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실물지표가 뚝뚝 떨어지고 있다"

<뷰스칼럼> 위기의 현주소, "농사는 하늘과 함께 짓는 거여"

"실물지표가 뚝뚝 떨어지고 있다"

"금융지표는 상당히 호전되고 있으나, 실물 경제지표가 뚝뚝 떨어지고 있다."

주말 한 모임에서 한국은행 고위 관계자가 한 말이다. 금융지표의 경우 아직 시중은행들의 외환 사정은 그다지 호전되지 않고 있으나, 한은이 계속 통화공급을 하면서 원화 유동성 지표는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는 것. 하지만 수출, 생산, 투자 등 실물 경제지표는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크게 악화되고 있다는 전언이었다. 그는 구체적 숫자를 언급하진 않았다.

하지만 그의 말을 뒷받침해주는 '숫자' 하나가 나왔다. <한겨레>는 12일 한은의 한 고위 관계자의 말을 빌어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3분기 대비 마이너스 4%를 넘어서는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며 “경기하강이 예상을 뛰어넘는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이성태 한은 총재가 지난 9일 기준금리를 연 3%에서 2.5%로 낮춘 뒤 “지난해 4분기의 국내총생산 규모가 크게 줄어 전기 대비로 상당히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고 한 '상당히 큰 폭의 수치'가 윤곽을 드러낸 셈이다. 한은은 앞서 지난해 12월12일 09년 경제전망을 내놓으면서 08년 4분기의 전기대비 성장률을 마이너스 1.6%로 전망했었다. 우리 경제의 전분기 대비 성장률이 마이너스 4% 아래로 떨어진 것은 외환위기 때인 98년 1분기(-7.8%)가 유일하다.

"어떻게 10월, 11월, 12월 석달만에 이렇게 실물경제가 갑자기 폭삭 주저앉을 수 있단 말인가. 이렇게 급속히 실물경제가 무너지는 것은 처음 겪는 일이다."

금융계 원로도 모임에서 최근의 간단치 않은 실물경제 상황에 우려를 금치 못했다. IMF 사태때만 해도 화약고에 심지가 타들어가는 것이 상당히 오랜 시간 전부터 보여 일이 터지는 것을 예감하고 대응할 수 있었으나 이번엔 그게 아니라는 거다. 갑자기 힘없이 폭삭 주저앉는 느낌이라는 거다.

"실물불황은 이제부터가 시작"

문제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점이다. 모임에 참석한 대기업 자금담당 임원의 말이다.

"미국도 1년여 전부터 경기가 나빠졌니 어쩌니 하지만 본격적으로 실물경제가 가라앉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3.4분기부터다. 우리는 4.4분기부터 가라앉기 시작했다. 실물경제 악화는 이제 막 초입에 들어선 것이다. 갈 길이 멀다."

그는 이런 진단도 했다.

"지금 주목해야 하는 건 이미 한계가 다 드러난 건설사 등이 아니다. 삼성전자, 현대차 등 핵심기업들이다. 삼성전자만 해도 지난해 4분기에 시장을 예상을 웃도는 적자를 내고 올 상반기에는 더 어려울 전망이다. 또한 쌍용차 등 스크랩 위기에 직면한 자동차부문을 어떻게 처리할지도 주요한 관건이다. 우리나라의 핵심 기업과 산업이 과연 어떻게 위기를 뚫고나갈지가 핵심 관건인 것이다."

"부동산-주가가 꿈틀? 글쎄..."

향후 부동산, 주식 등 자산의 향배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렸다. 한은에서 계속 돈을 풀다보니 '돈의 임시정거장'인 MMF에 100조원이 몰려들 정도로 시중 부동자금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통된 결론은 "부동산은 수년간 꿈틀대지 않을 것"이란 것이었다. 지금도 부동산에는 거품이 많기 때문이다.

관심은 주가였다. 그러나 도달한 결론은 부동산과 엇비슷했다. "아무리 시중 유동성이 풍부하다 해도 실물경제가 뒷받침해주지 않는 한, 반짝 반등할 수는 있어도 상승세로 반전할 수는 없다"는 게 대체적 결론이었다. 기업들의 좋지 못할 실적이 발표, 즉 '어닝쇼크'가 발발하면 곧바로 '제 자리'를 찾아갈 것이란 전망이었다. 몇년 후를 바라보고 장기투자하기엔 적기일 수 있으나, 단타를 노렸다간 낭패를 볼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외국계가 한국주식을 많이 팔았으니 곧 되살 것이란 증시의 기대도 '짝사랑'이 될 것이란 지적이 지배적이었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지분율이 28% 밑으로 떨어졌다. 최고정점을 기록했던 지난 2004년 4월의 44%와 비교하면 정말 엄청나게 팔아치웠다. 때문에 되사지 않겠냐는 기대감이 많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외국인 지분 평균은 25% 정도다. 이제 우리 시장도 정상으로 돌아온 것이다. 외국인들이 다시 우리나라 주식을 사들일 것이란 기대는 기대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농사는 하늘과 함께 짓는 거여"

결론은 우울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얘기도 있었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국제금융시장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최소한 '1파'는 지나갔다. 또다시 국제금융시장이 요동치는 '2파'가 발발한다면 모르지만 현시점에선 분명히 '1파'는 지나갔다. 또 통계에 가장 근접한 국제 전문가들의 얘기도 1929년 대공황 때와 같은 최악의 위기는 지나갔다고들 한다. 앞으로도 상당 기간 큰 고통은 불가피하겠지만, 최악의 파국은 비켜갈 것 같다는 얘기다."

문제는 세계대공황 같은 '최악의 상황'을 비켜간다 할지라도, 그후 한국이 설땅이 있겠냐는 거였다. 많은 걱정이 나왔다. 한 예로 최근 중국과 대만의 급속한 결합을 간과해선 안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중국의 자본-노동과 대만의 기술이 합쳐진다면 우리에겐 심대한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말 모두가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앞으로 얼마 뒤 우리나라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는 얘기였다.

한파 때문에 배추농사를 망쳤다는 한 늙은 농부가 지난주말 라디오에서 농사를 망친 그를 위로하는 진행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농사는 하늘과 함께 짓는 거여. 사람이 할 일은 과한 욕심 안 부리고 성실히 하는 것이고."

늙은 농부가 오랜 경험에서 터득한 '진인사대천명'의 지혜였다. 위기에 처한 한국경제도 곱씹어볼 말이 아닌가 싶다.
박태견 대표 겸 편집국장

관련기사

댓글이 6 개 있습니다.

  • 12 10
    아이잉

    미네르바님 허위사실 유포하지 마시죠
    우리 박대표님 잡혀가심 뉴스다운 뉴스는 어디서 보나요

  • 13 6
    미네르바

    원조 미네르바=박태견 대표?
    경제가 아닌 국문학을 전공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경제에 대한 내공 깊은 기사에 매번 놀랍니다. 저는 한때, 술에 취해 자판을 두드릴 때의 박태견 대표님이 미네르바가 아닌가? 하고 추정도 한 적이 있습니다^^

  • 8 9
    111

    올해 는 중국이 한자리수 성장.....두자리수 불가능.........
    여러분이 생각하는 미네르바는 안잡혔다.
    주위에 다른 필명으로도 존재한다..
    사이버통제 인터넷공안정국을 형성하기 위해 본보기로
    잡혀들어간거야.

  • 12 10
    갱제신

    신도시를 발표하면 돼
    그럼 비자금 6조는 금방 나온다.

  • 13 9
    좌빨타령국가부도

    능력이 안되는데...
    이번 위기 우리 자력으로 못헤쳐나갑니다...실물위기는 본격적인 시작의 경고를 알리는데 우린 벌써 유동성 함정에 빠져 있죠...이제 돈찍어 막는 수밖에 없지만 물가 고공행진에 그도저도 못하는 어려운 상태...가짜 미네르바 잡아 놓고 희한한 코메디하면서 국민들 기운이나 빼면서 이 위기를 우리 힘으로 헤처 나갈 수 있겠습니까...국민들 눈 앞에 닥친 시련 멘몸으로 감당할 수밖에.....

  • 8 8
    111

    오바마가 저축하세요 말했더니
    미국민들 저축이 열기다.....ㅋㅋ
    올해 2파가 올거야.....조심들 하쇼

↑ 맨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