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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이튼스쿨 566년만에 최초 여성 사감 임명

35세의 그란트 박사 임명, 영국의 마지막 금녀지역 해제

영국의 명문 사립학교인 이튼스쿨(Eton School)이 5백66년의 전통을 깨고 여성 사감을 임명, 유럽에서 가장 보수적인 영국에도 양성평등의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35세 그란트 박사, 70명 남학생들과 생활

11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라프>지에 따르면, 이튼스쿨은 10일 35세의 제인 그란트를 남학생들만 있는 이 학교의 기숙사 사감으로 임명했다. 그녀는 '기숙사의 장(長)'으로서 헨리 6세가 1440년 제정한 교칙대로 이튼스쿨의 정예학생인 70명의 장학생들과 함께 생활하게 된다.

토니 리틀 교장은 지난 4년 동안 역사학과장을 역임하는 등 9년 동안 이튼스쿨에서 강의한 그란트 박사를 학교 사감으로 임명하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기숙사는 매우 교육적이며 지성적인 환경"이라며 "아주 영리한 남학생을 격려해 주며 교육할 수 있는 인재가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상급생들과 그녀의 임명에 대해 얘기해본 결과 무척 긍정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란트 박사는 결혼해 2명의 자녀를 두고 있으며 벨페스트에 있는 메소디스트 칼리지와 옥스퍼드 브라세노우즈 대학을 다녔다. 이후 옥스퍼드 퀸스 칼리지에서 장학생으로 '냉전시대 미국 외교정책'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영국의 마지막 금녀지역 해제

이튼스쿨은 1440년 헨리 6세에 의해 설립된 학교로, 당초 영국 왕실이 교육비를 지원해 주는 장학생이 다니는 학교였으나 현재는 상류 부유층이 많이 다니는 학교로 알려져 있다. 특히 옥스퍼드나 케임브리지 대학 등 유명대학 진학률이 높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학교교훈은 "남의 약점을 이용하지 말라, 비굴하지 않은 사람이 되라, 약자를 깔보지 말라, 항상 상대방을 배려하라, 잘난체 하지 말라, 다만 공적인 일에는 용기 있게 대처하라"이다.

이 학교가 배출한 인재로는 소설 <1984년>로 유명한 죠지 오웰과 20세기 위대한 경제학자중 한명인 존 메이나드 케인즈, 생물학자인 쥬리안 헉스리 경, 전 영국 총리인 헤롤드 맥밀란, 전 하원 의원인 보리스 존슨등이 있다. 고 다이애나 황태자비의 아들 윌리엄 왕자도 이 학교 출신이다.

하지만 그동안 여성 사감을 받아들이지 않아 양성평등론자들로부터 보수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따라서 이번 여성 사감 임명으로 인해 영국의 마지막 '금녀(禁女)지역'까지 해제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임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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