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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盧대통령 탈당을 원하는 이유

우리-한나라 양당구도 타파 희망, 5.31후 실현 가능성

대부분의 정치전문가들이 5.31 지방선거가 끝난 뒤 노무현 대통령이 열린우리당을 탈당할 것이란 관측을 하고 있는 가운데 ‘노무현 대통령 탈당’ 논의가 17일 노 대통령이 여야 원내대표를 청와대로 초청, 만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공식적으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낙연 민주당 원내대표가 “‘양극화 해소에 집중하겠다’는 (대통령의) 말이 공허하기 들리는데 대통령의 당적 이탈이 해법이 되지 않겠느냐”며 말문을 연 것.

이낙연, "탈당하는 게 좋아보인다"

이 원내대표는 이어 “당적 때문에 (대통령이) 이런 부분에 대해서 명확한 방침을 내세울 수 없을 것 아니냐”며 “깨끗한 정치, 탈권위 정치 등 의미 있는 진전에도 불구하고, (양극화 해소에 집중하겠다는 다짐이) 선거에 관련된 집착으로 희석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며, 정국타개 해법으로 대통령의 열린우리당 탈당을 제시했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17일 저녁 청와대로 초청한 열린우리당 김한길, 한나라당 이재오(李在五) 원내대표와 대화를 나누며 만찬장인 백악실로 이동하고 있다.ⓒ연합뉴스


그러자 김한길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양극화와 당적이탈 문제는 별개의 문제”라며 쐐기를 박고, “양극화 문제에 대해서는 당과 대통령의 이견이 없다. 양극화 해소와 당적 연결은 사실관계가 다른 문제”라며 대통령의 탈당 논의가 진화되는 것을 막았다.

이재오 한나라당 원내대표도 “당적은 갖고 있어도 좋다”며 “대통령을 뽑아주고 만들어준 당과 함께 하는 것이 대통령으로서 당연하다. 전임 대통령 몇 분의 예를 임기 말에 탈당했는데 정석이 아니다”라며 김한길 원대대표 의견에 동조를 했다.

이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은 “형식적으로 당적을 버린다고 해봐야 그것은 위선적일 수 있다”며 “당적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책임정치로부터도 자유로워져야 한다는 말인데 책임정치로부터 멀어질 수 있다”며 탈당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민주-국민중심당, '盧탈당 정계개편' 희망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날 만찬에서 정진석 국민중심당 원내대표와 이낙연 민주당 원내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의 열린우리당 탈당 문제를 여러 번 언급한 것으로 알려진다. 5.31선거후 정계개편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노무현 대통령의 탈당설’에 대한 일종의 사전탐지 성격이 짙다.

노대통령의 발언만 놓고 보면, 노대통령이 당장 우리당을 탈당할 가능성은 적어보인다. 그러나 5.31선거가 열린우리당의 참패로 끝나고 후폭풍으로 책임론이 제기되면서 칼날이 노무현대통령에게까지 향하는 사태가 발생한다면, 노대통령이 탈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정가의 일반적 판단이다.

그럴 경우 대대적 정계개편이 이뤄지면서 각 정당-정파간의 이합집산이 본격화할 게 확실하다. 이날 현재의 우리-한나라 양당 구도하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민주당과 국민중심당 등 군소정당이 은연중 노대통령의 탈당을 희망하는 듯한 속내를 드러낸 것도 이런 맥락에서 해석가능하다. 특히 민주당은 노대통령이 탈당하면 민주당과의 재합당을 희망하는 우리당내 호남파 의원들과 손잡고 거대정당으로 변신한다는 시나리오 아래, 노대통령 탈당에 거는 기대가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과연 5.31선거후 노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할지, 예의주시할 대목이다.
정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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