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이달 27일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아세안 확대외교장관회의(PMC)나 28일로 예정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6자회담 자리가 마련되더라도 참석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시예드 하미드 알바르 말레이시아 외무장관은 북한이 6자회담에 불참의사를 밝혔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 백남순 외무상이 한국의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과는 면담을 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이 어떤 조건들이 먼저 충족되기 전에는 불참하겠다는 뜻을 표했다"며, "한국(장관)이 북한측 상대자와 만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작년 11월부터 미국의 금융제재를 이유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에 참석하지 않고 있다.

그는 "북한측이 미국의 금융제재에 상당한 영향을 받고 있다"며 "모든 당사자들을 회담장에 복귀시키기 위해 이런 모든 내용들이 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금융제재 해제 필요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번 ARF에는 반기문 한국 외교통상부장관, 북한의 백남순 외상,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 중국의 리자오싱(李肇星) 외교부장, 세르게이 라프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아소 다로 일본(麻生太郞) 외무장관 등 6자회담국 외무장관이 모두 참석할 예정이나, 북한측의 이같은 입장 표명으로 6자회담 성사는 힘들 전망이다.

미국은 6자회담 불발시 북한을 제외한 5개국이 '5자회담'을 열어 대북 추가제재 방안을 논의하자는 입장이나, 중국이 이에 반대하고 있어 5자회담 성사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