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DJ 살아선 '빨갱이'로 몰리더니 죽어선 능욕"
"MB, 남은 사람들의 도리가 결국 이것이냐"
한 전 총리는 13일 자신의 홈피에 올린 글을 통해 이같이 말한 뒤, "무슨 이유로 낫과 곡괭이를 들어 돌아가신 분의 묘를 욕보이는 천인공노할 만행을 저지를 수 있단 말이냐"며 거듭 분노를 표시했다.
그는 "보수냐 진보냐를 따지기 전에, 모든 가치의 궁극적인 목표는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자는 것"이라며 "사람에 대한 배려가 없다면 짐승의 사회와 무엇이 다르냐"며 이들의 행위를 동물적 만행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그는 "평생토록 빨갱이라는 거짓 허울에 아픔을 당하신 김대중 대통령님께서 이제 마지막 영면의 자리마저 능욕을 당하시니 살아 있는 사람으로서 원통하고 노여움에 눈물이 난다"며 거듭 울분을 토로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서도 "‘남은 사람들의 도리’란 것이 결국 이것이냐? 대통령이 말한 ‘예우’를 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거냐"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다음은 한 전 총리의 글 전문.
무덤을 파헤치다니, 기가 차서 억장이 무너집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단 말입니까? 무슨 이유로 낫과 곡괭이를 들어 돌아가신 분의 묘를 욕보이는 천인공노할 만행을 저지를 수 있단 말입니까? 돌아가신 분에 대한 예절은 시공간을 막론한 동서고금의 미덕입니다.
보수냐 진보냐를 따지기 전에, 모든 가치의 궁극적인 목표는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자는 것입니다. 사람에 대한 배려가 없다면 짐승의 사회와 무엇이 다릅니까?
평생토록 빨갱이라는 거짓 허울에 아픔을 당하신 김대중 대통령님께서 이제 마지막 영면의 자리마저 능욕을 당하시니 살아 있는 사람으로서 원통하고 노여움에 눈물이 납니다.
노무현 대통령님의 분향소에 이어 김대중 대통령님이 누워 계신 국립 현충원에서도 보수라는 이름의 단체가 망자를 욕보였습니다. 무고한 시민에게마저 무차별 폭력을 휘둘렀습니다.
그리고 그 망동(妄動)의 현장에 는 말끝 마다 법치를 앞세워온 이명박 정부의 경찰력이 언제나처럼 함께 있었습니다.
경찰은 그 날의 시위가 ▲ 법적 절차를 마친 합법적 집회였는지 조사해야 합니다. 또한 무고한 ▲ 시민이 폭행을 당할 때 수수방관한 직무유기의 사유를 밝혀야 합니다. ▲ 집단 린치를 가한 단체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만 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김대중 대통령의 국장을 앞두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예우를 받으실 만한 업적을 갖고 계시다고 생각합니다. '남은 사람들의 도리'다, 라고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남은 사람들의 도리’란 것이 결국 이것입니까? 대통령이 말한 ‘예우’를 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겁니까?
2009. 9. 13
한 명 숙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