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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바초프 "체니-럼스펠드는 자신 이익만 챙기는 매파"

"미국이 미국식 민주주의를 러시아에 강요" 비판

과거 서방세계 주문대로 개방-개혁을 취해 소비에트 연방을 해체시킨 사실을 크게 후회하고 있는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민주화에 대한 미국의 강압적 태도를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12일(현지시간)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미 ABC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미국식 민주주의를 러시아에 강요하고 있다"며 미국을 비난했다.

그는 러시아의 민주화 과정에 "내가 실수를 저지른 것은 인정한다"며 "미국이 자신들의 민주주의 방식을 러시아에게도 요구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미국은 러시아의 앞길에 더 이상 방해가 되지 말라"고 주장했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이어 "당신들이 진정으로 우리보다 현명하다고 생각하냐"고 반문하며 "미국인들은 AIDS보다 심각한 질병에 걸렸다. 그것은 승리자의 '강박관념'이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미국이 러시아가 미국식 생활 방식을 수용하길 원하고 있지만 그건 여기서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특히 최근 러시아 민주주의를 비난한 딕 체니 부통령과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에 대해 "다른 이들을 희생해서라도 자신들의 군사적 이익만을 보호하려고 하는 매파"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왜 푸틴대통령이 선거를 취소했는지 모르겠다. 그것은 과거로 회귀하는 것"이라고 비난하면서도 "나는 푸틴 대통령의 지지자"라고 주장했다. 그는 "나는 푸틴 대통령을 잘 알며 도덕적인 사람이기 때문에 그가 독재주의적인 수단을 사용하더라도 민주화는 완성될 것이라고 본다"고 낙관했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러시아 민주화에 관한 자신의 역할에 대해 "나는 이미 75세다. 이미 충분하다"면서도 "아직 민주화에 대한 꿈은 버리지 않았으며 손녀들이 민주주의 국가에서 그리고 평화로운 세상에서 성장하길 바란다"는 소망을 밝혔다. 그는 그러나 "아직 우리가 대답해야 할 수많은 답들이 남아있기 때문에 (러시아의 민주주의를) 상상하기는 어렵다"고 밝혀 러시아의 민주화가 순탄하지는 않을 것임을 예견했다.
임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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