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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미사일에 정부 '갈팡질팡' '늑장대응'

"北 발사미사일은 6기", 처음엔 "10기". 비상체계도 늑장 가동

정부는 북한이 5일 새벽 대포동 2호 1기와 노동 및 스커드급 중장거리 5발 등 총 6발의 미사일을 발사했으며, 이중 대포동 2호는 발사 후 동해상에서 추락해 사실상 발사에 실패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이는 당초 북한 발사미사일 숫자를 6발이었다고 확인한 미국정부와 달리 10발이라고 했던 것에서 우리 정부의 초기 비공식 발표와 달라진 것이어서, 정부의 대북정보 체제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또한 일본정부와 비교할 때 미사일 발사후 우리 정부의 대응은 상대적으로 굼떠 정부 비상체계에도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을 낳고 있다.

정부 '갈팡질팡' "北, 미사일 발사 숫자는 6개"

서주석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수석은 5일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북한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은 오늘 오전 5시 함북 화대군 대포동에서, 오전 3시32분부터 강원도 안변군 깃대령 소재 발사장에서 각각 동해를 향해 대포동 2호와 5발의 스커드 및 노동급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서 수석은 이날 정부성명을 통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사실에 대해 이같이 공식 확인하면서 "대포동 미사일은 현재까지 파악된 바로는 실패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구체적으로 북한이 발사한 숫자는 대포동 2호 1기와 노동 및 스커드급 중장거리 5발 등 총 6발을 발사한 것으로 보이며, 구체적 사항은 계속해서 판단중"이라고 설명했다.

서 수석은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대포동2호는 발사후에 동해상에 추락해서 실패한 것으로 현재까지 추정한다"며 "이 점에서 우리는 일단은 미사일 능력을 보유한 발사체로 이해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앞서 <연합뉴스>는 정보당국의 고위 소식통이 이날 "북한이 오늘 아침 발사한 미사일은 모두 10기"라면서 "스커드, 노동, 대포동 미사일이 시차를 두고 발사됐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보도는 곧바로 외신을 타고 긴급뉴스로 세계로 타전됐다. 그러나 이에 앞서 미국은 "확인된 미사일 숫자는 6개"라고 밝혔고, 서 수석이 이를 공식확인하기에 이른 것이다.

한-미간 정보공유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재차 확인시켜준 갈팡질팡이었다.

북한이 6개의 미사일을 동시발사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의 미사일기지들. ⓒ연합뉴스


일본에 비해 굼뜬 정부 대응

정부의 초기대응에도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서 수석은 발사 직후 대응과 관련,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대통령에게 상황을 바로 보고했다. 상황을 접하고 바로 조치와 회의를 준비하고 사무처에서 진행됐다. 부처별로도 점검하고 각부 장관들이 모여서 회의를 했다”며 “이와 관련해서 현재 송민순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이 미국에 가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 스티븐 해들리 미 대통령 국가안보보좌관과 협의하고 있고, 한미간 및 한중간 외교장관들의 통화를 통해 바로 조치에 나설 것이다. 발사 이전에도 여러 차례 관련국 협의 통해 여러 차례 협의해온 바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이날 청와대에서 이종석 통일, 반기문 외교, 윤광웅 국방장관, 서주석 수석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소집한 것은 오전 7시반. 이들은 대북대처 입장을 정리한 뒤 논의 결과를 회의후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 청와대에서 북한 미사일 사태와 관련한 긴급 안보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해 대책을 논의할 방침이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이 전해진 오전 4시반부터 비상이 걸려, 오전 6시께 아베 관방장관이 기자 브리핑을 갖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 숫자 및 착탄 지점 등에 대한 브리핑을 했고, 오전 7시에는 비상각의를 소집하는 등 우리와는 여러 모로 비교되는 신속한 대응을 했다.

한나라당 등 야당은 벌써부터 이와 관련, "자다가 외신 보도를 통해서야 상황을 알게 된 게 아니냐"고 정부의 늑장대응을 강력 성토하고 있다.

정부 "북한 이번 사태에 모든 책임져야"

한편 서 수석은 이날 회견에서 발표한 정부성명을 통해 "우리의 경고에도 불구, 북한이 발사를 강행한 것은 국제사회의 대북강경론 입지를 강화함으로써 북한의 국제적 고립을 심화시킴은 물론 동북아 군비증강의 빌미를 제공함으로써 역내 평화와 안정을 저해하고, 남북한 관계에도 우리국민의 대북정서를 악화시키는 등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현명치 못한 행위로서 심각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북한은 이번 발사로 야기되는 사태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이와 같은 도발적 행위를 중단하고 6자회담에 즉각 복귀해 대화로 문제를 풀고 국제적인 비확산 노력에 부응해 나갈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서 수석은 향후 대응책과 관련해선 "구체적인 조치는 협의를 통해 해나가겠다. 현재 유엔 안보리에서의 논의가 추진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우방국가와의 협의를 통해 협조해나가겠다”며 미국, 일본, 중국 등 관계국과 협의를 거쳐 후속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유엔 안보리는 미국의 요청에 따라 이날 밤 회의를 소집키로 해, 귀추가 주목된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강행으로 입지가 협소해진 우리 정부 입장은 안보리 의견에 따른다는 것이어서, 향후 한반도 긴장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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