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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왕 파워’ 막강, 야스쿠니 참배 반대 여론 급증

아베 신조 차기총리도 "올해엔 신사참배 안하겠다"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를 둘러싸고 찬반이 팽팽했던 일본 여론이 고 히로히토(裕仁, 1901-1989) 일왕이 생전에 A급 전범 합사를 못마땅하게 여겨 참배를 중단했다는 메모가 발견된 이래, 신사참배 반대 여론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신사 참배를 적극 옹호하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차기 일본총리도 자신은 총리가 되더라도 8·15 참배는 하지 않겠다고 물러서는 등, '일왕 파워'가 막강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참배 소신 아베 관방장관, 8.15 참배 안하겠다 말 뒤집어

24일 <마이니치(每日)신문>에 따르면, 이 신문이 지난 22-23일 유권자 1천65명을 상대로 전화조사한 결과 '차기총리의 야스쿠니 참배'에 대한 반대가 과반인 54%로 찬성(33%)을 크게 웃돌았다. 지난 1월 같은 조사에서는 찬성과 반대가 동일한 47%로 팽팽히 맞섰었다. 고이즈미 총리의 '8.15 참배'에 대해서도 반대 의견이 54%로 36%에 그친 찬성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차기 총리로 확실시되는 아베 관방장관 지지자 가운데도 참배 반대가 48%로 찬성(42%)을 앞섰다.

A급 전범의 분사에 대해서도 찬성이 63%로 반대(23%)를 크게 웃돌았고, 야스쿠니신사를 대체하는 '무종교추도시설'의 건립 여부에 대해서도 찬성이 64%로 반대(25%)를 앞섰다.

신문은 "일왕 관련 메모가 여론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유력한 '포스트 고이즈미'이면서 취임 후 참배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던 아베 관방장관의 향후 대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아베 장관 8.15 참배 않겠다는 입장 비치며 ‘총리 굳히기’ 시동

실제로 아베 관방장관도 종전의 입장을 바꾸고 나섰다.

<아사히(朝日)신문>은 23일 아베 장관이 ▲총재선거에서 야스쿠니 문제를 쟁점화하지 않고 ▲참배 여부를 밝히지 않으며 ▲8·15 참배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방침을 정했다고 보도했다.

10여년 전부터 강경우익 노선을 견지하면서 ‘총리의 꿈’을 키우는 한편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 지지발언을 거듭해온 아베 장관이 자신의 말을 뒤집은 전적으로 일왕 메모 탓으로 분석되고 있다.

아베 장관은 대북문제에서도 그동안의 강경 일변도 발언에서 한 걸음 물러섰다.

그는 23일 요코하마에서 가진 연설에서 2002년 9월 북일 정상회담 당시 고이즈미 총리를 따라 평양을 방문,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났던 경험을 떠올리며 “나는 그가 논리적으로 이야기하고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지도자라는 인상을 받았다”며 “최근의 미사일 발사도 미국과 직접 협상 기회를 갖기 위한 목적에서 나온 것”이라고 해석했다. 선제공격론 등을 주장하며 대북 강경론을 이끌던 ‘투사’의 행보와는 달라진 모습이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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