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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학살 미군 "모든 이라크 남성 사살 명령받았다"

사건 은폐하려 동료 병사도 살해하겠다 위협

이라크 민간인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미군이 상부의 지시에 따랐을 뿐이라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만약 이같은 주장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최근 잇따라 밝혀지고 있는 이라크 주둔 미군의 범죄를 미군당국이 조장한 것이라는 비난을 면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모든 이라크 성인 남성 사살하라"는 명령 받아

21일(현지시간) AP통신은 이라크 민간인 남성 3명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미군 4명은 자신들이 "모든 성인 남성을 사살하라"는 상부의 지시에 따랐을 뿐이라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들 미군 4명은 지난 5월9일 알카에다의 훈련 캠프로 사용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이라크 북부 살라후딘 지방에 위치한 섬을 공격하는 작전에 투입됐으며 이 과정에서 이라크 남성 3명을 사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의 변호를 맡고 있는 마이클 웨딩턴 변호사는 "이들이 상부의 지시를 따랐을 뿐만 아니라, 연행한 이라크인들로부터 공격을 받은 후 발생한 자기방어 차원의 사고였다"며 혐의를 전면부인했다. 이번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레이먼드 지럴드 하사도 미 군 검찰 수사관에게 "당시 작전 규칙은 모든 성인 남성을 살해하는 것"이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이라크 반군으로 의심되는 3명의 이라크 남성들이 여성과 아이를 방패로 삼고 있었기 때문에 연행했으며, 이후 여성과 아이의 안전이 확보되자 이라크 남성들을 포박하려하는 과정에서 이들이 지럴드 하사를 공격하자 자위 차원에서 2명을 총으로 쏴 살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미군은 이에 앞서 집안에 있던 이라크 남성 한명을 창문을 통해 총으로 사살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살해된 이라크인들의 총격도 없었으며 미군들은 이들을 살해한 후에 AK소총을 발견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져 이들의 주장은 거짓말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사건 은폐 의혹과 잘못된 군사 정보 주장도 제기

지럴드 하사를 포함한 다른 2명은 이라크인 살해 혐의 이외에도 다른 1명의 동료 병사에게 당시 "사건의 진실을 상부에 밝힐 경우 죽이겠다"며 위협해 사건을 은폐하려한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재판을 받고 있는 이들 미군이 소속된 부대 역시 이들의 범죄행위 의혹이 제기되자 그 같은 의혹을 부인한 바 있어 조직적으로 사건을 은폐하려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러나 미군 수사당국의 심문이 계속되자 사건에 관련된 병사 한명이 진술을 번복하면서 이들의 범죄행위가 밝혀졌다.

한편 이들 미군들은 자신들이 투입된 섬이 알카에다의 훈련캠프라는 정보 역시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미군은 자신들이 투입되기 전, "섬에 약 20여명의 알카에다 조직원이 훈련을 받고 있을 것이며 투입되는 즉시 곧바로 반격이 있을 것"이라는 작전 설명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들은 작전 과정에서 섬의 절반을 수색할 동안 알카에다 반군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작전 정보가 잘못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임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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