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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방송 "북한, 지하 핵실험 준비 중"

"백악관에 이미 보고", "지하 핵실험 사전파악 사실상 불가능"

북한이 핵폭탄 실험을 진행 중이라는 언론보도가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에 이어 핵폭탄 실험까지 행할 경우 한반도 긴장이 급속히 고조되면서 일촉즉발의 위기국면이 조성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북한이 보도대로 연내에 핵실험을 강행하면 이는 1965년 중국의 첫 원자폭탄 실험 이래 41년만의 핵실험으로, 동북아 질서에 일대 격변을 예고하고 있다.

"북한 지하 핵실험 추진 증거 확보"

미 ABC 방송은 17일(현지시간) 미 고위 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 "북한이 지하 핵무기 실험을 진행 중이라는 새로운 증거들이 확인됐으며, 정보기관은 백악관에 핵실험 가능성을 보고했다"고 긴급뉴스로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 국무부 고위 관리는 "정보기관들은 (핵무기) 실험이 실질적 가능성이 있는 것이라는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다른 고위 미군 관리는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정보기관이 최근 북한의 핵무기 실험장 인근에서 '의심스러운 차량 이동'을 관찰했다"며 북한의 핵무기 실험 가능성을 지적했다.

방송은 이들 관리들의 말에 따르면, 북한이 지하 핵 실험장 외부에서 대량의 전력선들을 차량에서 내리는 것이 관측됐으며 이들 전력선들은 지하 핵실험 시설과 관측소를 연결해 주는 데 사용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1965년 중국의 첫 핵폭탄 실험. 북한이 핵실험을 단행하면 41년만의 일로, 동북아 질서에 일대 격변이 예견된다. ⓒ연합뉴스


북한, 핵탄두 12개 제조 가능한 플루토늄 보유

ABC 방송은 이미 이전부터 미국 정부는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미국 정보기관들은 북한이 이미 12개 정도의 핵탄두를 제조할 수 있는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아직까지 핵실험을 실시하지 않았으며, 따라서 북한이 핵실험을 성공한다면 북한은 정식으로 핵보유국이 된다.

한 미군 관리는 "북한 김정일 정권이 핵실험을 한다고 해도 더이상 잃은 것이 없다"며 핵실험 강행 가능성을 지적했다.

ABC 방송은 "북한이 미국의 독립기념일인 지난 달 4일 모두 7기의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을 발사해 국제사회의 비난을 불러 일으켰다"면서 "북한의 핵실험은 미사일 시험에 버금가는 비난을 초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일본 등 핵무기 경쟁 초래할 것"

방송은 특히 "북한이 핵실험을 한다면 한국과 일본 등 동북아 국가들의 핵무기 경쟁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미 국가안보회의(NSC) 위원을 역임한 마이클 그린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 고문도 "북한의 핵실험이 모든 국가들에게 경고와 문제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으며 특히 북한 주변국들의 반응 수위가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은 현재 1천개의 핵폭탄 제조가 가능할 플루토늄을 비축 중이다.

지하 핵실험 시설, 핵실험 강행 이전 파악 어려워

그러나 이들 관리들은 "핵실험 관련 정보가 아직 확정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방송은 지난해에도 미국의 첩보위성들은 북한의 핵실험 시설로 의심되는 지역에서 이상 징후들을 포착해 핵실험이 임박했다고 주장했지만 실제로 핵실험은 실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방송은 그러나 "지하 핵실험 시설의 경우 실험이 실시되기 이전까지 시설의 존재를 파악하기조차 어렵다"고 미국 정보수집의 한계를 지적했다. 그 예로 미국은 지난 1998년 인도와 파키스탄에서 지하 핵실험을 실시할 때까지 실험을 예측조차 하지 못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일부 관리들은 "북한이 미국의 관심을 끌기 위해 첩보위성에 연극을 하는 것일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북한이 또 전혀 다른 곳에서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경계감을 늦추지 못했다.

"북한의 올 연말까지 핵실험 가능성은 반반"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실험을 추구하는 배경과 관련,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북한의 핵보유 사실을 입증하는 것만이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방법이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 전문가는 "북한이 올해 연말까지 핵 실험을 가행할 가능성은 반반이라는 것이 주된 시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누구도 김 위원장의 의도를 모른다"면서 "그는 최근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를 비난하는 유엔 결의안에 대해 화가 나있으며 이 결의안을 지지한 중국에 대해서도 같은 감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혀, 중국 반대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핵실험을 단행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편 한 고위 관리는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미국은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는 질문에 "폐쇄적 국가를 더 확실하게 고립시키는 것"이라고 말해 핵실험이 실시되면 북한에 대한 최고 수준의 금수조치가 도입될 것임을 시사했다. 하지만 방송은 "북한은 이미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국가 중 하나"라며 "북한에 대한 고강도 금수조치가 도입된다고 해도 그 효과가 의문스럽다"고 부시 정부 대응의 한계를 지적했다.
임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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