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27일 조세소위를 열고 강남 3구를 뺀 나머지 전역의 1가구3주택 이상 다주택보유자와 비사업용 토지에 대한 양도세 중과를 내년말까지 한시적으로 폐지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양도세 중과 폐지를 "투기꾼을 위한 감세"라며 강력 반발했던 한나라당의 비강남권 의원들의 모습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국회 기획재정위는 이날 조세소위를 열어 양도세 중과 폐지에 반대하는 민주당, 자유선진당 의원들이 전원 퇴장한 가운데 한나라당 의원들끼리 이같은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의결, 전체회의로 넘겼다.

개정안은 최고 45%인 다주택자 양도세율을 강남 3구를 제외한 전국에서 내년말까지 한시적으로 기본세율인 6~35%로 대폭 낮추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소위는 이와 함께 개인과 기업의 비사업용 토지에 대한 양도세율도 내년말까지 한시적으로 대폭 인하했다. 현재 비사업용 토지에 대해 개인의 경우 60%, 기업의 경우 법인세 + 30%로 규정돼 있는 세율을 6~35%로 낮추고, 투기지역의 경우도 최고세율이 45%를 넘지 못하도록 했다.

당초 홍준표 원내대표를 비롯한 한나라당 다수 의원은 3주택자 이상 보유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폐지를 "투기꾼을 위한 감세"라며 반대했으나, 청와대가 강행 방침을 밝히며 한나라당에 싸늘한 시선을 보내자 반대 목소리가 수면 밑으로 가라앉으면서 또다시 '거수기' 비판을 자초했다.

이날 법안이 소위를 통과함에 따라 전체회의 통과 가능성도 높아졌으며, 강남 3구마저 투기지역에서 해제할 경우 사실상 양도세 중과는 완전 무력화될 상황이어서 비난여론이 뒤따를 전망이다.

또한 양도세 중과 폐지는 강남 3구에서 시작된 아파트값 재급등 흐름이 과천 등 버블세븐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시점에 나와, 아파트 거품 재생산을 자극하는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