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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수 "판-검사, 돈과 술에 맛들어 있었다"

법조계 60여명 등 각계 2백여명 명단-뇌물내역 확보

전현직 판검사 60여명이 연루된 최악의 법조비리가 터졌다. 인원수로 보나 유착형태로 보나 판검사와 변호사의 유착으로 떠들썩했던 지난 1997년 의정부 법조 비리, 99년 대전 법조비리를 능가하는 초대형 비리다.

김홍수 다이어리에 법조계 60명등 2백명 이름 적혀있어

서울중앙지검 특수 1부(부장 김형웅)는 13일 카펫 수입판매업체 대표 김홍수(58)씨를 하이닉스 주식 매입과 관련한 뇌물 증재 혐의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김씨가 수년에 걸쳐 판검사, 경찰 간부 등에게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대의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검찰은 차관급인 현직고법 부장판사를 네 차례에 걸쳐 소환해 수수 금품의 대가성 및 업부 관련성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를 벌이는 한편 구체적인 진술이 확보된 현직 판사 4명과 전현직 검사 4명, 경찰 간부 2명 등 12명을 수사 대상으로 올리고 모두 출국금지 조치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해 7월까지 수년간 판사 25명, 검사 20여명, 경찰 15명 등 50~60여명과 친분을 유지해왔으며 주요 수사대상에 이름을 올린 이들 중에는 현직 고법 부장판사 등 고위층 관계자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김씨는 서울 강남경찰서 전직 근무자들의 모임인 ‘강남팀’과도 오랜 기간 친분을 유지하며 경찰에게도 법조계 못지않은 공을 들였다. 이와 관련 현재 서울 모 지역 경찰서장은 이미 1천만원 이상의 금품 수수 혐의를 인정한 상태다.

또한 검찰에 압수된 김씨의 다이어리에는 법조계 인사를 포함해 정치권, 금감원 인사 등 각계 유력인사 2백명의 명단과 뇌물 공여 내역도 기록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수사에 따라 파문이 법조계를 넘어서 각계로 확산될 전망이다.

김홍수 "판-검사, 돈과 술에 맛들어 있었다"

현재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수감 중인 김씨는 강남에서 고가의 카펫 수입업체와 가구점을 운영하며 2005년 7월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기 전까지 법조 브로커로 활동을 병행해왔다.

검찰은 김씨가 지난 2004년 7월 하이닉스 주식 불법 매입 사건과 관련해 모 고법 부장판사에게 수차례 향응과 금품을 건네며 청탁 활동을 벌였다고 밝혔다.

현재 네 차례에 걸쳐 소환조사를 받은 해당 부장판사는 김씨와의 친분관계를 인정하고 있지만 금품 수수 혐의는 부인하고 있다.

특히 검찰은 이번 조사의 단초를 제공한 진정서와, 압수한 김씨의 다이어리를 통해 2005년 7월까지 금품을 제공한 사람이 이름과 액수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홍수 리스트’에는 현직 판사 4명과 전.현직 검사 4명, 경찰 간부 4명, 금감원 간부 4명이 포함되어있다.

검찰은 김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다이어리 명단 이외에도 60~70여명의 판검사 리스트를 갖고 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법조계 내부의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구체적인 내용은 함구하고 있지만 “김씨가 청탁한 사건 중 90% 가량은 성공했다”고 밝혀 수사 결과에 따라 최악의 법조비릴 비화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김씨는 검찰 조사 과정에 "사건을 부탁하는 사람들은 '회장님'이라면서 내게 허리를 숙였다. 나를 아는 법원이나 검찰 사람들은 돈과 술에 맛들어 있었다"고 말해, 법조계 부패가 얼마나 극심한가를 증언했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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