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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사회단체, ‘하중근씨 사망’ 무기한 투쟁 선언

광화문 열린공원서 무기한 노숙농성, 진상조사단 3차 조사도 본격화

건설노동자 고 하중근씨의 죽음과 이에 대한 공권력의 외면이 포항건설노조 파업 사태를 장기전으로 몰고 가고 있다. 지난 해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목숨을 잃은 고 전용철, 홍덕표 농민 사태와 비슷한 양상으로 발전해가고 있는 것.

민주노총, 민주노동당을 비롯한 ‘하중근 대책위’ 산하 노동사회단체들은 17일 오후 서울 광화문 열린시민공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고 하중근 열사 국가폭력에 대한 대통령 사과 및 경찰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무기한 노숙농성에 돌입했다.

농성은 하중근씨 사망에 대한 진상조사와 대통령 사과, 책임자 처벌이 이뤄질 때까지 무기한으로 진행되며 대책위 공동대표와 민주노총 산하 연맹 위원장 등이 릴레이 방식으로 매일 30여명이 참가한다.

단병호 민주노동당 의원과 조준호 민주노총 위원장을 비롯해 노수희 전국연합 의장, 정광훈 민중연대 상임대표 등 노동사회단체 대표들이 참석한 이날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은 “노무현 대통령은 두 농민의 살해에 이어 또 다시 노동자를 국가폭력으로 살해한 범죄에 대해 사과하고 경찰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49개 단체로 구성된 '고 하중근 사망 대책위' 공동대표단이 17일 광화문 열린시민공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뷰스앤뉴스


“대통령 사과, 책임자 처벌 없이 이번 사태 해결할 수 없다”

단병호 민주노동당 의원은 “하중근씨의 사망은 명백히 평화 집회 도중 경찰 폭력에 의한 것”이라며 “공권력에 의한 폭력을 방조하고 묵인하면 우리 사회의 폭력은 더욱 커지고 민주주의는 후퇴하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단 의원은 “청와대는 이번 사태에 단 한마디의 언급도 없고 경찰은 국과수 부검의 일부만 공개하고 언론은 기사 한 줄 제대로 내보내지 않고 있다”며 “이번 농성은 일회적인 것이 아니라 사망 조합원의 죽음의 실체를 규명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수희 전국연합 의장은 “박종철 열사가 탁쳐서 억하고 죽었다는 주장과 경찰의 폭력진압이 난무하던 현장에서 하중근씨가 맥없이 넘어져서 죽었다는 주장이 다른게 뭐냐”며 “언론은 제발 사실 그대로를 보도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지난 해 농민집회 도중 경찰의 방패 가격으로 사망한 고 전용철 농민의 혀 전용식씨도 참석했다.

전용식씨 “동생이 죽었을 때 대통령, 다시는 이런 일 없을거라고 하지 않았나”

전씨는 “동생이 죽었을 때 대통령은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해놓고 또 다시 억울한 죽음을 맞았다”며 발언 중간 중간 감정에 복받쳐 울먹였다.

전씨는 “내 동생은 머리 뒷부분을 맞아 죽었는데 하중근씨도 똑 같은 자리를 맞았다고 한다. 어찌 이리 억울한 수가 있는가”라며 “억울한 죽음의 진상을 밝혀내기 위해 국민 여러분이 나서서 도와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한번의 실수라면 그것은 용서가 되지만 똑같은 일이 반복돼서 벌어지는 것은 살인”이라며 “다시는 이런 죽음이 없도록 꼭 밝혀달라. 밝혀야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지난 해 11월 15일 여의도 농민집회에서 경찰의 방패가격에 의해 사망한 고 전용철 농민의 형 전용식씨.ⓒ뷰스앤뉴스


대책위 3차 현지 조사, 인권위도 본격적인 조사 착수

한편, 고 하중근 대책위는 18일 오전 포항으로 직접 내려가 본격적인 현장 조사에 내려갔다. 하중근씨의 사망원인을 집중 조사했던 지난 1.2차 조사와는 달리 이번 3차 조사에서는 현장 실사를 통해 고인이 쓰러졌던 지난 7월 16일 상황에 대한 증언 수집에 집중할 예정이다.

또 더딘 행보를 보였던 인권위원회도 사전조사 작업을 마무리하고 내주부터 본격적인 진상 조사에 나설 것으로 알려져 노동계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국과수의 부검 결과 전문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 경찰에게도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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