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전시 작전통제권에 대한 입장표명을 계기로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열린우리당 "한나라당 집권할 자격 없다"

우상호 열린우리당 대변인은 10일 국회 브리핑에서 "자기 나라 군대의 지휘권 가져오는 것을 기피하는 세력은 집권할 자격이 없는 정치세력"이라며 "심지어 미국의 지휘관도 한국 정부의 독립적인 지휘권을 희망한다고 했고, 미국이 한국군의 역량을 신뢰한다는 입장을 밝히는 마당에 한나라당만이 작통권 환수에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한나라당을 비난했다.

우 대변인은 이어 "지금은 한미 당국자와 한나라당이 대립하는 국면"이라며 "평소에는 미국의 판단능력을 중시하면서 '왜 미국말을 듣지 않냐'고 말하던 한나라당이 왜 미국의 판단을 신뢰하지 않는지 되묻고 싶다"고 주장했다.

김현미 부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가진 원내대책회의에서 "최근 보도 양태를 보면서 개인적으로 제 2의 금강산댐 보도를 보는 듯 하다"며 "국가안보 위기인 듯 거꾸로 안보불안감을 조장하는데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김 부대표는 "당시에도 국방 전문가들이 등장해 금강산 댐이 터져 서울이 물바다가 될 것이라며 성금까지 냈는데 그것이 아니었다"며 "이번 보도에서도 절제와 균형감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盧, 소용돌이 정치 다시 시작"

반면에 유기준 한나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말처럼 세계 최고 수준의 군대를 만들어도 북한은 물론 중국, 일본도 염두해야 하기 때문에 자주국방은 사실상 어렵다고 봐야 한다"며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은 정국의 관심을 돌리고 다시 정치의 중심에 서기 위해 소용돌이 정치를 다시 시작한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유 대변인은 이어 "당사국인 미국과 아무런 협의 없이 대통령이 먼저 불쑥 단정적인 발표를 하는 것이 과연 정상적 외교이고 안보협상 방법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자주독립 외교노선을 내세우면서 시대에 역행하고 청나라를 등지고 명나라와 친하게 지낸 인조의 자주국방 결과가 '삼전도의 굴욕'으로 이어진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대변인은 또 "노무현 대통령은 북 미사일 등 정말 중대한 문제가 생겼을 때 어디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침묵했다"며 "많은 현안에 대해 대통령의 입장을 듣고 싶을 때는 나타나지 않다가 갑자기 등장해 폭탄발언을 쏟아내는 등 대통령이 정국불안의 화약고 역할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