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WBC 결승 진출, "일본 올라와!"
추신수-김태균 홈런포, 윤석민 선발호투 10-2 대승
한국은 22일(한국시간) 미국 LA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대회 준결승에서 추신수와 김태균의 홈런포를 필두로 한 타선의 고른 활약과 선발투수 윤석민(6과 1/3이닝 7피안타 2실점)의 호투에 힘입어 베네수엘라를 10-2로 대파, 대망의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승부는 1회에 갈렸다. 한국은 1회초 1번타자 이용규가 볼넷을 얻어 걸어나간 데 이어 2번타자로 나선 정근우가 평범한 외야 플라이볼을 쳤으나 이를 우익수 바비 어브레이유가 잡았다가 놓치면서 무사 1,2루 기회를 잡았다. 기회를 놓치지 않고 3번타자 김현수가 깨끗한 적시타를 쳐내 손쉽게 선제 득점에 성공했다.
이어 4번타자 김태균이 중전안타를 쳐 무사 만루의 기회를 이어갔고, 5번 타자 이대호가 내야 희생타를 쳐 또다시 1점을 추가했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선수는 우리팀의 유일한 메이저리거 추신수. 1사 2,3루 상황에서 추신수는 그동안의 부진을 떨쳐내듯, 베네수엘라 선발 카를로스 실바의 2구째 공을 통타, 중월 3점 홈런을 쏘아올리면서 스코어를 순식간에 5-0으로 만들었다. 사실상 이날 승부를 가른 결정타였다.
2회에는 김태균이 쐐기를 박았다. 2회초에도 김현수의 2루타로 맞이한 1사 2루의 기회에서 김태균은 투수 실바의 초구를 받아쳐 좌측 외야 펜스를 넘기는 투런 홈런을 날려 7-0까지 스코어를 벌렸고, 베네수엘라는 완전히 전의를 상실했다.
베네수엘라 벤치는 믿었던 실바가 7실점하자 실바를 마운드에서 내렸고, 그 뒤로 투수들을 잇따라 마운드에 올렸으나 이미 승부는 갈린지 오래였다.
한국은 3회말 수비에서 선발 윤석민이 1사후 스쿠타로, 차베즈, 모라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 1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4회초 공격에서 곧바로 고영민의 2루타와 김현수의 볼넷으로 만든 1사 1,2루 상황에서 이대호의 타석때 포수 에르난데스가 견제구를 실투하는 틈을 노려 발빠른 2루주자 고영민이 홈으로 들어와 1점을 얻어 다시 점수차를 7점차로 벌렸다.
한국은 6회초 공격에서 김현수의 안타와 김태균의 볼넷, 이대호의 적시타를 묶어 1점을 추가했고, 이어진 1사 만루의 기회에서 최정의 희생타로 1점을 얻어 10-1까지 달아나며 베네수엘라의 추격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베네수엘라는 7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기옌이 윤석민을 상대로 솔로홈런을 쳐 '대포 군단'으로서의 체면을 겨우 살리는 데 만족해야 했다. 윤석민에 이어 등판한 정대현(2/3이닝 무실점), 류현진(1/3이닝 무실점), 정현욱(1과 1/3이닝 무실점), 임창용 등은 한국 마운드가 철벽임을 입증했다.
김인식 감독은 경기 후 "어렵게 생각했던 베네수엘라를 쉽게 이겼다. 결승까지 올라왔다는 데에 중요하다. 정말 기쁘다"고 감격을 나타냈다. 김 감독은 "선발 윤석민이 슬라이더, 체인지업, 낙차 큰 커브 등을 앞세워 호투해준 덕분에 막판에 베네수엘라가 맥이 빠진 모습을 보였다"라며 윤석민의 호투를 칭찬한 뒤, 결승 3점포를 터뜨린 추신수에 대해 "경기 전부터 좋은 모습을 보여 해줄 줄 알았다. 스윙이 어퍼 스윙인 만큼 배트에 딱 맞아 떨어져 홈런이 되었다. 덕분에 초반 상승 무드가 이어졌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오는 24일 펼쳐질 결승전 상대에 대한 소감을 묻자 김 감독은 "어느 팀이던지 상관 없다"라며 "양 팀이 투수들을 소모하는 경기를 펼친 뒤 올라왔으면 하는 바람이다"라며 여유있는 웃음을 보였다.
하지만 선수단 분위기는 할 수 있다면 일본팀이 미국을 이기고 결승에 올라와 최종 승자를 가리기를 바라며 자신감이 넘실댔다. 이날 일본언론들도 한국-베네수엘라전을 실시간으로 타전하며 한국이 초반 대량득점하자 한국 승리를 일찌감치 기정사실화하며 긴장감을 숨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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