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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기자,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에 납치

프랑스 여기자 2명도, 사다트 9시간만에 이스라엘에 투항

KBS의 용태영(43) 두바이 주재기자가 14일(현지시간) 오후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의 한 호텔에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에게 납치됐다.

용기자, 아직까지는 무사

AFP통신,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무장 납치범들은 14일 오후 1시께 가자지구의 디라호텔에 체류 중이던 용 기자 등 외국인들을 총으로 위협하고 2대의 차량에 태워 달아났다. 용 기자 등이 납치되는 과정에서 디라호텔 주변에서 무장세력과 팔레스타인 보안군 사이에 교전이 벌어져 무장요원 1명이 사망했다.

이번 피랍 과정에 당초 용기자를 포함 모두 9명의 외국인이 납치됐으나 이 가운데 호주인과 미국인, 스위스인 등 6명은 몇 시간후 석방됐으며, 용기자와 프랑스 여기자 2명 등 외국인 언론인 3명만 아직 억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용 기자는 이날 총선 승리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주도하게 된 하마스를 취재하기 위해 이날 오전 주재지인 두바이를 떠나 가자로 갔다가 납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용 기자는 납치세력이 납치직후 로이터 등 외신한 공급한 동영상에서 자신을 "한국의 KBS 특파원"이라고 소개한 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관계악화로 붙잡혀 있다"며 "한국 정부의 노력으로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은 15일 자신들이 납치한 용태영 기자 등의 모습을 공개했다.ⓒAP연합뉴스


화면에서 용 특파원은 벽을 배경으로 소파에 앉아 담담한 표정으로 입장을 밝혔으며, 그가 손에 쥔 마이크에는 아랍계 방송사로 보이는 로고가 붙어 있었다.

외교통상부는 납치사건에 대해 15일 새벽 "KBS 용태용 특파원이 납치됐으며 함께 있던 사진기자 신상철씨는 무사하다"고 밝혔다. 사진기자 신씨는 현재 이라스엘 주재 한국대사관에서 신변을 보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납치는 이스라엘 군의 팔레스타인 수용소 공격에 반발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의 소행으로 보인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스라엘은 2001년 레하밤 지비 전 장관을 살해한 혐의로 2002년부터 이 수용소에 수감 중이던 팔레스타인인민해방전선(PFLP) 지도자 마흐메드 사다트를 체포하기 위해 요르단강 서안 예리코 수용소를 공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괴한들은 이스라엘 군의 예리코 교도소 공격이 있는 후인 오후 1시께 디라호텔에 들이닥쳤다.

이에 앞서 미국인을 납치한 무장세력은 이스라엘이 아흐메드 사다트를 살해할 경우 인질을 죽이고 미국과 영국의 영사관을 전면 공격하겠다고 경고했었다.

무장세력은 납치 직후 용 기자 등 피랍된 외국인 언론인 3명의 동영상을 공개했으며, 가자 지국내 모 호텔에 억류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용 기자는 납치 직후 두바이에 체재 중인 가족과 전화 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과의 통화에서 용기자는 "인질범들에게 납치를 당했으면 현재 다른 호텔에 억류돼 있다. 어느 지역인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자신들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외국인 인질을 살해하는 이라크 무장세력과 달리,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은 인질을 살해하지 않고 빠른 시일내 석방해온 까닭에 용 기자의 신변도 상대적으로 안전할 것으로 외교당국은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에 납치됐다가 최장 억류 기록은 프랑스 인질의 9일이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기문 외교통상부장관은 피랍사고 발발 직후 팔레스타인 외무장관과 국제전화를 걸어 용 기자의 무사귀환을 촉구했다.

사다트, 저항 9시간만에 이스라엘에 투항

이번 피랍 사태는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갈등의 산물이다.

이스라엘 군은 이날 미국과 영국이 관리하는 예리코 교도소를 공격해 팔레스타인 경비원 1명과 재소자 1명이 사망하고 20여명이 부상했다. 이스라엘 군은 PFLP 지도자인 사다트 등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이날 공격을 단행, 사다트 등을 체포했다.

이스라엘은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지난 7일 한 집회에서 지비 장관을 살해한 혐의로 이 감옥에 수감된 사다트를 석방할 수 있다고 한 발언을 빌미삼아 이날 공격을 개시했다. 이스라엘 군은 탱크와 중장비를 동원해 교도소 담을 부수고 교도소 경내로 들어 가 감방 건물을 에워싼 뒤 확성기로 일단 모든 재소자의 투항을 요구했다.

현지 언론은 재소자 2백여명 가운데 1백50여명이 투항했으나 지비 장관 살해죄로 복역 중인 사다트와 그의 측근 5명을 포함한 나머지 재소자들은 투항을 거부하다가 이스라엘 공격 9시간만인 이날 밤 늦게 투항했다.

이 교도소에 파견된 미ㆍ영 관리요원들은 이스라엘 군이 작전을 시작하기 전에 자리를 피해줬다고 팔레스타인 관리들은 말했다.

이에 대해 하마스 지도자로 자치정부 총리에 내정된 이스마일 하니야는 즉각 이 스라엘 측의 무모한 작전을 비판하면서 사다트와 그의 동료들의 목숨을 노리는 시도를 중단하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시리아에 망명중인 하마스 지도자인 칼리드 마샤알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예리코 교도소에 집결해 재소자들을 보호하라고 촉구했고, 서안지역과 가자지구에서는 이스라엘 군의 교도소 습격에 항의하고 이를 묵인한 미국과 영국을 규탄하는 시위가 펼쳐졌다. 특히 PFLP 지지자들은 가자지구의 영국문화원에 몰려가 불을 지르기도 했으며, 미국계 교육시설에 난입하기도 했다.
임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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