수대' 등 사수대가 많아 그 지역 사람들로 구성된 줄 알았더니 그렇지만은 않고, 정치하는 사람들이 이러는구나 해서 조금 안심이 됐다"며, 전날 연기군 주민 등과의 간담회를 거론한 뒤 "이제는 원안 사수는 아니고 (세종시를) 잘 만들어 달라는 얘기를 하시고, 마음이 많이 돌아선 것 같아 흐뭇하고 기분이 좋았다"며 충청 민심이 선회하고 있는 것처럼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정 총리는 이날 충남 연기에서 가진 지역기자간담회에서 "과천 등의 사례로 볼 때 정부 부처가 온다고 해서 지역이 발전하겠느냐"면서 "오히려 세종시를 잘 만들어 발전시키고 그것이 주변 등으로 확산된다면 국가균형발전의 시초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나는 중앙집권적 사고의 수호자가 아니며, 세종시 수정안이야말로 국가균형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는 세종시 수정안이 졸속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지난 2008년 7월 균형발전위원회의 지시로 행정도시건설청에서 꾸준히 자족기능 보완 등의 방안을 연구해왔고, 민관합동위에서도 10여 차례의 세미나 등을 통해 진지하게 검토해왔다"며 "이 이상 준비를 많이 하기도 힘든 방안 마련 과정이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앞으로도 충청을 방문할지에 대해선 "내가 정치적이 아니어서 자주 오면 자주 올수록 주민과 가까워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잦은 방문이 되려 찬반 대립 양상을 더욱 첨예화시킨다는 지적 등이 있어 삼갈 생각"이라며 "틈날 때마다 오고는 싶지만 일단 실무진들과 협의를 해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해, 앞으로 충청행을 자제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