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단체들, 'DJ 묘 파헤치기' 퍼포먼스 파문
현충원 앞에서 "DJ 안장은 친북세력 알박기", 시민 폭행도
지난 10일 오후 서울 동작동 현충원 앞에는 대한민국어버이연합, 한미우호증진협의회, 보수국민연합, 자유수호운동 등의 단체명이 적힌 팻말을 든 노년층 150여명이 모여들여 현충원 진입을 시도했다.
이들은 김 전 대통령 안장을 "친북세력의 알박기"라고 비난하면서 김 전 대통령 묘를 파내 망월동묘역으로 옮기라고 주장했다.
이들이 든 피켓에는 "국가반역자 DJ 국장, 현충원 안치 취소!", "DJ비자금 실체 즉각 공개하라" 등의 문구가 적혀 있기도 했다.
더 충격적인 것은 그 후 이들이 곡괭이 등을 동원해 벌인 김 전 대통령 묘 파헤치기 퍼포먼스.
당시 우연히 현장을 목격하게 된 블로그 ‘미디어몽구’(www.mongu.net)에 따르면, 이들은 집회를 열고 김 전 대통령의 묘소를 파헤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들은 김 전 대통령 묘를 본인들이 파서 국립현충원 밖으로 내보내고 본인들이 그곳에 묻히겠다고 했다.
'미디어몽구'는 "국립현충원장은 내게 다가오더니 지금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상세히 써달라 부탁했다"며 "정말이지 더이상 떨려서 못 쓰겠다. 어떻게 국립현충원 앞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 것일까"라고 울분을 참지 못하며 현장에서 찍은 사진들을 함께 올렸다.
이 과정에 현충원에 참배를 온 한 시민을 이들이 피범벅이 되도록 집단구타를 하기도 했으나, 경찰은 수수방관했다고 '미디어몽구'는 전하기도 했다.
뒤늦게 소식을 접한 민주당은 격노했다.
김현 민주당 부대변인은 11일 오후 논평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을 추모하는 대한문 분향소를 파괴하겠다며 난동을 피우더니 이제는 김대중 대통령을 욕보이는 천인공노할 짓을 벌이다니 참담할 뿐"이라며 극우단체들을 질타했다.
김 부대변인은 "더욱 분노할 수밖에 없는 것은 국립묘지 앞에서 수구집단이 무도한 짓을 하는데도 경찰이 질서유지라며 수수방관했다는 것"이라며 "경찰이 백색테러를 방치하는 동안, 국민이 눈물로 보내드린 두 분 대통령이 능멸당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었던 것"이라고 경찰을 질타했다.
그는 "200여 명도 안 되는 조직원을 가진 ‘어버이 연합회’의 배후가 누구인지 국민은 알고 있다. 더는 국론을 분열하고 갈등을 부추기는 반인륜적 범죄를 좌시할 수 없다"며 "경찰은 관련자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 두 분 대통령에 대한 수구세력의 망동을 인내하는 것도 한계가 있음을 명심하라"고 강력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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