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모기지 부실 눈덩이...4천억불도 부족할 판
[송기균의 '마켓 뷰'] 계속되는 주택거품 파열에 미국 비상
미국 정부의 이런 재정압박은 작년 9월 두 기관을 국유화하는 시점에서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패니매와 프레디맥은 미국의 대표적인 모기지 금융기관으로 미국 전체 모기지의 절반을 보유하거나 지급보증하고 있다. 금액으로는 5조불이다.
따라서 주택가격이 하락하여 대출 부실이 급등하면 두 기관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결국 정부의 구제금융 부담도 커질 것이 뻔했다.
이런 우려 때문에 국유화 직후 미국 정부는 4천억불이라는 당시로서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이들 두 기관의 구제금융으로 책정하였다. 이 금액은 미국의 금융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작년 10월 미의회가 승인한 금융기관 구제금융의 1차 집행분인 3천5백억불보다도 더 큰 금액이었다.
그런 천문학적인 금액도 부족할 것이라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패니매와 프레디맥은 상대적으로 우량한 주택담보대출에 투자하거나 지급보증을 선다. 즉 비우량인 서브프라임은 보증 대상이 아니며, 우량한 프라임이나 이 둘의 중간인 알트에이(Alt-A) 모기지에 대해서 보증을 서왔다.
문제는 미국 주택가격의 하락추세가 17개월이나 지속되고 고점대비 하락률이 30%에 이르자 서브프라임은 물론 중간 수준의 알트에이의 부실률이 급증하였고, 최근에는 프라임 모기지까지 연체율이 확산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번 주 패니매가 발표한 1월 연체율(90일 이상 원리금 상환 연체)은 2.77%로 1년 전의 1.06%를 2.5배 이상 상회하였다. 더 큰 문제는 연체율 상승 속도다. 한달 전에 비해 0.35%p 상승한 것으로 이는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1998년 이래 최대 상승폭이다.
가장 심각한 우려는 프라임 모기지의 연체율 급증이 이제 막 시작되는 초기국면이므로 이런 추세가 상당기간 지속된다면 두 기관의 손실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점이다.
최근 8%를 넘어선 실업률과 전월 대비 2.8% 하락으로 발표된 케이스쉴러 주택가격지수로 이런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패니매의 작년 순손실은 5백87억불이었다. 4분기 동안에만 2백52억불의 손실이 발생했다.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손실 급증으로 4천억불의 구제금융 중에서 이미 6백억불을 소진하였다.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말까지 4천억불이 전액 소진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금까지 구제금융으로 3조불을 사용한 미국 정부가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대한 추가적인 구제금융을 연말 이내에 마련해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었다.
필자 약력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1982), 동원증권 런던현지법인 대표, 코스닥시장 상장팀장, 코스모창업투자 대표, 경기신용보증재단 신용보증본부장, (현) 기업금융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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