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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아베 장관, 4월에 야스쿠니신사 '몰래 참배'

고이즈미는 퇴임전후 참배 강행 의사 굳혀 야스쿠니 논란 가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관방장관이 지난 4월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신사에 참배했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그동안 "참배 결정 안했다"는 말은 선거 불리 영향 우려 때문

4일 <요미우리(讀賣)신문> <마이니치(每日)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 관계자는 아베 장관이 작년 11월 관방장관이 된 이후 처음으로 야스쿠니 신사의 봄 대제(春季大祭, 4월21일-23일) 직전인 지난 4월15일 아침에 야스쿠니를 참배했다고 밝혔다.

아베 장관은 당시 관용차를 사용하지 않고 '개인 참배'의 형태를 취했으며, 도쿄.신주쿠 어원(東京.新宿御苑)에서 열린 ‘벚꽃을 보는 모임’에 참석하기 전에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행했다고 이들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공영방송 <NHK>는 아베 장관이 관용차를 사용하지 않았지만 주머니에서 동전을 꺼내 함에 던지고 방명록에 '내각 관방장관 아베 신조'라고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고, <요미우리신문>은 아베 장관이 당시 방명록에 ‘내각 관방장관 아베 신조’라고 적고 아침 옷차림으로 참배를 했다며, 이에 따라 총재선거에서 야스쿠니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부상할 수밖에 없게됐다고 밝혔다.

아베 장관은 자민당 간사장이던 2004년과 간사장 대리이던 2005년 각각 일본의 패전일인 8월15일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었다.

아베 장관이 4월로 야스쿠니신사를 앞당긴 것은 8월15일 참배시 한국과 중국의 비판이 더욱 거세져 총재선거의 쟁점이 되면 선거에 출마하는 자신에게 불리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이 신문들은 분석했다

이들 일본 언론은 '포스트 고이즈미'의 유력후보인 아베 장관이 올해도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한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한국과 중국의 강한 반발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며, 야스쿠니 참배 문제가 다음달 실시될 자민당 총재선거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이즈미 준이치로(왼쪽 두번째) 총리의 유력한 후임 총리로 꼽히는 아베 신조(가운데) 관방장관의 야스쿠니 참배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작년 9월 선거 압승 당시 선거결과를 기다리는 고이즈미 총리와 아베 장관. ⓒ 아베장관 홈페이지


<지지(時事)통신>은 “고이즈미 총리 이후 시대를 주도할 최유력 후보이자 관방장관으로서 내각의 요직에 있는 아베씨가 야스쿠니 참배를 했다는 사실은 중국이나 한국의 강한 반발을 부르는 것이 불가피하며, 9월의 자민당 총재선과 함께 야스쿠니 신사를 둘러싼 논의에도 영향을 준다고 보여진다”고 분석했다.

앞서 아베 장관은 지난달 24일 기자회견에서 "국가를 위해 싸운 분들에게 합장하고 명복을 빌며 존숭의 뜻을 표하기 위해 참배해왔다"면서도 "참배할지 안할지, 언제 할지, 말할 생각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일본 정계 및 언론, '고이즈미의 아시아외교실패' 아베도 반복 우려 제기

이처럼 사실상 차기 총리 자리를 예약한 것으로 평가될 정도로 유력 후보로 꼽히는 아베 장관이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 못지않게 '야스쿠니'에 집착하고 있음이 드러나면서, 차기 정권에서도 '아시아외교의 실패'를 개선하기는 커녕 한국 및 중국과의 좌충우돌을 거듭할 것이라는 우려가 일본내에서 한층 커지고 있다.

<NHK>는 자민당 안에서 아베 장관과 거리를 두는 의원들 사이에 "(4월 참배로) 중국 및 한국의 반발은 피할 수 없으며, 아베 장관이 총리로 취임할 경우 아시아외교를 바로잡는 것은 생각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아베 장관의 야스쿠니 참배는 한국과 중국의 반발을 불러올 전망이다. 아베 장관은 일본 언론 사이에 가장 인기가 높은 정치인으로 꼽힌다. ⓒ 아베장관 홈페이지


한편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는 오는 8월15일을 축으로 9월 퇴임 전 시기까지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겠다는 뜻을 굳혔다고 <요미우리(讀賣)신문>이 4일 보도했다.

총리 취임 이후 지속해온 매년 1차례 신사참배를 계속하고 참배에 반발, 정상회담을 거부하는 중국의 요구에 굴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라고 이 신문은 배경을 전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3일 기자들과 만나 "찬반 양론이 있는 가운데 나는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하는 것은 안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왜 비판하는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8월15일 참배 여부에 대해서는 "'적절히 판단한다'고만 말하기로 했다"고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한편 자민당 총재 선거에 뛰어든 3인방인 아소 다로(麻生太郞) 외상은 총리가 될 경우 재임중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조만간 밝히기로 했다고 <도쿄(東京)신문>이 전했다.

이 입장에서 아소 외상은 야스쿠니신사를 비종교법인화해 A급 전범의 분사가 가능토록 하는 구상을 밝힐 계획이다.

또다른 3인방인 다니가키 사타카즈(谷垣楨一) 재무상은 지난달 27일 출마선언을 하면서 '아시아외교의 정상화'를 포함하고 총리가 되면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고 이 신문은 밝혔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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